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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20'성적표⑫] 통신3사, 경영목표 진행 상황은?...IoT 등 플랫폼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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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2020'성적표⑫] 통신3사, 경영목표 진행 상황은?...IoT 등 플랫폼 경쟁 치열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1.1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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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우리 기업들은 한 때 ‘비전 2020’이라는 이름으로 장밋빛 청사진을 무더기로 쏟아냈다. 2020년이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시점에서 각 기업들이 내건 경영목표가 얼마나 실현됐는지, 혹시 주먹구구식의 경영전략은 아니었는지를 점검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지난 2015년에 '2020년'을 겨냥한 경영 목표를 나란히 발표했다.

SK텔레콤은 3대 플랫폼 개발을 통한 기업가치 100조 원 실현을 내걸었고, KT는 정보통신기술 융합형 서비스로 매출 5조 원 달성,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서비스 세계 1위를 목표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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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SK텔레콤은 구체적인 매출 목표를 언급하진 않았다. 장동현 당시 사장은 ‘생활가치 플랫폼’ 개발, ‘통합 미디어 플랫폼’ 진화, ‘IoT 서비스 플랫폼’ 등 3대 차세대 플랫폼으로 3년 안에 100조 원의 기업 가치를 가진 종합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목표한 기업가치 100조 원은 SK텔레콤 기업군 상장사 시가총액이다. 2015년 SK텔레콤이 지배하는 회사 중 상장사는 ▲SK하이닉스 ▲SK커뮤니케이션즈 ▲SK브로드밴드 ▲아이리버 등 5개사였다.

당시 시가총액은 SK하이닉스가 33조, SK텔레콤이 22조, SK브로드밴드 1조 등 57조 원 수준이었다.

올해 주식시장이 개장된 지난 2일 기준으로 보면 목표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에 올랐다. SK하이닉스가 69조, SK텔레콤이 19조로 두 회사 합쳐 88조 원 규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8년에는 ADT캡스도 인수했고 11번가 등 다른 자회사들을 합치면 대략 100조 원 수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00조라는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ICT 복합기업 진화라는 큰 틀이 더 중요하다. 현재 시장 상황, ICT 트렌드가 변하면서 회사 전략도 이에 맞춰 나아가고 있다. 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4대 주요 사업을 토대로 기업 가치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시총 100조 목표 근접... 플랫폼 개발은 진행 중

3대 플랫폼 개발과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대표적 생활 플랫폼으로는 2016년 개발한 인공 지능 서비스 스피커 ‘누구(NUGU)'를 꼽을 수 있는데, 대화하듯 말을 걸면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엔진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수행하는 일종의 인공지능 비서라 할 수 있다. 지난해 4월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누구 네모‘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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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T '5GX 멀티뷰 서비스'

통합 미디어 진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SK텔레콤은 2015년 개인 맞춤형 방송을 제공하는 등 모바일에 최적화된 미디어 소비형태를 구현하는 ‘뉴미디어 플랫폼’을 선보여 2018년까지 1500만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밝혔었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지난해 선보인 ‘5GX 멀티뷰 서비스’는 한 화면에서 최대 12개에 달하는 다채널 영상을 동시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인데 지난해 개최된 모바일 기술대상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9월 지상파 OTT ‘푹’과 자사 OTT ‘옥수수’를 통합한 종합 OTT '웨이브‘를 출범하며 1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았고, 6월에는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그룹 싱클레어, 자동차 전장기업인 하만과 손잡고 5G와 ‘에이티에스시(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 Committee) 3.0’ 기반 차세대 방송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기술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방송 멀티뷰 중계 등이 가능해 차량에 탑승하면 개인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가입자 수는 목표 수치에 못 미쳤다. 현재 티브로드 합병 9부 능선을 넘은 SK텔레콤은 합병이 최종 승인되도 820만 명(브로드밴드 508만 명+티브로드 312만 명*지난해 3분기 기준)이며 통합 OTT 웨이브 가입자를 포함해도 1000만 명 수준이다.

◆KT, 해외매출 제자리...스마트 에너지 등 5대 플랫폼 개발은 순항 중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015년 9월 국내 통신 1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2020년까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서비스로 매출 5조 원, 해외 매출 2조 원 달성 등을 목표로 밝혔다.

▲스마트에너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 ▲차세대 미디어 셋톱박스 ▲빅데이터 활용 헬스케어 등은 물론 K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GIGA LTE', ’GIGA Wire’를 포함해 에너지, 보안 솔루션, 빅데이터 등을 매개로 ICT 융합형 서비스 등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리겠다는 것.

이 공약을 발표했던 2015년 당시 KT의 해외 매출은 700억 원 규모였다. 이듬해 946억 원으로 올랐으나 2017년 652억 원으로 뒷걸음질치더니 2018년 598억 원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상반기는 324억 원이다. 아직 하반기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금액이 예상된다.

