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가전 중 하나인 전기압력밥솥의 제품 하단 통풍구를 통해 바퀴벌레가 드나든 것을 확인한 소비자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제조사 측은 부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통풍구 설계가 불가피하고, 통풍구로 벌레가 들어오더라도 취사 부분까지 절대 침입할 수 없는 구조라서 청결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쟁사를 통해서도 통풍구의 구조에 대해서는 동일한 답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 해충방역업계 관계자는 "거의 하루 종일 보온 상태를 유지하고 눈길도 잘 닿지 않는 가전제품 밑판이라면 바퀴벌레가 좋아하는 환경이 될 수 있다. 벌레 등의 흔적이 보인다면 소비자는 우선 환경개선과 음식물쓰레기 관리 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서울 마포구 염리동 거주 김 모(남.28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6월 R사의 10만원대 전기압력밥솥을 구입했다.
올 9월부터 약 7mm 크기의 바퀴벌레가 전기압력밥솥 위를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더 자세히 살펴보니 제품에는 벌레 배설물로 추정되는 이물질까지 끼어있었다.
기겁한 김 씨가 제조사 측 고객센터를 찾은 결과 “제품 구조상 통풍구 설계가 불가피하다”며 “이를 통해 벌레가 침투할 수 있으니 환경 개선이 우선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김 씨는 그러나 “소비자가 제품을 들고 방문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는 것이 마땅하다”며 단순 설명에 그쳤던 제조사 측 서비스수준에도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제조사 측 관계자는 “통풍구를 통해 벌레가 유입됐다는 소비자 민원이 발생하면 내부 세척 후 사용 환경을 변경해 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며 “불편을 겪었던 소비자의 사정을 고려해 무상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밥솥은 내부 열기로 인한 부품 손상을 막기 위해 송풍모터가 작동된다"며 "환풍구를 통해 열기가 빠져나가기 때문에 이 구멍을 통해 작은 벌레가 침투할 수 있겠지만 취사 부분까지 벌레가 침투할 수 없기때문에 청결성에는 이상이 없다"고 입장을 분명히했다.
해충방역업계 관계자는 "바퀴벌레는 본래 열대지방 곤충으로 사람의 눈길이 잘 닿지 않는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 또 좁은 틈새에 몸이 눌리는 것을 좋아하며 새로운 음식을 먹을 때 반 소화된 음식을 토해내 식중독 등 여러 전염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전제품 밑판 등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했다면 즉시 청소서비스를 받는 등 환경 개선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