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 한가운데 가방을 방치해 두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고속철도(이하 KTX) 짐칸에 두었던 가방이 분실하고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게 된 소비자의 격앙된 목소리다.
한국철도공사 측은 객실과 객실 사이에 마련된 짐칸은 승객들의 편의상 설치됐을 뿐, 관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여객운송약관에 따라 철도공사는 철도 이용자의 휴대품 또는 기타 소지품의 파손, 분실 등의 손해에 대해 철도공사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 것. 이에 따라 객실 외부에 있어 승객의 시선이 닿기 어려운 KTX 짐칸은 분실물이 발생 할 우려가 큰 만큼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에 사는 손 모(여.38세)씨는 최근 KTX의 짐칸에 두었던 여행용 가방을 잃어버렸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보상을 요청할 수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손 씨는 “객실 외부에 짐칸을 만들어 놓고도 아무런 관리를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소비자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내내 짐칸 앞에만 서 있어야 한다는 뜻이냐”고 항의했다.
심지어 손 씨는 불안한 마음에 객실 밖의 짐칸에 가방을 두어도 위험하지 않느냐고 승무원에게 물었고 "한번도 분실된 적이 없다. 안심해도 된다"는 대답까지 들었다는 것.
특히 짐칸이 있는 곳 어디에도 CCTV는커녕 분실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요하는 문구조차 적혀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유실물에 대해서는 수거한 뒤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하지만 객실 밖의 짐칸은 승객들의 편의상 설치해 둔 것일 뿐, 물건이 분실됐다고 해서 배상해 줄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관계자는 이어 “물론 승무원들이 분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본적인 관리는 하고 있다”며 “이에 앞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짐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