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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규제완화에도 보험복합점포 출점 '제로'...실속없는 탁상행정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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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규제완화에도 보험복합점포 출점 '제로'...실속없는 탁상행정 탓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8.05.3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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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지난해 비(非)은행금융그룹에 대해서도 보험 복합점포 설립을 허용하는 등 복합점포 규제를 완화했지만, 이후 반 년이 지나도록 신규 출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는 물론, 은행과 증권사도 복합점포 개설에 별 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위원회가 실속 없는 '탁상행정'을 펼친 탓이라는 지적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5년 7월 방카슈랑스 규제 내에서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를 2년 간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먼저 은행지주의 은행-증권 복합점포에 보험계열사가 입점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에서 3곳, 하나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에서 2곳씩 총 10곳의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가 개설됐다.

금융위는 2년여 간의 시범 운영 끝에 지난해 11월말 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보험 복합점포 개수를 각 금융지주 또는 금융그룹당 3개에서 5개로 늘리고 은행-보험 또는 증권-보험사 형태의 복합점포 설립을 허용했다.

또 은행 계열사가 없는 미래에셋과 삼성 등도 증권-보험 복합점포를 설립할 수 있게 하면서 보험복합점포 진입장벽을 낮췄다.

하지만 그로부터 반 년이 지나도록 신규 출점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선 가장 적극적이어야 할 보험업계부터 복합점포 전략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다.

이미 금융당국 스스로도 보험 복합점포 영업 실적이 부진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바운드 영업 등 영업 활성화를 위한 장치가 없는데 굳이 보험사들이 비용을 들여가며 복합점포를 만들 이유가 없다는 것.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약 2년 간 보험 복합점포를 통해 체결된 보험상품 계약건수는 1068건, 보험료 수입은 약 27억3000만 원에 불과하다. 당국은 발표 당시 꺾기와 같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보험상품 모집실적은 미미했다고 스스로도 판매 부진을 인정한 바 있다.

금융위가 내놓은 개선책도 진입장벽만 낮췄을 뿐, 영업실적을 향상시킬 만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보험사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다.

새롭게 보험 복합점포 설립이 가능해진 미래에셋과 삼성 등도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합점포 개설을 위해서는 건물 임차료와 지점 운용 인력들에 대한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이 발생하는데 지점 밖으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영업이 여전히 불가능하다보니 설계사, TM 등 다른 영업채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같이 입점한 은행, 증권 계열사를 통한 연계 영업을 기대해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기존 방카슈랑스 영업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한 금융지주계열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 방문 고객은 단시간 업무만 보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보험 상품은 상대적으로 장시간 설명을 듣고 가입해야하는 특성상 복합점포 영업 환경과는 맞지 않는다"며 "보험업계에서 요구하는 아웃바운드 영업 허용과 칸막이 규제 완화 등이 선행되지 않고는 보험 복합점포 신규 출점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보험사와 달리, 은행-증권사간 복합점포는 금융지주계열을 중심으로 이미 활성화돼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복합점포는 지난해까지 총 50곳이 문을 열었고 올해 최대 15곳을 추가로 열어 '은행-증권 시너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의 폭 넓은 고객 인프라와 KB증권의 고수익 금융상품을 이은 소개영업이 대표적이다.

은행-증권사간 최초의 복합점포를 열었던 신한금융 역시 '신한 PWM'을 중심으로 50곳 이상의 점포를 열었고 하나금융과 NH농협금융도 전국적으로 10~20곳 내외의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비대면 채널을 통한 영업이 확산되고 있지만 은행과 증권사 모두 기본적으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한 영업망 구축이 리테일 영업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요소가 있어 보험사와 달리 복합점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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