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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콜센터 통화요금 소비자에 떠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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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콜센터 통화요금 소비자에 떠넘겨
은행 카드 등 50곳 중 무료전화 운영 단 7개뿐...연간 요금 수백억 원대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5.02.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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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전화 이용이 많은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등 금융사들이 수신자 무료 전화를 없애고 유료 전화로 바꾸며 연간 수천억 원의 전화요금을 소비자들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개 주요 금융사 중 금융사가 요금을 부담하는 수신자부담전화(080)를 운영하는 금융사는 단 7곳에 불과했고 그나마 전화번호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일반 소비자들의 이용이 거의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들이 고객 만족 경영을 외치고 있지만 뒤로는 연간 수백억 원의 통신료를 고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셈이다.

11일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소장 최현숙)가 국내 주요 은행(12개사), 카드사(8개사), 증권사(10개사), 보험사(20개사) 등 50개 금융사를 대상으로 수신자부담전화 콜센터 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무려 43곳(86%)이 080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비자 민원과 상담전화가 가장 빈번한 신용카드와 증권업계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었다. 카드사와 증권사로 전화할 경우 요금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된다.

신용카드는 신한카드(대표 위성호)를 비롯해 삼성카드(대표 원기찬), KB국민카드(대표 김덕수), 현대카드(대표 정태영), 롯데카드(대표 채정병), 하나카드(대표 정해붕), 우리카드(대표 유구현), 비씨카드(대표 서준희) 등 전업계 카드사 8곳이 모두 080전화를 운영하지 않았다.

증권사 역시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 KDB대우증권(대표 홍성국), 삼성증권(대표 윤용암),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현대증권(대표 윤경은),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변재상),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하나대투증권(대표 장승철),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 황웨이청) 등 조사대상 ‘톱 10’ 기업 모두 080전화를 외면했다.

손보업계와 생보업계는 각각 10개 회사 중 각각 2개와 3개 업체만 080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손해보험사 중 080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한화손해보험(대표 박윤식), 흥국화재(대표 조훈제) 2곳뿐이었고 업계 1위인 삼성화재(대표 안민수)를 비롯해 현대해상(대표 이철영, 박찬종), 동부화재(대표 김정남), LIG손해보험(대표 김병헌), 메리츠손해보험(대표 강태구),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 NH농협손해보험(대표 김학현), MG손해보험(대표 김상성) 등은 유료전화만 운영 중이다.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대표 김창수), 교보생명(대표 신창재), 신한생명(대표 이성락) 등 3곳만이 무료 전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NH농협생명(대표 나동민), 한화생명(대표 김연배, 차남규), ING생명(대표 정문국), 미래에셋생명(대표 최현만), 동양생명(대표 구한서), 흥국생명(대표 김주윤), 메트라이프생명(대표 데미언 그린) 등에 전화를 할 때는 전화요금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12개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행장 이광구)과 하나은행(행장 김병호)만이 수신자부담전화를 운영했다. 그 외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을 비롯해, 신한은행(직무대행 임영진), 농협은행(행장 김주하), 외환은행(행장 김한조), 한국씨티은행(행장 박진회),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 KDB산업은행(행장 홍기택), 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 등 10곳은 전화요금이 소비자 부담이었다.

그나마 50개 금융사 중 080전화를 운영 중인 7곳도 삼성생명과 신한생명, 흥국화재 등 3곳은 ‘상품상담’에 한해서만 수신자부담전화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반 상담이나 민원 전화는 역시 소비자 몫이었다.080전화를 운영하지만 이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데도 소극적이었다.한화손해보험과 하나은행은 080번호가 있음에도 메인 홈페이지를 통해 운영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고객센터 등 복잡한 경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메리츠화재보험 등은 080전화를 운영 중이라고 했지만 홈페이지를 통한 확인이 어려워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하기는 극히 어려운 실정이다.

080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금융사들은 대신 발신자인 소비자가 통신료를 부담하는 1577/ 1588/1899(KT), 1544/1644/1661(LG유플러스), 1688/1666(온세텔레콤), 1566/1600/1670 (SK브로드밴드) 등 전국 대표전화를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 번호가 ‘유료’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비용을 떠안고 있다.

이들 유료전화는 시내지역 요금 3분당 39~45원, 시외지역(서울 경기권 외 지역) 통화는 261~281원 가량으로 크게 비싸다. 휴대전화로 걸 경우 시외통화 요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카드사 ARS를 통해 카드 신청 및 해지 상담 시 메뉴에 따라 5~8단계를 거치게 되며 상담원을 연결하면 대기시간까지 포함해 4~5분여의 시간이 소요된다.

실제 상담원 통화시간까지 포함할 경우 5분 이상의 긴 시간 통화요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주요 금융사의 하루 평균 콜 횟수는 3만 콜 가량. 1회 6분(시내 통화인 3분당 39원 기준)가량 통화한다고 했을 경우 하루 234만 원, 1년에 9억 원가량이다.

조사대상 50개사로 따지면 연간 약 450억 원의 통신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셈이다. 휴대전화나 시외지역 통화요금을 환산하면 금액은 더욱 커진다.

더욱이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전화 도입부에 장시간 자사 광고를 넣거나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복잡한 ARS 메뉴로 통화시간이 길어지도록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비용부담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공시한 전국 금융기관 수는 1천328개다. 이들 금융사의 통신요금을 모두 합하면 연간 수백억 원이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사들은 유료 전화를 운영하면서도 홈페이지 메인화면에서 ‘유료’ 여부를 표시하고 있는 곳은 50개사 중 KB국민카드가 유일했다.

이에 대해 금융사들은 콜 수가 워낙 많아 080 서비스를 제공하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비용 감당이 힘들어 080번호를 운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요금이 부담스러운 경우 ‘콜백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소장은 “금융기관들이 통신요금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도 요금 부과에 대한 기본 사실 조차 안내하지 않고 있다”며 “금융기관들이 전화 도입부에 통신료가 발생된다는 사실이라도 공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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