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 아시아 스페셜 음반을 발매해요. 월드와이드 음반은 영화 '닌자 어새신(Ninja Assassin)' 촬영으로 인해 내년으로 미뤘습니다."
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6)가 27일 오후 3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팬미팅 겸 생일파티 '서머 배케이션 위드 레인(Summer Vacation with Rain)'을 열고 국내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진행은 방송인 김제동이 맡았다.
독일 베를린에서 영화 '닌자 어새신' 촬영을 마치고 이달 귀국해 10월 초 발매할 아시아 스페셜 음반을 녹음 중인 비는 영화 촬영 중 10㎏을 감량해 날렵해진 모습으로 1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났다. 팬 미팅에 참여한 3천여명 중 일본, 중국, 마카오, 대만, 홍콩 등지에서 찾아온 해외 팬도 1천500명이나 됐다.
비는 '하루도',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부르며 무대에 등장했고 팬들이 준비한 장기자랑, 게임, 생일파티가 이어졌다. 8살 어린이들의 댄스 장기자랑을 보던 비는 "결혼하면 첫째로 이렇게 예쁜 딸을 낳고 싶다"며 "딸 둘, 아들 하나가 이상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객석의 카드 섹션에 감동받은 비는 "내가 누구의 팬이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열정이 있는 팬들의 모습이 대단하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팬들은 김제동과 등산을 다닌다는 비에게 등산화를 비롯해 여행가방, 9천497마리의 학, 복싱기구 등을 선물했다.
다음은 김제동이 무대에서 나눈 비와의 일문일답.

--살이 많이 빠졌는데.

   ▲'닌자 어새신' 촬영을 위해 7개월 가량 훈련받으며 살이 많이 빠졌다. 내 인생의 첫번째인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위해 자신과 싸워야 했다. 너무 음식을 멀리 하면 폭식을 하게 되고 인슐린이 과다분비돼 건강에 안 좋다. 지방 30%, 단백질 30%, 탄수화물 40%를 섭취했는데 탄수화물은 다른 잡곡과 섞어서 반공기보다 조금 많게 하루 세끼에서 다섯끼를 먹었다.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영화 촬영을 위해 무술도 배웠다는데.

   ▲검술을 비롯해 닌자들이 옛날에 쓴, 체인에 낫을 달아서 던지는 무술 등을 배웠다. 할리우드 영화여서 잠도 많이 자고 편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하루 영화 제작비가 많이 잡혀 있어서 하루 다섯시간 잤고 오전 여덟시에 일어나 계속 촬영했다. 내가 주인공이니까….(웃음)
--새 음반 작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나.

   ▲9월 월드와이드 음반이 나와야 하는데 '닌자 어새신' 촬영을 위해 내년으로 미뤄져 아시아 스페셜 음반을 먼저 내게 됐다. 아시아 스페셜 음반은 50% 가량 작업이 끝났다. 10월 초면 아시아 프로젝트를 볼 수 있으며 한국, 중국, 일본, 태국, 홍콩 등지를 돌며 활동할 것이다. 콘서트도 계획 중이고 연말까지는 나를 보기 싫어도 계속 봐야 할 것이다. '노력하는 지훈이가 되겠다, 열심히 하는 지훈이가 되겠다'는 말은 그만하겠다. 기대해달라.

   옆에 든든한 댄서와 매니저 등의 스태프가 있기에 내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혼자 잘났다고 생각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자만하지 않을 것이다.
--6년간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처음 1등을 하고, 다음해 대상을 받고 다음해 해외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또 월드투어를 하며 많은 팬을 만나고 할리우드 영화를 찍은 것 등 모두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암투병 중 세상을 떠난 팬인) 안소봉 씨와의 만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안소봉 씨의 남편이 '내 아내가 아픈데 마지막 소원이 비 씨를 보는 것'이라고 팬카페에 글을 올렸다. 통화를 한 후 병실을 찾았는데 병세가 안타깝게도 늦은 상황이더라. 이후 여러번 통화했지만 해외 일정때문에 못 찾아뵈 가슴이 아팠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정지훈이라는 이름으로 한 '진짜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질이 아니라 나를 희생해서 남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