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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남방 개척기②] 베트남우리은행, 모바일 중심 전략으로 급속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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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남방 개척기②] 베트남우리은행, 모바일 중심 전략으로 급속 성장 중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1.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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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남방 전략'에 수 년 째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규모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베트남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남방 전초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현지인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하며 현지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 금융회사들의 활약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지난 2017년 1월 법인이 설립된 베트남우리은행은 이제 만 4년 차로 접어든 후발주자이지만 최근 성장 속도로만 보면 외국계 은행 중에서도 돋보이는 행보를 보이는 은행 중 하나다. 

법인 설립 후 매년 5개 이상 오프라인 점포를 내고 있고 지난해부터는 모바일 중심의 상품 및 서비스 정책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올해를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는 '퀀텀 점프'의 해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9일 베트남 하노이 경남 하노이랜드마크타워에 위치한 베트남우리은행 본사에서는 사무실 확장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었다. 현재 빌딩 34층 절반을 사용하고 있는 베트남우리은행은 디지털 본부가 아랫층인 33층 일부를 추가로 사용하면서 기존보다 업무 공간이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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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하노이 경남 하노이랜드마크타워에 위치한 베트남우리은행 하노이 지점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베트남우리은행에 있어 디지털 전략은 현지 시장 공략의 핵심이다. 오프라인 영업은 이미 로컬 은행이 장악했고 지점 설립 허가를 받기 까다로운 현지 사정상 지점 영업망 확대에 의존하지 않고 미개척 영역이 많은 모바일 시장을 선점해 후발주자로서 가지고 있는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어려운 영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모바일을 기반으로 간편성과 신속성을 기본으로 한 여수신 상품을 개발해 현지우량고객 확보를 위해 새로운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모바일 중심의 상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AI기반 신용평가 시스템을 지난해 7월 오픈했고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모바일 대출 승인 등 업무 프로세스 개선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영수 베트남우리은행 영업추진부 부장은 "기존에 한국계 대기업 및 일부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 방식에서 베트남에서 필요로 하는 일반 베트남 사람을 상대로 하는 상품 및 서비스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모바일 서비스 개편과 더불어 비대면 마케팅 전담조직 등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모바일 영업 확장에 필요한 기술 및 제도적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모바일 뱅킹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비대면 계좌 개설의 경우 비대면 실명 인증을 위한 제도적, 기술적 보완이 이뤄지지 않아 다소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김종우 베트남우리은행 부법인장은 "베트남은 과거의 라이프스타일과 최첨단 모바일 환경이 공존하는 곳으로 아직까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서 "구체적으로 비대면 실명인증의 경우 최근 법 개정을 통해 조항이 일부 반영됐지만 한국처럼 하위 규정이 없어 기술적으로 구체화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다만 금융당국 차원의 의지는 충분히 있어 기대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영업에서도 베트남우리은행은 매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법인으로 전환되기 이전에는 호치민과 하노이에 2개의 지점만 운영되고 있었지만 현재는 베트남 내에 13개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기존 지점단위에서는 추진하기 어려웠던 카드, 자금 중계, 모바일, 펌뱅킹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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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초에 열린 다낭 지점 개소식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왼쪽에서 3번째)이 참석했다. 다낭 지점은 베트남우리은행의 10번째 지점이자 중부지역에서 최초로 개설된 지점이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10번째 지점인 다낭 지점을 개점하면서 베트남 북부·중부·남부 지역에 모두 지점을 열어 베트남 전역을 영업망에 두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당시 개점식에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직접 참석해 각별한 관심을 갖기도 했다. 손 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 간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부에서 베트남 법인 출범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현재 13개 지점인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2023년까지 30개 지점으로 확장하고 그 이후에는 PB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고객 서비스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까다로운 지점 설립 절차 등 외국계 은행에 대한 견제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로컬 은행보다 우위에 있는 고객 서비스와 모바일 영역 확대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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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사로서 시장 안착의 중요한 척도가 되는 '현지화' 역시 베트남우리은행은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전체 직원 450여 명 중 약 90%에 가까운 400여 명이 베트남인이다. 베트남 진출 기간이 짧아 아직 지점장급 이상으로는 한국 직원이 다수이지만 매년 지점이 개설되고 있어 현지 직원 비중과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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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우리은행 본사가 위치한 하노이 경남 하노이랜드마크타워에는 우리은행 외에도 여러 국내 금융회사 지점 및 사무소가 위치해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한편 베트남우리은행은 올해부터 베트남 은행에 적용되는 건전성 규제 기준 '바젤2' 기준 충족도 무난하게 맞춘다는 계획이다.

바젤2는 금융기관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국제 기준으로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최소 8% 이상 충족해야한다. 또 다른 한국계 은행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바젤2 이행 승인을 받은 바 있다.

김 부법인장은 "바젤2 기준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승인이 날 것으로 기대하는데 오히려 로컬 중소형 은행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외국계 은행들은 이미 본국에서 바젤3 기준을 준용하고 있어 이미 대비를 해 놓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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