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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⑪] 하나제약, 2세 지분승계 마무리단계...'남매간 후계경쟁' 불안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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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⑪] 하나제약, 2세 지분승계 마무리단계...'남매간 후계경쟁' 불안요소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12.2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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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마취제와 의료용 마약제제 등 전문의약품을 생산하는 하나제약(대표 이윤하)은 1958년 설립된 우천제약이 전신이다. 서울대 약학대를 졸업한 조경일(76) 전 회장은 1996년 11월 우천제약을 흡수해 현재의 하나제약을 창립했다.

하나제약은 독과점 시장에 속하는 마약류 및 마취제 의약품 시장을 선도하는 품목을 다수 보유하며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흡입마취제 시장에서 세보플루란 성분 제품의 경우 시장점유율 50%로 독보적인 1위다. 중증도 진통제 구연산펜타닐 성분 의약품도 점유율 56%로 톱이다.

2018년 10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3660억 원으로 제약업계에서 20위권에 해당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1528억 원으로 30위권에 속한다. 올 들어서는 3분기까지 매출이 1224억 원으로 전년 대비 9.4% 증가하며 30대 제약사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가량으로 업계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3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7%다.

◆ 2세 자산승계율 83%...조동훈·예림·혜림 3남매 지분 고루 분산

하나제약은 단일기업 체제로 오너 일가 및 특수관계인 10명이 지분 58.67%를 보유해 단단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최대주주는 창업주의 장남인 조동훈(40) 부사장(25.23%)이다. 조 부사장보다 1살 많은 쌍둥이 누나 조예림(41) 이사와 조혜림(41) 씨가 각각 11.43%, 10.98%를 보유했다.

창업 1세대인 조경일 전 회장은 3.24%, 부인 임영자(64)씨는 4.58% 지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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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의 보유 주식가치는 2146억 원(24일 종가 기준)이다. 조 전 회장과 임 씨가 286억 원으로 13.3%를 차지한다. 2세로의 자산 승계율은 82.6%로 높다. 조예림 이사와 조혜림 씨 자녀들인 3세 3명은 87억 원(4.1%)어치 주식을 보유했다. 이들은 올해 나이가 11살과 9살에 불과하지만 제약업계 주식부호 순위는 120위권으로 낮은편이 아니다.

특히 조동훈 부사장은 주식가치가 924억 원에 달한다. 제약사 오너 일가 주식부호 순위에서 1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1000억 원대 주식부호를 바라보는 인물 중 나이가 가장 젊다.

조예림 이사와 조혜림 씨도 400억 원 이상으로 제약사 주식부호 순위에서 30위권에 올랐다. 하나제약은 2016년 탈세 혐의로 곤혹을 겪었지만 상장에 성공하며 젊은 오너 일가들이 주식부호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높지만 경영일선에 있는 2세로의 지분이 고루 분배된 것은 추후 부담 요소가 될 수 있다.

조동훈 부사장이 지분은 가장 많지만, 조예림 이사 일가 지분도 12.22%로 낮지 않다. 쌍둥이 자매인 조혜림 씨 가족 지분 13.35%를 더하면 25.57%로 조 부사장보다 높아진다.

게다가 조예림 이사는 지난 10월 두 차례의 장내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11.40%에서 11.43%로 끌어 올리며 존재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하나제약 오너 일가 중 상장 후 주식매입에 나선 인물은 조 이사와 임영자 씨 두 명뿐이다. 임 씨 지분율은 4.28%에서 4.58%로 높아졌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개인적인 투자에 대해서는 이유를 알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지분을 고루 나눠가진 경우 형제들 간에 서로 견제가 가능해 독단경영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후계구도 갈등이 언제든지 생겨날 수 있는 단점도 있다. 실제 최근 아워홈(대표 김길수)과 한진그룹에서는 지분을 고루 나눠 가진 2세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조동훈 부사장·조예림 이사 경영 수업 중...후계구도는 ‘아직’

자산은 2세로 많이 옮겨갔지만 경영권 승계구도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제약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조동훈 부사장이 영업과 경영본부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조예림 이사는 자금과 글로벌 사업분야를 맡고 있다. 조혜림 씨는 당초 하나제약 자금관리를 담당했으나 2016년 하나제약이 두 차례의 세무조사에서 모두 탈세혐의를 받으면서 조경일 전 회장과 함께 물러나 유학을 떠났다.

당시 하나제약에 대한 추징세액은 245억 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하나제약 지점들이 제출한 간이영수증 중 90% 이상이 허위라고 봤다.

업계에서는 당시 탈세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난 조예림 씨도 추후 경영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창업주는 현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임원으로 재직 중인 2세들은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두 명이 관리하는 영역이 다르고 전문경영인 체제이기 때문에 후계구도가 확립됐다고 볼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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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른 이야기지만 3세 승계 시 분산 된 지분구조에서 후계구도 확립 후 증여·상속에 따른 세금으로 지배력이 낮아지는 점에 대한 것은 고민거리다.

하나제약이 2세 승계를 하기 전인 2005년~2010년 오너 일가 지분율은 90% 이상이었지만, 2014년 조동훈 부사장이 최대주주가 되면서 오너 일가 지분율은 81%로 떨어졌다. 지난해 상장하면서는 공모주 유상증자로 인해 58%대로 더 낮아졌다.

자기주식비율은 2.8%로 낮아 우호지분으로 활용될 여지가 낮다. 3세 승계 시 공익법인을 세워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안 등이 고려될 수 있다.

한편 하나제약은 상장 이후 배당성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2018년도 배당성향은 17.2%로 상장전인 2017년 12.4%, 2016년 5.9%에 비해 높아졌다. 배당금 규모도 2016년 10억 원에서 지난해 45억 원으로 늘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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