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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정수기 이물질 논란...문제는 '관리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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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정수기 이물질 논란...문제는 '관리부실'
[포토] 바이오필름부터 카본가루까지 종류도 다양
  • 조지윤 기자 jujunn@csnews.co.kr
  • 승인 2017.09.04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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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발견'은 정수기를 사용중인 소비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민원을 제기하는 문제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콧물같은 점성이 있는 물질이 나온다거나 정체모를 미세한 가루가 물에 섞여있다는 등 정수기 이물질 문제를 호소하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에만 이와 관련한 사연이 50여 건이 넘게 접수됐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3년째 렌탈로 사용해온 정수기에서 하얀 콧물같은 이물질이 나왔다고 원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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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콧물처럼 길게 끈적한 느낌의 이물질.
서비스 담당자에게 문의하자 처음에는 사과하며 기사 방문해 조치하겠다고 응대했다. 하지만 이 씨가 사진 등의 결정적인 증거를 남기지 못했음을 알고 나서는 “우리 정수기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식으로 태도를 바꿨다고.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유 모(여)씨는 2년여간 렌탈로 사용해온 얼음정수기에서 알 수 없는 검은 가루가 섞여나왔다고 토로했다. 방문관리 담당자에게 항의하자 검은 이물질은 필터에서 나온 ‘숯가루’라며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유 씨는 납득할 수 없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콧물’과 같은 겔(gel) 모양 이물은 정기적으로 정수기가 관리되지 않거나 사용자가 장기간 미사용하면서 공기 중의 여러 입자들이 관로에 쌓이게 되고 뭉쳐져 발생하는 것으로 일명 ‘바이오필름’이라고도 한다.

정수기에서 주로 발견되는 검은 가루(일명 숯가루)는 카본가루인데, 필터에 사용되는 활성탄의 미분진이 빠져 나오는 현상으로 필터 교체 시 플러싱이 부족하거나 불량필터를 사용하는 경우 주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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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과 물 속에서 발견된 검은 이물질
플러싱은 정수기 필터를 장착할 때 필터 안에 카본가루의 미분진이 정수기 압력에 의해 토출되는 것을 예방할 목적으로 정수기 물을 빼주는 작업을 말한다.

하얀 가루 이물은 카본필터에서 나오는 식물성 오일 또는 부직포에서 용출되거나 정수된 물에 잔존하는 미네랄 성분이 콕(cock) 주변에 잔존하다 증발에 의해 미량이지만 지속적으로 쌓이면 발생한다.

결국 모두 관리 부실로 발생하는 문제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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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속에 무수히 떠 있는 하얀 가루.
하지만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 대부분 렌탈 계약으로 정기적인 정수기 관리 서비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업체 측의 관리 부실로 발생한 문제라는 결론이다.

이와 관련 코웨이, 청호나이스, SK매직, 쿠쿠전자 등 정수기 업체들은 서비스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등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정수기 이물질 혼입 및 수질 이상은 제품교환 또는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가 가능하다. 필터 하자로 인한 이물 혼입 및 수질 이상인 경우에는 필터교체를 받을 수 있다. 단, 동일하자가 재발(2회부터)하는 경우 제품교환 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업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비자는 내용증명 등을 발송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8월10일 정수기 관리 강화를 위한 ‘먹는물관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정수기 부가기능의 관리 강화를 비롯해 정수기 관리제도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부족한 점을 개선한다는 취지에서다. 9월 중 규제심사, 10월 법제처심사를 거쳐 올해 11월 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얼음제조기 등 ‘정수기 부가기기’에 대해서도 ‘정수기 정수기능’과 같이 품질검사 등의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아울러 수돗물의 불신을 조장하는 정수기 광고 및 유사 표시에 대한 제한규정도 마련했다. 정수기 품질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이 ‘정수기’라는 제품명을 사용하거나 표시하는 것도 제한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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