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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락스로 청소해 소비자 병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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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락스로 청소해 소비자 병원행
락스 붓고 뜨거운 가습으로 가동, 위험천만한 관리...본사 뒷짐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3.06.25 0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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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도가 연한 중성세제를 사용해 청소를 해야 하는 청정기에 AS기사가 강한 염기성 물질인 락스를 청소용으로 사용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업체는 거듭 사과하고 AS기사 교육에 반영해 더욱 철저한 교육을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에 사는 김 모(여)씨는 예전부터 청호나이스 정수기, 연수기 및 청정기를 사용하고 있던 단골 고객.

김 씨에 따르면 2달 전 정기 필터 교체일에 문제가 시작됐다. 청정기 필터 교환을 위해 방문한 AS기사의 청소 진행 과정이 유난히 이상했다고.

AS기사가 청정기 청소에 앞서 집에 락스가 있는지 물어봐 당황했다고. 곧이어 "한 달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이렇게 락스로 청소해야 깨끗해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심지어 주기적으로 락스 청소를 할 것을 권유하기까지 했다.

청소 방법 또한 김 씨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청정기 물을 넣는 곳에 락스를 넣고 40분간 '뜨거운 가습'으로 가동한 뒤 락스가 들어있는 물을 버리고 별도 세척 없이 바로 청정기를 재가동했다. AS기사는 청소 과정 중 환기도 따로 필요 없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능숙하게 설명했다고.

유독성이 강해 청정기 세척용으론 당연히 부적합할 것으로 생각했던 김 씨는 청소 과정을 지켜보면서 찜찜하기 짝이 없었지만 본사 교육을 통해 진행하는 것일꺼라 믿고 청정기를 작동시켰다.

4~5시간이 지난 저녁이 되자 김 씨는 눈과 목이 따끔거리는 이상 증상이 느껴졌다. 점점 증상이 심해져 결국 밤 늦게 야간병원을 찾았고 목이 많이 부은 상태라 치료를 받았다.

바로 다음 날 제조사 측에 자초지종을 말하고 청정기 처분을 요구했지만 본인들이 해 줄 수 없는 일이라며 단칼에 거절해 당황스러웠다고.

김 씨는 "청정기 청소용으로 락스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돼는데 그런 일을 AS기사가 저질렀다"면서 "AS기사에 대한 관리 감독 의무가 있는 제조사에선 책임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호나이스 측은 해당 AS기사의 과실을 인정하면서 현재 김 씨 측에서 합의를 거부한 상황이라 보상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청소 당시 청정기 내부에 물때가 많이 붙어있어 세척이 쉽지 않아 AS기사가 락스를 쓴 모양"이라면서 "악의적으로 사용한 것은 결코 아니지만 AS기사를 주의 감독하지 못한 점에 책임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이어 "현재 김 씨가 진단서를 주지 않아 합의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언제든지 보상 할 의향은 있다"며 "앞으로 AS기사 교육 및 관리 감독 여부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1년 원인 미상의 폐 손상 질병을 야기시킨 '가습기 살균제'사건 이후 락스, 비누, 산성 및 알칼리성 세제를 이용한 가습기 세척을 금지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약한 중성세제로 세척할 것을 여러 차례 권고한 바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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