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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장애 딸에게 밥 씹어먹인 父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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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장애 딸에게 밥 씹어먹인 父情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0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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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어느 부모가 죽음을 두고 자식을 앞세우고 싶어할까. 그러나 장애를 가진 자녀를 보살피며 살아가야 하는 부모들은 다르다. 그들은 눈물과 함께 이러한 가슴 아픈 소원을 뱉어낸다.

3일 오후 4시20분 방송되는 EBS TV '효도우미 0700'은 40년간 1급 중증장애인 딸의 목욕은 물론 매 끼니마다 밥을 씹어 먹여온 고은봉(71) 할아버지의 사연, '아비 새의 애끓는 부정(父情)'을 특집으로 소개한다.

고은봉 할아버지는 현재 뇌병변 장애 지체하지 1급의 중증장애를 앓고 있는 딸 고영희(40) 씨를 보듬으며 살고 있다. 딸은 백일 되던 해 뇌수막염을 앓은 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아버지와 눈으로 대화하는 것이 전부.

제작진은 "음식물을 씹어 삼키지 못하는 딸을 위해 직접 밥을 씹어 입으로 넣어주는 고은봉 할아버지의 눈물겨운 사랑은 새끼에게 입으로 먹이를 넣어주는 아비 새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전한다.

고 할아버지의 아내 역시 거동이 불편해 가족에게는 고은봉 할아버지만이 희망이다. 게다가 예민한 딸은 다른 사람이 주는 밥은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할아버지는 언제나 딸이 먼저 천국으로 가기를 기도한다. 자신이 죽고 나면 어차피 살 수 없는 딸에게 고통스런 삶을 남기기 싫은 마음이다.

45년간 고속버스 운전사로 일하다 퇴직한 할아버지는 현재 가족과 함께 교회 목사가 무상으로 임대해 준 아파트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지만 소득이 없어 생계가 막막한 상황.

제작진은 "할아버지 가족이 몇 년 전에도 방송의 도움을 받을 기회가 있었으나 당시 할아버지는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양보했다. 그러나 누워 있는 딸 걱정에 이번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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