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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하자, 목숨 걸고 운전자가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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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하자, 목숨 걸고 운전자가 입증?
  • 안재성 기자 seilen78@csnews.co.kr
  • 승인 2011.07.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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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으로 고장을 일으키는  차량의 수리를 요청했다 고장이 재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운전자가 업체 측의 서비스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현대자동차 에쿠스를 몰고 있는 김 모(여.46세)씨는 15일 “고장 여부를 직접 입증해야 겨우 수리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니...이래서야 비싼 돈을 내고 고급차를 타는 이유가 뭐냐”며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현대차 측은 “차량의 가격과 상관 없이 원칙에 따른 것이다. 확인되지 않는 고장을 무작정 수리해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 씨가 에쿠스를 구매한 것은 지난해 8월 20일. 6천780만원이란 거액을 기꺼이 지출한 것은 차량의 성능과 안전에 대한 믿음과 더불어 우수한 서비스를 받을 수있다는 기대감  때문.


하지만 이런 기대는 가차없이 무너졌다. 김 씨에 따르면 지금껏 약 1년 동안 ‘주행 중 갑작스런 액셀러레이터 작동 중지’, ‘RPM 안 먹힘’, ‘눈길에서 액셀러레이터 작동 중지’ 등의 잔고장을 10여회 가량 겪었다고. 간헐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고장이었지만 온 가족이 이용하는 차량이라 주행시마다 불안감이 컸다.


여러차례 AS센터 측에 상황을 이야기했지만 담당직원은 "점검 시 고장이 재현되지 않아 수리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김 씨가 거듭 항의하자 지난 5월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아주고는 '증상이 나타나면 기록을 제출하라'고 안내했다.


이 후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달 26일. 당시 김 씨는 눈앞에 보이는 버스를 피해 가속하려던 중 또 다시 액셀러레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눈앞이 아찔해지는 경험에 김 씨는 즉시 블랙박스 버튼을 눌러 기록한 후 긴급출동서비스를 호출했다. 다음날 방문한 직원은 블랙박스 자료를 확인 후 그제야 “제대로 수리해 주겠다”며 차를 가져갔다.

▲김 씨의 에쿠스. 블랙박스와 연결된 회선이 기어와 핸들 등에 감겨 있다.



김 씨는 “여러 번 증상을 호소했는데도 확인되지 않는다며 외면하다가 내가 직접 고장을 입증하고서야 겨우 수리해준다니...마치 내가 실험용 생쥐가 된 기분”이라며 분을 참지 못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직원이 동승한 상태에서 고장이 확인될 경우 수리를 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차량 가격에 따라 서비스를 달리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액셀러레이터 고장이 잦은 차를 믿을 수 없다”며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국토해양부 지침에 따라 중요 부위의 동일 고장 3회 이상인 경우만 교환 및 환불 대상이 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안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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