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의 손자이며 수석무역 강문석 부회장의 아들인 강민구(사진)씨가 스카치 위스키 'J&B'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28세인 강씨는 지난 2월 강문석 부회장을 대신해 수석무역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약 2주일간 부친으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자마자 수석무역 경영 일선에 나서 위스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 신임 사장은 지난 2월 수석무역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침체된 회사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수시로 직원들을 만나고, 자금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와인과 위스키등을 수입 판매하는 수석무역은 수년째 실적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억6천만원으로 전년(8억2천만원)보다 절반 이상 급감했다. 게다가 6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2년 연속 적자를 봤다.
특히 지난해 11월 수석무역의 '골든블루' 위스키 제조를 전담해온 계열사 수석밀레니엄이 부산 향토기업인 대경T&G에 매각되면서 위스키 제조사업은 정리된 상황이다.
강 사장은 사업구조가 단촐해지면서 수입 위스키 J&B에 집중하고 있다.
수석무역 관계자는 "(강문석) 부회장님이 올 초 회사 대표이사직을 장남에게 넘겼다"며 "강민구 사장님은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다음날 새벽에 퇴근하는 등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문석 부회장은 지난해 우리들제약으로 제약업 복귀가 무산되고 최대주주 겸 대표이사로 있던 디지털오션으로부터 자금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월에 있었던 정기주주총회에도 강 사장에게 위임장을 써주는 등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부친의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해 등판한 강 사장은 미국의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하자마자 입사한 케이스. 지난 2010년 휴학기간 동안 에도 수석무역에 입사해 위스키 '골든블루' 마케팅 업무에 참여한 적이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강 사장은 아침 일찍 회의를 주재하면서 다음날 새벽녁까지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강 사장은 마케팅부서와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마트행사 현장까지 둘러보는 등 직함만 유지하는 다른 오너 3~4세와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강 사장은 "한국 주류 시장이 최근 5~6년 사이에 급속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젊은 열정과 감각으로 시장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임원직원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강 사장은 부친으로부터 수석무역 주식을 물려받지 않고 개인자금을 통해 지분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순께 강 사장이 동아제약 보유주식 3천326주(약 2억5천만원어치)를 장내매도한 것도 그 일환이다. 수석무역은 강 부회장 지분율이 56.3%(34만1천246주)나 되지만 강 사장은 전무하다.
강 사장은 동아제약 주식을 장내매도하기에 앞서 할아버지 강 회장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후반으로 젊은 강사장이 위스키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수석무역의 실적을 견인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