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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남방 개척기⑤] 한화투자증권, 온라인증권사로 베트남 공략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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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남방 개척기⑤] 한화투자증권, 온라인증권사로 베트남 공략 '승부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1.22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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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하기 위해 '신남방 전략'에 수 년째 공을 들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1억 명에 육박하는 인구 규모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베트남은 국내 금융회사들의 신남방 전초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들은 현지인 대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하며 현지 금융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베트남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한국 금융회사들의 활약상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베트남 경제의 급성장으로 베트남 증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베트남 자본시장은 발전 초기 단계다. 베트남에 개설 된 증권계좌는 약 300만 좌로 총 인구 1억 명의 3%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향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 같은 가능성을 보고 지난해 '온라인 증권사'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다. 리테일 시장조차 아직 완전히 자리잡히지 않아 온라인 진출이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은 경제 수준 이상으로 모바일 환경이 갖춰진 베트남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시장 진입을 결정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현지 온라인 증권사 HTF 증권의 지분 90.05%를 인수하면서 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사명을 '파인트리증권'으로 바꾸고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 스마트폰 보급률 50% 이상...온라인 증권사 성장 가능성

지난 10일 파인트리증권 법인이 위치한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이준혁 법인장에게 최근 사명을 바꾸게 된 계기부터 먼저 물었다.

해외 진출하는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대부분 브랜드 인지도 향상 차원에서 국내에서 사용하던 브랜드를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한화투자증권은 '파인트리증권'이라는 생소한 사명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미 베트남 현지에 다수 진출해있는 그룹 계열사 덕분에 '한화' 브랜드를 사용해 연착륙을 시도할 수 있었지만 의외의 선택을 한 셈이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 시장에서 온라인 증권사라고 할 만한 곳이 없다보니 베트남에서 디지털 증권사로는 첫 번째가 되겠다는 포부와 소나무가 상징하는 신뢰에서 따와 고객에게 신뢰받는 증권사가 되겠다는 의지도 담겨있다"면서 "강인한 소나무처럼 고객 곁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는 의미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파인트리증권 출범식 현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에서 5번째)와 이준혁 법인장(왼쪽에서 6번째)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파인트리증권 출범식 현장. 권희백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에서 5번째)와 이준혁 법인장(왼쪽에서 6번째)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베트남 증시는 아직 초기 성장단계이고 리테일 채널은 현지 증권사가 장악하고 있지만 거래량의 상당수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처리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온라인 거래의 상당량은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이루지기 때문에 거래 수단만 온라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온라인 채널이 널리 활용된다는 점은 향후 성장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직 자본시장의 성숙도와 제도적 미비라는 과제가 남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파인트리증권은 제도적으로 미성숙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시장을 선도하는 플레이어로 포지셔닝을 했다.

이 법인장은 "베트남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50%가 넘고 전자지갑 플랫폼 '모모'의 가입자가 500만 명이 넘을 만큼 모바일을 이용한 서비스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특히 베트남 주식시장은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이 커지면 모바일 시장 규모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작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출범하고 실질적으로 올해 닻을 올린 파인트리증권은 현재 온라인 주식 트레이딩 부문을 중심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개사를 넘어 투자은행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장기 성장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파인트리증권은 지난해 자기매매 라이선스를 취득한데이어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IB 언더라이팅 라이선스를 추가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파생상품 라이선스도 취득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공급하겠다는 포부다.

이 법인장은 "고객이 장외거래 채권이나 부동산 상품 등 다양한 상품 문의를 하더라도 우리가 제공해드릴 수 없으니 상품 다양성 추구 의미로 포부를 밝힌 것"이라며 "상품 다양성 차원에서 종합 투자은행으로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한화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이준혁 한화투자증권 베트남법인장

그러나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업 특성상 외국계 금융회사가 점유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고 더욱이 파인트리증권은 오프라인 채널이 없어 베트남 시장 정착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파인트리증권은 사실상 출범 첫 해인 올해는 가시적인 수익 창출보다 시장에 온라인 증권사로서 이름을 알리는 작업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고객 모집을 위한 적극적인 프로모션은 이미 시작하고 있다. 기간 이벤트로 진행했던 '주식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제도적으로 평생 무료로 전환했고 신용거래융자 금리도 2월 말까지 6.8%로 대폭 인하했다. 현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평균 11~12%라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이다.

향후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한화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한화테크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9개 계열사가 법인 또는 사무소 형태로 진출해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인력채용 및 마케팅 부문, 장기적으로는 투자처 물색 및 자산운용 부문에서의 협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 법인장은 "파인트리증권은 '한화' 브랜드를 붙이지 않는 핸디캡을 극복해야하는데 올해는 온라인 증권사로서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세우는 한 해,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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