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바람' 팔고 열차에 와인을…공기업도 '재주 부리네'
상태바
'바람' 팔고 열차에 와인을…공기업도 '재주 부리네'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7.12 0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어있는 철도역사 회의실을 기업의 교육장으로 대여하고 강한 바람으로 골프장의 부가가치를 높인 공공기관들.

기획예산처는 12일 공공기관 직원들의 혁신사례를 책자로 모아 펴냈다. 공공기관들은 이 책자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은 경험들을 소개했다.

책자에 따르면 철도공사 직원들이 경영적자 해결을 위해 고민한 결과, 대전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역사 대회의실을 일반 고객에게 대여해 월평균 2천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다. 대전역사는 전국의 중간 지점이어서 기업.기관의 지점장 회의, 대학의 세미나, 각 학교 동문회 등의 장소로 괜찮다는 것이다.

철도공사 경북남부 지사는 작년 말부터 서울∼영동의 `와인트레인'을 개발, 연간 최대 4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고속철 도입으로 역사에서 쉬고 있는 차량을 활용한 것으로, 열차 안에서 마음껏 와인을 마실 수 있다.

관광공사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가 바람 때문에 골프장으로 인기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자 5번홀을 세계 최초의 `윈드 해저드'로 규정, 골퍼들이 바람과의 한판 대결을 연상하도록 유도함으로써 매출을 크게 늘렸던 경험을 소개했다.

아울러 공사는 2006년 독일월드컵 당시에 한국 특유의 `거리응원' 체험이 들어있는 여행상품을 내놔 미국.캐나다.말레이시아.홍콩 등으로부터 3천89명의 관광객들을 유치했다고 전했다.

도로공사는 수원톨게이트 직원들이 톨게이트 주변에 하천부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곳에 임시 전출입로를 설치해 톨게이트 통과시간을 25분에서 5분으로 줄였다고 전했다. 무하차 고객창구 서비스는 신용카드로 고속도로 카드를 구입할 때 사무실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 지 고민한 끝에 탄생했다고 공사는 소개했다.

조폐공사는 상품권 시장에 뛰어들어 국내상품의 시장 점유율을 10%에서 55%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이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 직원들이 백화점을 직접 찾아다니는 등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획기적 혁신은 아니지만 일상 업무에 대한 개선에 적극 나서 성과를 거둔 기관도 책자에 소개됐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라고 독려했으나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자 기존의 자기 업무를 조금이라도 개선하면 5천원∼2만원의 포상금을 줬다. 특히 `제안 마일리지'로 축적해 일정한 시점에 종합점수를 공개했다. 물론, 마일리지가 많은 직원들은 인사에서도 우대를 받도록 했다.

공단 관계자는 "새로운 것이 아니더라도 자기 업무를 개선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퇴직급여 지급방법 개선으로 6억원의 수익증대가 이뤄지는 등 업무개선으로 2천9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계산됐다"고 말했다.

누구나 알고 있으나 방치되고 있는 문제점을 도전과 열정으로 해결한 사례도 있다.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일정규모 이상의 기업.아파트.건물.공공시설 등은 전년도 에너지 사용량 등을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지자체로부터 이 자료를 받아 에너지통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지자체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통계작성에 여러 가지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인식하고 있으나 이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은 입사 4년차의 젊은 사원이었다. 이 사원의 노력을 계기로 공단은 산업자원부와 지자체를 설득해 기업 등이 직접 에너지사용량을 공단 측에 온라인으로 신고토록 함으로써 에너지통계작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공공기관들의 따뜻한 인간미도 이 책자에서 소개됐다.

지역난방공사는 강원도 정선군 폐광촌의 예미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해 `예미수호 천사단'을 발족했다. 사장부터 갓 입사한 신입사원까지 40여명이 모여 직접 방문도 하고 전화도 걸어줬다.

특히, 학원도 없고 학습지 교사도 찾아오기 어려운 실정을 감안해 원어민 교사를 초빙해 영어공부를 도왔다. 그 결과, 마을 어린이들이 영어경시대회에서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공사 관계자는 "마을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지원했다"고 전했다(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