해외 법인들의 부진이 컸다. KT는 국내 통신 시장이 포화하면서 르완다, 폴란드, 우즈베키스탄, 벨기에 등 신규 시장에 발을 내딛었다. 르완다에선 FDD LTE, 우즈베키스탄에서는 TDD LTE 사업 등을 진행했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실적 향상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KT가 2013년 15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들여 설립한 르완다 법인 르완다 네트워크(KTRN)는 2015년 말부터 2018년까지 누적 손실이 1024억 원에 달한다. 5년 연속 적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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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KT가 르완다 정부와 롱텀에벌루션(LTE) 기반 초고속 무선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모습

진출 초기에는 LTE 설비 투자 등으로 인해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2018년 5월 르완다 전역에 LTE 망 설치가 끝났음에도 서비스 안정화에 따른 비용이 지속적으로 지출되면서 누적 손실도 커지고 있다.

다만 KT는 해외 법인 매출만으로 공약의 실패를 논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KT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상 해외 매출은 해외 ‘법인’ 매출만 나타낸 것이며 글로벌 사업 본부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다. 예를 들어 러시아 등 해외에 가서 검침 사업 등을 하는 것도 많은데 이 실적은 해외가 아닌 유선 매출로 잡힌다”면서 “당시 해외 매출 규모가 7500억 원이었는데 현재는 공개하기 어렵다. 5G 같은 신 기술이 생기면 신 사업도 늘어나기 때문에 해외 사업을 주관하는 그룹사들 실적을 따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당시 비전은 임직원들 모두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하자는 뜻에서 해석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5대 플랫폼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KT는 2017년부터 스마트 에너지를 포함한 5대 플랫폼을 집중 육성 중인데 유·무선 통신용 냉각시스템 신기술 적용 및 통신시설의 운용 최적화를 통해 지속적인 에너지 절감을 실천해오고 있다.

특히 KT 북대구사옥은 노후설비 교체와 함께 KT의 통합 에너지관리 플랫폼(KT-MEG)기반의 전력 최고점 제어, 수요자원 거래시장(Demand Response Market, DR시장) 참여,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5년간 연평균 에너지 3.8%, 온실가스 923톤을 줄였다. 덕분에 에너지효율향상 분야 국무총리 표창을 2017년부터 3년 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2017년에는 세계 최초 AI 개인비서 기능을 갖춘 스피커에 셋톱박스와 카메라, 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기가지니`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올레 tv UHD IV'를 출시했다. 기존 UHD 셋톱박스에 비해 5분의 1 수준의 크기와 기존 대비 50% 수준의 대기전력만 소모의 초소형 모델이다.

KT 관계자는 융합형 서비스 매출 관련해, “황창규 회장께서 언급했을 당시에는 5대 플랫폼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내 부서도 만들었지만 2018~2019년 2년 동안 내용이 변경된 부분이 있다. 때문에 매출이 어느 정도 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 IoT 회선수 국내 3위 그쳐...CJ헬로 인수로 판도 변화 주도

LG유플러스는 2015년 당시 이상철 부회장이 LTE비디오포털과 IoT 서비스를 기반으로 2020년까지 세계 1등 기업으로 올라서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가입자 수를 살펴보면 2017년 12월 전 세계 처음으로 홈 IoT 1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출시 2년 만이다. 2018년 5월에는 인공지능 서비스 'U+ 우리집AI' 역시 최초로 200만 명을 넘었다.

다만 회선수를 보면 상황이 다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사물지능통신 회선수 1위는 SK텔레콤으로 288만7909개(37.4%)다. 2위는 KT(220만8125개 28.6%), 3위가 LG유플러스(178만2404개 23.1%)다.

다만 상황은 올해 바뀔 여지가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 수 만큼 차이가 크지 않을뿐더러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1위 CJ헬로(현 LG헬로비전)를 인수하면서 방송·통신 상품을 결합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 향후 시장 지위가 올라갈 가능성이 생겼다. 

성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7월 IoT 플랫폼 U+IoT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확장했음을 밝히며 네이버 클로바 기반 AI스피커로 음성 제어, 구글 어시스턴트로 스마트폰 및 음성 제어 방식 중 익숙하거나 AI플랫폼 선호도에 따라 선택 가능하게끔 지원했다.

지난해 4월에는 IoT 통신 'LTE-M1'의 전국망 서비스를 개시했다. HD급 이미지, 동영상 등 중급 용량의 데이터를 빈번하게 전송하는 서비스에 적합한 IoT 기술로 전력 효율이 높아 다량의 데이터를 전송하더라도 수년간 배터리 걱정 없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7년 선보인 NB-IoT와 4월 상용화한 5G를 더해 국내 통신사 중 최초로 3개의 IoT 기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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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유플러스 'LTE-M1'

지난해 1월에는 LTE-M1 첫 상용화 서비스로 블랙박스 1위 기업 팅크웨어와 블랙박스·LTE-M1을 활용한 실시간 통신서비스 '아이나비 커넥티드 프로'를 출시한 바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홈 IoT 1등 사업자로서 LG유플러스 IoT는 집안에서 연동 가능한 모든 기기에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면서 “IoT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 볼 수 있는데 타 국가에선 아직 기술력 부문에서 한국을 따라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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