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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 출생 자녀에도 상속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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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기증 출생 자녀에도 상속권
  • 연합뉴스 master@yonhapnews.co.kr
  • 승인 2007.03.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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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는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자녀도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할 권리가 있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뉴사우스 웨일스 주 최고법원은 15일 지난 2001년 75세로 세상을 떠난 윌렘이라는 남자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자녀에게도 유산을 나눠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윌렘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3명의 자녀 중 1명은 윌렘이 사망한 직후 변호사를 병원 영안실로 보내 족집게로 고인의 눈썹을 하나 뽑아내게 해 DNA 검사로 자신이 윌렘의 자녀라는 것을 입증한 뒤 윌렘 가족들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산상속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호주 언론들은 이번 판결과 관련, 정자를 기증한 수많은 남자들의 법적 권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남자 가족들에게는 전혀 모르는 타인과 유산을 나눠야하는 황당한 일들이 벌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자 기증 권장 단체의 레이노 휴이트는 "이번 판결은 이전에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얘기"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윌렘의 딸인 재너와 티네크는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자녀들이 아버지의 집을 샅샅이 뒤져 유언장을 훔쳐다 소각해버렸고, DNA 검사를 위해 고인의 눈썹을 뽑아가는 무례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언 그젤 판사는 주택과 자동차 등 50만 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던 윌렘이 유언장도 남기지 않고 세상을 떠났고, 자신들이 윌렘의 정자 기증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안 3명의 자녀들이 윌렘을 찾아가 만났을 때 그가 도와주고 싶어 했다는 점 등을 자신의 판결 이유로 내세웠다.

윌렘의 친구인 헨드릭은 윌렘이 살아 있을 때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3명의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고백한 뒤 유언장 작성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그러나 재산의 대부분은 정식 결혼에서 태어난 두 딸에게 주고 싶어 했다고 주장했다.

정자 기증 자녀들은 모두 에드 설리번이라는 한 남자의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불임이었던 남편 몰래 부인이 윌렘의 정자를 기증 받아 자녀를 3명이나 낳았으나 남편 설리번은 지난 1995년 죽을 때까지 자녀들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은 물론 자신이 불임이라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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