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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타격 우려되는 코스피 100대 기업은?...LG디스플레이 매출 64% 중국에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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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타격 우려되는 코스피 100대 기업은?...LG디스플레이 매출 64% 중국에 의존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2.0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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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사태로 중국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코스피 100대 기업 가운데 24개 기업이 중국에서 매출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디스플레이(사장 정호영), 오리온(대표 이경제), 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 LG화학(대표 신학철), 삼성SDI(대표 전영현) 등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웃돌았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코스피 100대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지난해 3분기까지 지역별 매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국 관련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은 24개사였다.

LG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4.3%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17조539억 원 중 10조9719억 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난징, 광저우, 연태, 푸칭, 쑤저우 등에 법인을 두고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재 패널 공장은 가동 중에 있지만, 추후 상황에 따라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국내 시설을 활용할 계획이지만,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될수록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패널 공장이 문제없이 가동되더라도 중국 경기에 따라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리온과 SK하이닉스도 매출의 절반가량을 중국에서 채우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매출 비중이 49.1%다. 초코파이는 한국보다 중국에서 더 잘 팔린다. 1997년 중국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며 본격 진출했고 ‘좋은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요우(好麗友)파이’로 판매 중이다. 현재는 4개의 생산법인을 갖고 있다.

오리온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한 폐렴 악재를 맞게 됐다. 오리온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17년 48.1%에서 2018년 48.4%, 지난해 3분기까지는 49.1%로 높아지는 추세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중국 매출은 7195억 원으로 전년 보다 1.1% 증가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춘절 휴가로 현지 법인 직원이 모두 휴가를 떠난 상황으로 연휴가 끝난 이후 대응방안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사드 사태 이후 현재 매출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이고, 베트남과 러시아 등에서도 해외사업이 성장하고 있다”며 “우한 폐렴으로 인한 실적 예측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장쑤성 우시와 충칭에 사업장을 두며 전체 매출의 48%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은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실적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특정 기업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과 삼성SDI도 중국 매출 비중이 30%대로 높다. 특히 이들은 지역별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규모가 가장 크다.

석유화학은 중국 수요가 많아 중국의 경제 성장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자재료소재 수요도 중국을 중심으로 꾸준할 것으로 전망되던 상황이라 더욱 뼈아픈 상황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1분기 사업 전반이 계절적 비수기인데다 우한 폐렴으로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분기부터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올해 전기차배터리 수요 확대로 전지사업부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대표 이윤태), 한미약품(대표 권세창·우종수), 삼성전자(대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은 중국매출 비중이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메모리사업 부진으로 지난해 영업이익(27조 원)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시장 위축이 달갑지 않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글로벌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1분기에는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 중에 메모리 재고 정상화를 추진하고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1996년 북경한미를 설립하며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우한 폐렴 상황을 주시하면서 현지 직원 재택근무 등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 한화솔루션(대표 이구영·김희철·류두형), 현대모비스(대표 박정국), LG생활건강(대표 차석용), 에쓰오일(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 SKC(대표 이완재), 일진머티리얼즈(대표 허재명·주재환) 등도 중국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 비율을 나타냈다.

아모레퍼시픽(대표 서경배·안세홍), 현대자동차(대표 정몽구·이원희·하언태·정의선), 포스코(대표 최정우) 등은 실적보고서를 통해 지역별 매출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중국 매출이 낮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3분기까지 277만여 대를 생산했는데 이중 중국에서 44만3000대가 팔렸다. 생산 대비 중국 판매 비중은 16%에 이른다. 포스코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수출 실적 49억 달러 중 중국 비중이 15.1%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4조2465억 원 중 아시아지역이 1조5306억 원으로 36% 비중을 차지한다. 아시아 사업은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주력이다.

재계 관계자는 “특정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해외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들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올해 사업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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