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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윤종원 행장 출근 지연에 임기 끝난 부행장·사장단 인사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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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윤종원 행장 출근 지연에 임기 끝난 부행장·사장단 인사 차질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1.23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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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이 윤종원 행장의 본관 출근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부행장과 자회사 사장단 인사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들이 아무도 연임 절차를 밟지 못하고 퇴임하면서 다른 부행장이 업무를 겸직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영에 차질이 우려된다.

이달 3일 취임한 윤종원 행장은 이후 20여일 가까이 기업은행 본점이 아닌 금융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가 윤종원 행장이 은행 근무 경험이 없는 청와대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정부·여당의 낙하산 인사에 대한 사과와 행장 임명 절차에 대한 개선안 마련 등 재발 방지 대책이 나올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이에 윤종원 행장은 국내 금융권 CEO(최고경영자) 가운데 역대 최장 출근 저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지난 2013년 14일간 출근하지 못했던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금융노조 제공
금융노조 제공

 

문제는 윤 행장의 출근 지연으로 기업은행의 임원 인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기업은행 부행장 중 3년 임기를 모두 채운 사람은 임상현 영업그룹 부행장(전무), 김창호 소비자브랜드그룹 부행장, 배용덕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오혁수 글로벌자금시장그룹 부행장, 최현숙 여신운영그룹 부행장 등 총 5명이다.

이들 가운데 지난 20일 기업은행의 임상현 부행장, 김창호 부행장, 배용덕 부행장, 오혁수 부행장은 3년 임기가 만료되면서 퇴임했다. 행장이 출근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임기 만료 임원의 재선임이나, 후임자 선임 등의 절차가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겸직이 불가능한 전무이사 자리를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의 부행장 업무는 현재 다른 부행장들이 나눠서 겸직하고 있다. 최현숙 여신운영그룹 부행장은 오는 2월 20일 임기가 만료된다.

또한 8개 자회사 중에서 IBK투자증권(김영규), IBK연금보험(장주성), IBK시스템(서형근), IBK자산운용(시석중), IBK신용정보(이호형) 등 5개사 사장이 이달과 다음달에 걸쳐 임기가 만료된다.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와 이호형 IBK신용정보 대표는 ‘2+1년’ 임기를 모두 채워 교체 대상이다. 퇴임 시기가 지난 자회사 사장단은 임시방편으로 업무 연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임원 인사가 지연되면서 당장의 경영 차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로운 행장 체제 아래 각 임원, 영업부서, 책임자 등이 지난해 실적을 결산하고 올해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상황이지만 통상 1월 말 이뤄지는 전국영업점장회의가 지연되는 등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 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노사 간 임단협까지 무기한 연기 상태에 놓여있다.

자회사의 경영공백을 막으려면 윤종원 행장의 출근 지연 문제가 해결되고 부행장 인사가 속히 마무리돼야 한다. 통상 기업은행 부행장이 자회사 사장으로 선임돼 왔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은행은 빠른 시일 안에 노사 간 의견 합치를 이뤄 경영 공백을 최소화 한다는 입장이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윤종원 기업은행장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미 임기 만료 대상인 부행장과 자회사 사장단의 인사시기를 훌쩍 넘겼다”면서 “하지만 노사 간 의견 합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인사를 강행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노조에서도 인사 지연으로 인한 부작용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노사 간 대화를 시도한다면 조만간 타협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노조 담당 부서에서 노사 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 중에 있다”면서 “하루빨리 서로의 입장차를 조율해 경영 차질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기업은행은 상반기 정기인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출산 등 휴‧복직자만을 대상으로 1월 중 인사발령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통상 1월과 7월, 연 2회의 정기인사를 실시하는 데 정기인사 시기에 맞춰 출산, 육아 등으로 휴‧복직을 계획하는 직원들이 많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윤 행장이 취임 후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와 ‘적재적소 인사’를 강조했다”며 “여러 사정으로 상반기 인사가 다소 지연될 수 있겠지만 휴‧복직을 계획하고 있는 일부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이번 인사발령의 취지”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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