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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후판값 '허위공시'사태 점입가경...사측 "불문율", 노조 "자가당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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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후판값 '허위공시'사태 점입가경...사측 "불문율", 노조 "자가당착"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6.12.28 08: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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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이 후판가격을 허위공시 해온 것에 대해 "정확한 가격 미공개는 업계 불문율"이라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노조는 "스스로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라고 공격에 나섰다. 주주들의 반응도 차갑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지난 23일 '현대중공업, 후판매입가 2배 뻥튀기?...4년째 같은 가격 허위기재'라는 제목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현대중공업은 26일자 회사소식지를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정확한 강재구입가 미공개는 업계 불문율"이란 제목으로 회사 입장을 밝혔다. 이 소식지는 현대중공업 임직원들에게 무료배포되는 사내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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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소식지 인사저널 캡쳐 사진.

내용을 입수한 결과 현대중공업은 지난 23일자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며 조선사들은 오래 전부터 강재가격을 중대기밀로 여기고 철통보안을 유지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까지 포스코 가격공시가 폐지될 당시 강재가격 기재원칙을 지켜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두개사 중 한 곳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경쟁사가 자사에 들어오지도 않는 철강사의 건설용 강재가격을 공시가격으로 기재하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현대중공업 그룹 산하 조선3사의 원자재를 통합 구매함으로써 나름의 구매 원가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쟁사들이 우리와 차별화된 가격으로 공시하고 있는 만큼 별도의 공시기준을 마련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노조와 주주들의 반응은 싸늘한 분위기다.

노조는 지난 27일 현대중공업 노조 소식지에 '후판 매입가격 공시 의문 누가 불지폈나?'는 기사를 싣고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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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조 소식지 캡쳐 사진.

여기에서 노조는 "회사는 어제, 매입가를 허위 공시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밝혔다"며 "하지만 톤당 가격을 111만 원으로 공시한 것은 회사인데 이를 지적한 언론을 두고 허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비판했다. 

또 "3년 간 같은 금액을 공시했는데 지적하지 않았다면 그대로 넘어 갔을 것 아닌가?"라며 "올 3,4월만 해도 조선용 후판가격이 고철 값 보다 못하다는 언론보도까지 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후판 가격은 노조 측의 주장대로 지난 2011~2012년 경 111만원 대를 정점으로 계속 하락했다. 지난 상반기 현대중공업이 계약한 후판 가격은 30만 원 중반대까지 떨어진 파악되고, 올 하반기 들어서 50만원 대까지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4년 간 후판 매입가격으로 111만 원을 기재해 왔다.

이에 대해 노조는 "'강재구입가는 업계 불문율'이라고 주장하면서 금감원에 기재한 내용이 틀렸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재 내용은 맞는데 상세내용을 밝힐 수 없다는 것인지 어정쩡한 태도를 취했다"고 비판했다.

네이버 현대중공업 종목토론실과 각종 까페에도 비난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공시에 후판 111만원 사실이냐", "후판가격을 어디에 썼느냐"는 글과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도 눈에 띈다.

결국 현대중공업이 회사 소식지를 통해 변명만 늘어 놓음으로써 회사 안팎에서 불신만 키우고 있는 형국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4년간 실제 구매한 매입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는 가격을 '업계 불문율'이라며 허위 공시한 것은 중요한 정보라고 판단되면 공시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현대중공업이 후판 구매가격을 잘못 기재한 정확한 원인을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향후 구체적 계획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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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 2016-12-28 13:19:51
회사에서 적잖게 놀란듯...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