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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조 적자 낸 한전, 하반기도 먹구름...전기료 인상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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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조 적자 낸 한전, 하반기도 먹구름...전기료 인상 '불가'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8.29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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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에 1조 원 가까이 적자를 낸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가 하반기에도 실적부진에 시달릴 전망이다.

여름철 누진제 완화와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이 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928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2년 상반기 2조30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최대 폭의 영업적자다.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8147억 원보다 적자폭이 커졌고,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도 지속 악화하고 있다. 2016년 말 143.4%였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149.1%, 2018년 말 160.5%로 상승했고, 올 상반기에는 172.6%까지 올랐다.

한전의 상반기 대규모 적자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사용 증가로 인한 연료비 상승과 낮은 원전 이용률이 주된 배경이다. 원전 가동을 줄이느라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사용이 늘어났다. 풍력, 태얄열 등 재생에너지의 경우에도 지난해 1㎾h당 발전단가가 원전보다 3배나 비싸다.

원전 이용률이 하락하면 한전은 자회사인 한수원 대신 민간 발전사에서 사들이는 전력량이 증가하면서 전력구입비가 상승한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지속으로 올 상반기 한전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소규모 발전사업자로부터 구입하는데만 8000억 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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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은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전은 상반기 1조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1분기 6299억 원 적자에서 2분기 2986억 원으로 적자폭을 개선했다. 하반기에는 적자폭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통상 3분기에는 영업실적이 좋은 편이고, 여름철 전력판매량 증가 등에 따른 전력판매수익 증가가 하반기 경영실적 개선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전이 하반기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7~8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 확대로 소비자에게 월 평균 1만 원 할인이 들어갔다. 3분기 실적에 2847억 원이 적자로 잡힐 것으로 추정된다.
 
원전이용률도 하반기 80%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의 원전이용률은 올 2분기 82.8%까지 상승했지만 과거 90%에 육박하던 수준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원전이용률이 7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지속으로 한전을 올 하반기에도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소규모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하는 비용으로 상반기(80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한전의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국제유가가 구입전력비에 반영되면서 1분기 영업손실이 늘었고 상반기 손실액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단가에 적용되는 유가는 평균 5개월의 시차를 두고 적용된다. 올 상반기에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 점은 하반기 실적악화 배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전공대 설립도 한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대학 설립 비용만 6210억원에 달하는 데다 매년 운영비가 600억원가량 필요하다. 부영그룹이 부지를 무상제공했지만 설립비용과 운영비용으로 한전에 재정부담이 가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이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전기료 인상만이 확실한 답안이다. 하지만 정부는 올해 전기료 인상 계획이 없는 상태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전기료 인상 논의 자체를 내년으로 미루는 분위기다.

결국 한전의 올 하반기 실적은 2조 원에 달하는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이 내부적으로 작성한 재무위기 비상경영 추진계획에서는 올해 2조 4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예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한전 실적이 개선된다고 하는데 올 여름철 누진세 완화에 따른 비용부담과 에너지전환정책 지속, 전기료 미인상 등의 악재가 겹쳐 하반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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