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마광수"'야동'시대에..판사 못믿겠다"
상태바
마광수"'야동'시대에..판사 못믿겠다"
  • 연합뉴스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0.28 10:29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품 한편 한편을 내놓을 때마다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켜 온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광수(56) 연세대 국문과 교수는 올 한 해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초 펴낸 시집 '야하디 얄라숑'에 예전 제자의 시 1편을 실은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고, 대법원에서 음란물 판정을 받은 소설 '즐거운 사라'를 비슷한 시기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혐의로 약식기소돼 벌금 200만원을 물기도 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것일까.

   마 교수가 또 다시 중편소설 한 편을 최근 탈고했다. 제목은 '사랑의 학교'. 200자 원고지 300장 분량인 이 소설은 주인공 '마광수 교수'가 여학생 5명과 사랑을 나누는 파격적인 내용이다.

   5년간 홍익대 교수로 재직했을 무렵 '경험'을 살려 썼다는 마 교수는 2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설로 읽어주길 바란다"면서도 "논란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 내심 떨고 있다"고 말했다.

   마 교수는 1970년대 이후 최근까지 쓴 에세이 중 발표하지 않은 작품들을 모아 '이 시대는 개인주의자를 요구한다'(새빛)와 '나는 헤픈 여자가 좋다'(철학과 현실사)도 최근 잇따라 출간했다.

   '이 시대는…'에는 비교적 무거운 내용, 길이가 긴 내용들이 '나는 헤픈…'에는 가벼운 내용, 짤막짤막한 글들이 수록됐다.

   그뿐 아니다. 내년 초에는 생애 열 번째 단편집도 묶어낸다고 했다. 재작년에 '섹스 스토리'라는 제목으로 모 일간지에 연재하다가 중단한 작품으로 그동안 틈틈이 집필을 계속해 단행본 분량으로 만들어놨다.

   '외설작가' 혹은 '솔직한 예술가'라는 극을 오가는 평을 받아온 마 교수. 그러나 그가 꾸준히 작품 활동에 매진해온 성실한 작가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 싶다.

   다음은 마 교수와의 일문일답.

   --우울증은 좀 호전됐나.

   ▲많이 좋아졌는데 치료제를 많이 복용하다 보니 위궤양이 생겼다. 하루에 담배를 세 갑씩 피운다. 끊어야 하는데 도저히 끊을 수가 없다.

   --2학기 강의명이 '변태성욕'이었다는데.

   ▲그런 제목을 과목명으로 쓸 수가 있나. '연기의 이해'였다. 내가 쓴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와 '문학과 성'이라는 교재를 중심으로 연극 영화 TV드라마 등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변태 심리를 강의했다. 예전에 연극 원론을 강의했는데 학생들이 무척 따분해 했다. 내 과목의 주제는 "모든 예술은 결국 성욕의 대리 배설이고 그 성욕의 저변에는 변태 성욕에 대한 욕구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반응이 어떤가.

   ▲너무들 좋아한다. 학생들이 몰려 인원을 400명으로 제한하고 두 개 반으로 분반했다. 예전에 내 강의는 1천명도 넘게 들었는데 아쉽다. 요즘 젊은이들이 인터넷 세대고 야동(야한 동영상)을 보고 자란 세대라고 해도 성지식은 20년 전 세대하고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가르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야동이 인터넷 공간에서 마구 돌아다니지만 성문학 이론에 밝고 실제로 창작까지 하는 사람은 한국에 나 말고는 없다. 정말 이상한 현상이다. 역시 검열이 두려워서, 나처럼 될까봐 겁나는 게지.

   ('즐거운 사라'를 홈페이지에 올린 혐의로 약식기소된 데 대해) 나는 상고를 안 했다. 야동이 넘쳐나는 시대다. 학생들은 그 작품을 보면 싱겁다고들 말한다. 16년 전에 "음란하다"는 이유로 걸린 작품이 이 시대 법에 또 걸린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동안 세상이 얼마나 변했나. 이젠 판사를 못 믿겠다. 야한 외국 서적물은 눈감아주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법개혁(대상)인 것 같다. 당해보니까 알 것 같다.

   --에세이집에는 어떤 글이 수록됐나.

   ▲요즘 자료를 정리하다 보니 예전에 써 둔 미발표 원고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대학원생 때 쓴 것부터 1980-90년대 써둔 의외로 좋은 글들이 썩고 있었다. 교수 사회의 권위의식을 비판한 글에서 스와핑, 오럴섹스, 맞바람 난 부부 이야기 등 솔직한 성적 담론을 담은 글들이 많다. 올해 재판받고 분노해 쓴 '음란죄는 처벌되야 하는가' 같은 글도 있다.

   --교수사회를 비판한 내용도 있는데.

   ▲(교수 사회의) 담론이 너무나 현학적이다. 각주 붙이고 참고문헌 달아야 논문이고 업적이다. 2000년에 내가 재임용에 탈락할 뻔한 것도 교수들의 그같은 생각 때문이었다. 서양 학자들의 책에는 깜빡 죽는다. (하지만) 데카르트, 니체, 쇼펜하우어의 저작에 무슨 각주가 붙어있나. 정약용이 쓴 글이 다 수필이다.

   인문학은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저작 중에 가장 평판 좋은 것이 문화비평 '인간'인데 그 책은 논문으로 쳐주지도 않는다. 그같은 생각은 인문학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제자시 도용 사건'을 통해 느낀 점은.

   ▲수백 편 시 중에 한 편 들어갔다…. 어쨌든 내가 미쳤던 것 같다. 꼭 어린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은 것 같은 기분이다. 스스로 잘못을 시인한다.(연합뉴스)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tyuuyyu 2007-10-30 17:05:59
hjkjhkjh
hkjhhghhkjhkj

tr 2007-10-30 17:05:37
tyuyg
yguyuygygygy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