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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 원짜리 듀퐁 양복, 세 번 입고 보풀...“운전할 땐 벗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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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만 원짜리 듀퐁 양복, 세 번 입고 보풀...“운전할 땐 벗어야”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5.03.05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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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의 명품 양복은 일반 양복보다 내구성이 강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품질 불량으로 소비자를 실망시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부산시 부산진구에 사는 오 모(남)시는 지난해 11월 말 롯데프리미엄아울렛에서 160만 원대의 듀퐁 양복을 샀다.

평소 양복을 잘 입지 않는데다 고가의 제품이었지만 12월 20일에 있을 결혼식에 입을 예복으로 구입했다. 결혼식 당일과 신혼여행 다녀온 후 인사드리러 갈 때 한 번씩, 1월 중 지인의 상갓집 방문 시까지 총 세 번 입은 게 전부.

3번 만에 양복 상의 허리춤 부위에 넓게 보풀이 난 것을 발견한 오 씨는 구입한 매장으로 문의했다. 매장 측은 비싸고 좋은 원단이라 작은 마찰에도 보풀이 일어날 수 있다며 보풀을 제거해주겠다고 했지만 정상적으로 돌아올지는 장담하지 못했다.

게다가 안전벨트를 맨 쪽에서 발생한 보풀을 보고는 "고급 양복은 운전할 때 벗어두는 게 상식"이라며 오 씨의 부주의를 탓했다고 한다. 


▲ 3회 착용 만에 양복 주머니 윗쪽에 보풀이 일었다.


오 씨는 “시중에서 10, 20만 원짜리 균일가 양복도 제품이 이렇게 엉망인 적은 없었다”며 “원단이 좋으면 보풀이 일어난다는 비상식적인 발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에스제이듀코(대표 김삼중) 관계자는 “고객이 구매한 제품은 울 100% 수트로 매장에 확인한 결과 안전벨트 방향인 사선으로 보풀이 나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제품 소재의 특성을 설명하고 수선해준다고 했으나 필요 없다고 해 불량여부를 심의받자고 제안했으나 역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거절하는 바람에 사안이 종료됐다는 것.

업체 측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취했지만 고객이 거절한 상태였다”면서도 “고객에게 다시 연락해 제품을 받아본 후 심의를 거쳐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 씨는 심의에 대해서는 듣지도 못했다고 반박했다.

섬유 등을 시험분석, 품질검사, 품질보증 등을 수행하는 FITI시험연구원에서는 “울 소재가 일반적으로 보풀이 잘 생기긴 하지만 실의 형태, 사용조건 등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100% 소재 때문이라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결국 제품의 내구성은 반드시 가격에 비례한다고 볼 수 없으며 사용 조건에 따라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제품 구입 전 브랜드 명성만 믿지 말고 관리 방법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필요한 셈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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