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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성폭행 얘기 들을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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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성폭행 얘기 들을 수 있는 곳"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07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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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경찰이 수도인 웰링턴 일원에 '성폭행 얘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는 곳'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가짜 경찰관 모집 공고가 나붙어 크게 당황하고 있다.

7일 뉴질랜드 언론들에 따르면 경찰 문양 등이 들어간 이 가짜 모집 공고는 6일 웰링턴 지역에서 20여장이 발견됐으며 경찰에서 일하면 성폭행 얘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다는 문구 외에 "우리는 병으로 그녀와 관계를 갖기도 했다" 등의 표현도 들어가 있다.

경찰 간부들은 이 같은 포스트가 발견된 직후 경찰과 성폭행 피해자들을 동시에 모욕하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비난하면서도 경찰을 희화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들어갔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뉴질랜드 경찰 고위 간부인 클린트 리카즈 경찰청 차장이 경찰 초년병 시절이던 20여 년 전 브래드 시프튼 , 봅 슈콜럼 등 동료 경찰관 2명과 함께 16세 소녀를 납치해 성추행한 혐의로 최근 법정에 섰다가 배심원단으로부터 무죄평결을 받은 직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직무정지 상태에 있는 리카즈 차장은 지난해에도 이들 2명의 동료 경찰관들과 비슷한 시기에 로토루아에서 루이스 니컬러스라는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다 무죄 평결로 풀려남으로써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 시작했었다.

비록 두 번이나 모두 무죄 평결로 혐의를 털어버리기는 했지만 그의 도덕성은 씻어낼 수 없는 오점으로 크게 더럽혀진 뒤였다.

특히 경찰에서 은퇴한 시프튼과 슈콜럼은 18년 전의 성폭행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감옥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그에 대한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경찰 간부는 지금은 경찰이 대단히 어려운 시기라면서 "사람들이 최근에 일어난 사건들을 어떻게 볼 것인지와 관계없이 경찰을 계속 희화시키는 일들이 일어남으로써 일선에서 뛰는 경찰들이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넷 킹 경찰장관도 포스터가 경찰관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라며 크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포스터가 공정하지 못하고 악의적이고 더럽기조차 한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런 포스터를 갖다붙인 사람들에게 묵묵히 자기 일만 열심히 하는 수많은 경찰관들을 한 번 쯤이라도 생각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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