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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서관서 헤밍웨이 소설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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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서관서 헤밍웨이 소설 사라진다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1.0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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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브러햄 링컨의 연설문,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고전이나 과거 문학적 걸작들이 이제 미국의 도서관에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이러한 고전과 걸작들이 서재의 공간만 차지한 채 더 이상 아무도 빌려가거나 찾지 않기 때문이다.

    2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버지니아주의 부자 동네인 페어팩스 카운티의 공립 도서관들이 새로 개발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이용, 최근 2년간 아무도 찾지 않은 책들을 골라내는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고전은 물론 수천권의 소설, 논픽션물들이 제거 대상에 올라 있다.

    여기에는 20세기 미국의 대표적 작가인 헤밍웨이의 작품들은 물론 지난 1961년 작가 하퍼 리에게 퓰리처 상을 안겨준 소설 '앵무새 죽이기', 헨리 아담스의 교육론, 영문학 사상 최고의 여류 시인으로 꼽히는 에밀리 디킨슨의 시집도 들어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에게 양서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사서들은 고객의 기호에 맞춰 이들 책을 없애야 하는지, 아니면 비록 고전들에 대한 수요는 없어도 어느 정도 문화적 기준을 세우기 위해 계속 비치해야 하는 지 고민에 빠져있다는 것.

    도서관측은 지금까지 이 따끔씩 찾지 않는 책들은 대폭 할인해 팔아 치우는 작업들을 해왔으나 이제는 통계에 근거해 전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페어팩스 카운티 도서관의 경우 2006 회계연도 예산이 200만 달러나 깎인 상황에서 주민들이 읽기 원하는 책들과 또한 갈수록 수요가 급증하는 시청각 자료물을 비치해야 하고 또한 넓은 테이블을 함께 이용하기 보다 홀로 남의 방해를 받지 않으려는 주민들의 취향에 맞추려 독립된 독서 공간을 제공해야 하는 등 절대적인 공간 부족 때문에도 찾지 않는 책들을 제거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패어팩스 카운티의 21개 도서관을 관장하는 샘 클레이는 "만일 많은 책들이 꼽힌 40피트 서재에서 누가 단 한권만 찾았다면 이는 비용 손실"이라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것을 보관하길 원치 않으며 따라서 (안 보는 책들에 대해) 점점 무자비해져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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