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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평가 ‘양호’ 또는 ‘보통’ 일색...민원건수 증가에도 후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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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 평가 ‘양호’ 또는 ‘보통’ 일색...민원건수 증가에도 후한 평가
[2018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심층 점검- ⑤손해보험업]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9.12.24 0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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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평가방식을 바꿔 실시한 '2018년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기존의 평가제도에서 '양호' 이상 등급이 무더기로 부여되면서 과거 민원평가실태에 비하면 변별력이 실종됐다는 여론의 비판을 수용한 결과다. 종합평가등급제가 새로 도입된 점은 진일보했지만, 항목별 평가에서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각 업권별로 항목별 평가 결과를 분석해 어떤 변화가 이뤄졌는 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기존의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 제도가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평가방식의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평가는 달라진 게 별로 없다.

2018년 금융소비자실태평가에서 11개 손해보험사 모두 ‘양호’ 또는 ‘보통’등급을 받았고, '미흡'은 단 1개사도 나오지 않았다. ‘양호’ 등급을 받은 곳이 7개나 될 정도로 손보사에 대한 평가가 후했다.

항목별 평가에서 끝나던 기존 제도와 달리 이번 평가에서는 항목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뒤 그 결과를 합산해 종합평가등급을 별도로 매겼다. 따라서 항목별 평가결과가 종합평가에 묻혀버리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따라 금융사 간의 차이를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종합평가와는 별개로 항목별 평가를 지난해와 비교해봤다.

손해보험사의 항목별 등급을 살펴보면 ‘우수’와 ‘미흡’ 등급은 줄고, '보통' 등급은 늘면서 변별력이 더욱 약해졌다.

◆ 평가 개선됐지만 ‘보통’ 늘어나며 변별력 약화

올해 ‘취약’ 등급이 새로 생겼지만 손보사 가운데 항목별 평가에서조차 ‘취약’ 등급을 받은 곳이 단 한 곳도 없다. 지난해 5개였던 ‘미흡’ 등급도 올해는 전무하다. 작년 롯데손보를 비롯해 3개사가 5개 항목에 대해 ‘미흡’을 받았지만 올해 모두 ‘보통’으로 개선됐다.

‘우수’ 등급 역시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위 20% 업체에만 부여하던 제한이 풀리면서 생보사를 비롯해 은행, 증권, 카드 등 타금융권의 ‘우수’ 비중이 크게 높아졌으나, 손보사들은 오히려 7개에서 6개(5.5%)로 축소됐다.

반면 지난해 전체 항목평가의 67.3%를 차지했던 ‘양호’ 등급은 올해 66.4%로 비중이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보통 등급이 28.4%로 확대됐다.

항목별 평가에서 ‘우수’와 ‘미흡’ 등급 비중이 축소되면서 ‘양호’와 ‘보통’이 전체의 94.5%를 차지하는 등 변별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평가 등급이 ‘양호’에 쏠리면서 금감원이 ‘양호’ 등급을 남발했다는 비판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실태평가에서 보험사들이 민원건수가 증가하고 자율조정성립률이 낮아지면서 민원 관련 계량 평가가 저조해졌다고 평가했으나, 보통 등급이 단 2개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양호’ 등급을 부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보협회가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민원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등 부분적으로 자정노력을 확대하고 있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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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별로 살펴보면 금감원은 비계량항목인 ‘상품개발과정에서의 소비자보호’, ‘민원관리시스템’ 등에 대해서는 까다롭게 본 반면 계량항목인 민원건수와 소송건수, 금융사고 등에 대해 다소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품개발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에 대해 8개사가 ‘양호’ 등급을 받았던 반면 올해는 5개사로 줄었다. 민원관리시스템 항목도 지난해 ‘우수’ 등급 1개, 양호 등급 7개를 받았지만 올해 우수 등급은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양호 등급도 5개사로 2개가 줄었다.

