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발행어음 1호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단기물과 발행어음형 CMA 상품의 금리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한 차례 인상된데다 경쟁상대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덩달아 상승함에 따라 금리 인상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다만 현재 금리가 연 2%를 넘는 장기물은 금리인상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단기물부터 금리를 올리면서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현재까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판매액은 약 1조5000억 원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을 통해 약 4조 원 규모로 자금 조달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신규 입금분부터 발행어음형 CMA와 90일물 이하 단기물 발행어음 수익률을 0.15~0.25%p 인상했다. 지난 2월 5일에 이은 두 번째 인상으로 전부 90일 이하 단기물 위주로 인상하고 있다.
발행어음형 CMA 수익률과 수시물 발행어음 수익률은 기존 연 1.3%에서 연 1.55%로 0.25% 포인트 상승했고 61~90일물 발행어음 수익률도 연 1.4%에서 연 1.55%로 0.15%p 올라갔다.

하지만 91일 이상 장기물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초 판매 당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91~180일 물은 연 1.6%, 기간이 가장 긴 1년물(365일)은 연 2.3%를 기록하고 있는데 여전히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는 소폭 높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6대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에서 NH농협은행 '왈츠회전예금2'가 연 2.02%, KEB하나은행 'N플러스 정기예금'도 연 1.75%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데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 '퍼스트 발행어음' 1년물 금리보다 0.3~0.5% 포인트 낮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초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수익률로 책정한 최대 연 2.3% 자체가 업계 예상치였던 1% 후반대 보다 높은 것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점에서 역마진 우려를 안고 굳이 장기물까지 당장 금리를 인상시킬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발행어음 판매 당시 금리가 높은 장기물 위주로 판매 한도가 소진돼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형 CMA와 발행어음 수시물만 가입할 수 있다. 기간물은 추후 자금 조달 상황을 지켜보고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경쟁사 CMA 상품과의 금리차를 두기 위해 발행어음 CMA와 단기물 발행어음 금리를 인상했다"면서 "기간물 추가 가입 여부는 탄력적인 운용 차원에서 추후 상황을 고려해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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