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선남선녀 40명 사상 첫 금강산미팅
상태바
선남선녀 40명 사상 첫 금강산미팅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2.25 1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 좋은 일 하러 오셨습네다"

물품 검색대를 담당하는 북측 출입국사무소 직원도 `선남선녀(善男善女)'의 입경(入境)을 반겼다.

24일 결혼정보업체 ㈜선우가 주최한 단체 미팅 `사랑의 버스 타고 I♥금강산'에참가한 남녀 40명은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금강산 미팅'을 앞두고 설렘으로 가득했다.

1박 2일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는 ㈜선우가 초대한 남성 회원 20명과 단체 미팅에 참가를 신청한 하나은행 여직원 20명이 버스를 타고 육로로 금강산을 찾아 서로의 짝을 찾는 자리였다.

금강산으로 가는 버스에서 자리를 바꿔 간략한 자기 소개를 하는 `5분 대화'를 나누며 서로 얼굴을 익힌 참가자들은 금강산에 도착해 절로 탄성을 자아내는 평양 모란봉 교예단의 재주를 관람하며 차츰 어색함을 떨쳐냈다.

이어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다시 조별 미팅과 댄스 경연 대회, 게임 등 행사를 거친 참가자들은 마치 `우리가 언제 처음 만난 사이냐'고 할 만큼 가까워져 늦은 밤까지 이야기꽃을 피웠다.

하나은행 직원 이모(27.여)씨는 "금강산도 구경하고 반려자도 찾아보려고 참가 신청했다. 회사에서 참가비 절반을 지원해 준 덕에 큰 부담 없이 금강산을 찾았다"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25일, 참가자들은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금강산에 올랐다.

등산로 곳곳이 얼어붙은 눈으로 미끄럽자 손을 잡아주거나 팔짱을 끼는 등 어느새 연인처럼 다정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남녀도 눈에 띄었다.

한반도 3대 폭포 가운데 하나인 구룡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에 추억을 담고 목란관 식당에서 냉면으로 배를 채운 뒤 온천에서 피로를 푼 참가자들은 어느새 돌아가는 발걸음을 떼야 할 시간이 된 것을 아쉬워해야 했다.

서울로 올라가는 `사랑의 버스'에서 이들은 이틀 동안의 열띤 탐색전 끝에 자신이 점찍은 상대와 옆 자리에 앉아 깊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좋은 인연을 이어가자고 약속했다.

㈜선우는 다음달 하순께 여성 회원 20명과 삼성증권 남성 직원 20명이 만나는 금강산 단체 미팅을 열기로 하는 등 이와 같은 행사를 매달 마련할 계획이다.

이웅진 대표이사는 "금강산에서 사랑을 맺어 주는 게 사회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단체 미팅은 보통 25% 정도의 성혼율을 보이지만 이색적인 장소에서 1박 2일 동안 열린 이번 미팅은 더 높은 성혼율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을 주관하는 현대아산㈜ 측도 "금강산 미팅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남녀에게는 금강산 신혼여행 상품을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고 밝혔다.

선녀가 연못에서 목욕을 하러 상팔담(上八潭)에 내려왔다가 옷을 훔친 나무꾼과 백년가약을 맺게 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금강산. `21세기 선녀와 나무꾼'이 이번 행사를 통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 하룻밤이었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