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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계리사 인력난에 허덕...농협생명·동양생명, 1인당 준비금 2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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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계리사 인력난에 허덕...농협생명·동양생명, 1인당 준비금 2조 관리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0.01.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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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회계기준(IFRS17) 변경으로 보험사들이 의무 적립해야 하는 책임준비금이 늘어난 데 비해 이를 관리할 보험계리사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금융당국이 계리사 시험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시장에 신입 계리사는 많이 늘었지만 실무에서 경험을 쌓은 경력 계리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6월 기준 생명보험사 24곳, 손해보험사 15곳의 보험계리사 보유현황과 책임준비금 규모를 살펴본 결과 보험계리사 1명당 평균 8378억 원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4개 생보사 가운데 보험계리사 1인당 책임준비금 규모가 1조 원 이상인 곳은 9개사에 달했고, 농협생명(대표 홍재은)과 동양생명(대표 뤄젠룽)은 2조 원을 넘겼다.

보험계리사 1인당 책임준비금 규모가 크다는 것은 회사의 규모에 비해 계리사 수가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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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계리사는 보험사의 재무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산정하고 전반적인 위험을 분석해 자산의 적정성을 살펴보며, 상품의 인허가, 지급여력비율 계산 등의 업무를 한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책임준비금이 늘어나면서 계리사 1인당 책임준비금도 함께 증가했지만 계리사 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보험사에 소속된 계리사 수는 992명으로, 2018년 말 976명보다 17명 늘었다.

보험계리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보험사 소속 계리사 수는 1032명으로 전년 대비 0.06% 늘긴 했지만, 보험협회에서 밝힌 필요 계리사 수인 3000명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계리사 수가 부족해 구하기 힘들었지만 금융당국이 시험 난이도를 조정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완화됐다”면서도 “다만 IFRS17 도입을 앞두고 계리사를 구하는데 경험이 전혀 없는 신입 계리사는 현장에 바로 투입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회사에 맞는 계리사를 구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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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별로 24개 생보사 가운데 계리사 1인당 책임준비금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농협생명이었다. 농협생명은 책임준비금 59조7000억 원에 보험계리사 22명으로 1인당 2조7122억 원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말 등록인원과 등록 예정인 인원까지 올해 1월 현재 계리사 수는 41명으로 증가했다"며 "두 배 가까이 계리사 수가 늘면서 계리사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생명 역시 1인당 책임준비금이 2조 원을 넘어섰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말 보험계리사를 추가로 영입해 6월 대비 수가 많이 늘었다”며 “지속적으로 계리 업무를 강화하면서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대표 여승주)은 1인당 책임준비금이 1조5146억 원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화생명뿐 아니라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 교보생명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보험계리사 수는 50명을 넘어서지만 책임준비금 규모가 최소 70조 원을 넘어서는 터라 1인당 책임준비금이 높게 산정된 것이다.

보험계리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생명으로 124명에 달했다. 교보생명(대표 신창재·윤열현)은 62명이었으며, 한화생명은 54명으로 뒤를 이었다.

손보사 15개사 가운데서는 MG손해보험(대표 김동주)이 8495억 원으로 1인당 책임준비금 규모가 가장 많았다.

MG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 계리사 수는 4명이지만 계리사 이외에 관련 부서에서 지급여력비율 개선 등을 위해 업무를 하고 있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계리사 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흥국화재(대표 권중원)가 1인당 책임준비금 8380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가 5963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손보사 역시 보험계리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손보 빅3로 불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대표 이철영), DB손보(대표 김정남) 순이었다. 삼성화재는 129명, 현대해상 73명, DB손보 64명에 달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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