소비자 정보 공시는 우수 등급이 없어지고 보통 등급이 4개사로 확대되면서 평가가 악화됐다.

반면 상품판매과정에서 소비자 보호에 대해서는 미흡 등급을 받았던 2개사가 올해 ‘보통’ 등급으로 개선됐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건수 항목도 양호 등급이 3개에서 8개로 늘었다.

금융사고 부문도 ‘우수’가 2개에서 3개로 늘고, 재무건전성을 살펴보는 영업 지속 가능성 항목도 우수가 1개 늘고 5개사가 양호 등급을 받았다.

특히 손보업체들은 ‘민원’ 항목에 평가가 개선됐다. 민원건수 항목은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없었지만 9개사가 ‘양호’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미흡 등급을 받은 곳도 ‘보통’ 등급으로 개선됐다.

민원처리 노력도 ‘우수’ 등급이 2개로 전년 1개에 비해 늘어났으며, 나머지 9개사도 모두 ‘양호’ 등급을 받았다.

◆ ‘손보협회 자동차사고 과실비율 민원 적극 해결’ 긍정 평가


지난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항목별 평가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피기 위해 각 항목에 점수(우수 4점, 양호 3점, 보통 2점, 미흡 1점, 취약 0점)를 부여해 총점을 비교해본 결과 11개 손보사 가운데 5곳이 상승했다. 미흡 등급을 받은 손보사들이 모두 보통 등급으로 올라가면서 점수가 높아진 것이다.

한화손해보험, 메리츠화재는 전년과 같은 점수를 받았으며 나머지 4개사는 점수가 낮아졌다.

먼저 삼성화재는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 지속 가능성’ 항목에서 ‘우수’를 받았으며, 그 외 모든 항목에서 ‘양호’ 등급을 받아 가장 좋은 성적을 받았다. 타업종에 비해 보험사가 민원건수가 많은 터라 종합 ‘우수’ 등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평가항목 전 부문에서 고른 점수를 받은 것이다.

현대해상, 한화손보는 보통 등급 1개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 대해 ‘양호’를 받으면서 종합 ‘양호’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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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보는 지난해 민원건수, 상품판매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소비자정보 공시 등 3개 부문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 모두 ‘보통’ 이상 등급을 받았다. 민원에 대한 단계별 안내를 강화하고 상품 판매 과정 전반에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한 것이 긍정적이 평가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민원처리 노력, 금융사고 등 지난해 ‘양호’를 받았던 항목을 올해도 유지해 종합등급 ‘보통’을 받았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보험안내 자료 등 상품판매 뿐 아니라 금융소비자보호 전반에 대한 개선 노력을 했다”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으로 소비자 보호가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미흡’ 등급을 한 개씩 받았던 메리츠화재와 에이스손보도 올해 평가가 개선됐다. GA채널 판매 비중이 높은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상품 판매 단계에서의 소비자 보호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지만 올해 ‘보통’ 등급으로 개선했다.

에이스손보도 ‘민원관리시스템 구축 및 운용’ 항목에서 올해 ‘보통’ 등급을 받아 지난해 ‘미흡’에 비해 개선됐다.

지난해에 비해 ‘우수’ 등급을 받은 곳은 줄었다. 지난해 ‘우수’ 등급을 2개 받았던 DB손보와 악사손보는 올해 ‘우수’ 등급 1개씩을 받았다.

DB손보는 지난해 ‘양호’ 등급을 받았던 민원 처리 노력 항목이 ‘우수’ 등급으로 개선됐다. 다만 지난해 ‘우수’ 등급이었던 민원관리시스템, 소비자정보 공시 항목은 ‘양호’ 등급으로 떨어졌으며 민원건수 항목에서는 ‘보통’을 받았다.

악사손보는 민원처리 노력 부문이 ‘우수’에서 ‘양호’로 떨어지긴 했지만 금융사고건수 및 금액 부문에서 ‘우수’ 등급을 유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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