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다른 여행일정 제시했는데 거부하면 환불금 '쥐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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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로 다른 여행일정 제시했는데 거부하면 환불금 '쥐꼬리'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17.09.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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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로 여행 일정이 어긋나는 바람에 여행사가 다른 일정을 제시했지만 소비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경우 나중에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

인천시 서구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 7월 말 중국 서안과 내몽고를 4박5일 동안 여행하는 패키지를 여행사를 통해 구입했다. 중국 서안에서 이틀을 묵고 비행기를 타고 내몽고로 넘어가 초원과 게르 등을 구경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서안에서 내몽고로 가는 날 천둥과 번개가 치는 바람에 타고 가야 할 비행기가 서안에 도착하지 못해 일정이 어그러졌다. 날씨가 정상화되려면 하루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내몽고로 넘어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여행사 측은 박 씨 일행에게 서안에서의 대체 일정을 안내했다.

하지만 당시 서안의 더운 날씨 탓에 지쳐있던 박 씨는 차라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결국 중도에 여행을 포기하고 이틀 앞서 귀국했다.

박 씨는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으니 지급한 금액의 절반 이상 환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당초 예약돼 있던 귀국 항공편에 대한 위약금을 제하고 나니 환불금이 턱없이 적었다.

여행사에서는 “현지에서 여행객들이 원하는 대로 한국으로 돌아온 것일 뿐 우리 잘못은 없다”며 환불금 역시 정확하게 산정된 것이라고 했다.

박 씨는 “한국의 더운 날씨를 피해 여행을 계획한 것이었는데 서안이 더 더워 땀이 줄줄 흐를 정도였다”며 “일행 중 60세가 넘는 사람도 있어 더운 곳에서 여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대체 일정을 제시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여행 표준 약관에 따르면 박 씨가 추가 보상을 받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여행 표준 약관’을 따르고 있다. 이 규정 13조에 의하면 천재지변, 정부의 명령, 운송‧숙박기관의 휴업 등으로 인해 여행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여행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이때 현장에서 여행사와 소비자간의 합의를 통해 대체 일정을 제시하게 된다.

박 씨의 경우 여행사에서 대체 일정을 제시했고 이를 수용하지 않았던 것 뿐이라 여행사가 진행한 절차 상에 문제가 없다.

환불금(환급금) 역시 여행사가 약관에 따라 진행해 박 씨가 보상금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약관 14조 손해배상에 따르면 항공기, 기차 등 교통기관 연발착으로 인해 여행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하지만 여행사의 고의가 아님을 입증한 경우에는 배상 책임이 없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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