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왕 안나 아바노브나(1693∼1740)는 발바닥이 남달리 '민감'한 체질이었다. 발바닥을 살살 간질이면 곧바로 '뿅' 소리를 내곤 했다. 그러고는 축 늘어지거나, 거의 까무러치기도 했다. 발바닥에 '성적인 만족감'을 느끼는 곳이 있었다는 얘기다.
안나 여왕은 좀더 자주 '뿅' 소리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많은 시녀들에게 발바닥을 자극하는 일만 전담시켰다. 그런 시녀들이 '대부대'를 이루게 되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여왕의 발바닥을 애무해 정욕을 북돋아주는 것이다. 안나 여왕은 이들을 정식 공무원으로 임명했다. 주로 나이 어린 여자 공무원들이었다고 한다.
이 공무원들은 여왕의 침실 옆에 있는 '대기실'에 항상 여러 명이 대기했다. 공식 업무는 여왕이 침실에 들고, 기분이 싱숭생숭한 것 같으면 발바닥을 애무해주는 것이었다.
이 희한한 공무원들은, 발바닥을 자주 애무하다보니 나름대로 '노하우'도 터득했다. 가급적이면 여왕의 '성감'이 빨리 오르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발바닥을 애무하면서 '섹스' 이야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1533∼1603)도 마찬가지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평생 독신으로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랬으니 발바닥 담당 여자 공무원이 아마도 더욱 필요했다. 그래서 많은 공무원을 두었다.
이들이 발바닥을 계속 애무하면 쾌감을 느꼈고, 그것만으로도 성행위를 대신한 것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만족감을 충분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발바닥 섹스'였던 셈이다. 어쨌거나, 희한한 직업이었다.
그런데 안나 여왕의 이 '발바닥 섹스'는 몽골 사람들에게 배운 것이라고 한다. 몽골이 유럽대륙을 휩쓸면서 퍼뜨린 것 가운데 하나가 '발바닥 섹스'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발바닥 섹스'의 원조(元祖)는 몽골이 아니다. 원조는 중국 사람들의 전족(纏足)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은 여자의 발을 전족으로 만들어 섹스의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중국 사람들은 섹스에 앞서 하루종일 발을 감싸고 있던 전족의 천부터 풀었다. 천을 코에 대고 상한 듯한 냄새를 맡으며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전족을 신겼던 신발에는 술을 부어서 마셨다. 이것이 '발동'이었다. 그렇게 무드를 잡았다.
중국 사람들의 '전족 섹스' 방법은 ▲전족을 손으로 꽉 쥐며 주무르고 ▲손톱으로 꼬집고 ▲긁어주고 ▲손끝으로 살짝 비틀고 ▲입으로 빨고 ▲혀로 핥고 ▲이로 깨물고 ▲입 속에 넣고 ▲발바닥 틈 사이에 삽입하는 등 모두 22가지나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어쩌면, 유럽의 여왕도 이런 방법에 빠졌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점잖게 표현하려고 발바닥을 간질였다고 그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