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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호반·우미건설 등 공격적 투자 나서...M&A·스타트업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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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호반·우미건설 등 공격적 투자 나서...M&A·스타트업 '눈독'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20.02.1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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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과 호반건설, 우미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잠재력 확대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주력인 건설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가 하면, 사업다각화를 위해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기도 한다.

중흥건설그룹(대표 정창선) 정창선 회장은 지난달 21일 광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3년 내 대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그룹 재계 20위권 진입 청사진을 밝혔다. 이 기간 내에 확보한 유동성 자금을 통해 인수대금으로 1조 원, 운영자금으로 3조 원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향후 몇 년 안에 자금이 확보되면 실행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봤을 때 그 동안 진행했던 주택과 토목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대형 건설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우건설 뿐만 아니라 향후 매물로 나올 수 있는 건설사들을 디테일하게 검증해 봐야 될 것으로 본다”며 “꼭 대우건설을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호반건설(대표 김상열)과 우미건설(대표 이석준)은 미래 먹거리를 위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 위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은 별도의 법인 ‘플랜에이치’를 설립해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플랜에이치는 호반그룹이 지난 2월에 설립한 ‘엑셀러레이터’ 법인으로 호반건설, 호반산업 등 호반그룹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초기 기업 등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는 창업 인큐베이팅을 통해 안정화 된 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성장을 위한 교육과 투자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플랜에이치는 '건설혁신 추진협의회'(KOREA Inno-Build Association, 이하 'KIBA')를 발족해 건설 관련 기술 기반 스타트업 사업 연계와 글로벌 진출 지원 등에 나서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호반건설 등 호반그룹은 지난해 스타트업 투자 지원사업인 엑셀러레이터에 진출했다”며 “건설 신기술과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및 4차 산업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폭넓게 발굴, 보육,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씨드투자와 연구개발(R&D)사업 연계 뿐만 아니라 산업에 연계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우미건설은 건설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우미건설은 지난 1월 부동산중개플랫폼 직방이 세운 ‘프롭테크’에 특화된 IT전문 투자회사인 브리즈인베스트먼트에서 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했다. 지난해에는 공유주방 스타트업 '고스트키친'과 공유주택  '미스터홈즈'에도 각각 투자한 바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창의적인 스타트업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며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업시설 등에 적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젊은 세대들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발산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다”며 “다만 아직까지 투자를 위한 별도의 법인 설립 계획은 없고 이를 맡고 있는 조직내 팀을 통해 경영진의 의사를 반영하는 쪽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중견건설사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주택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대형건설사들이 꽉 쥐고 있는데다 건설경기까지 악화되고 있어 중견건설사 입장에선 사업다각화가 절실하다는 분석이다.

대한부동산학회 서진형 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아파트나 주거형 부동산 등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업은 대형건설사들이 사실상 독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견건설사들이 사업다각화를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업 뿐만 아니라 각자만의 특화 분야를 강화해 생존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라며 “스타트업 투자와 대형 기업 M&A 모두 규모와 상관없이 미래를 위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지난 몇 년간 부동산 활황기를 맞아 상당수 중견건설사들이 몸집을 불릴 수 있었다”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그 동안 축적해온 유동성을 통해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72.1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92.6) 대비 20.5p 급락한 수치다. 지난해 1월(76.6)보다도 4.5포인트 빠졌다. 1월 수치로는 6년 내 최저치다. CBSI는 기준선 100을 중심으로, 이를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건산연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건설경기 부양책의 영향으로 4년 5개월만에 가장 높은 92.6을 기록했는데, 한 달만에 다시 70선으로 급감했다”면서 “연말 일시적으로 회복한 체감경기가 다시 이전 침체한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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