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산업계 '부글부글'...경쟁력 발목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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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산업계 '부글부글'...경쟁력 발목 잡아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2.1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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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전기요금이 주택용 전기요금 가격을 추월하면서 철강, 자동차, 정유, 화학 등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전력(대표 김종갑) 전력통계 속보에 따르면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난해 1~11월에 역대 처음으로 101.0%로 역전했다. 작년 1~11월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h당 평균 105.8원으로 계산됐다. 주택용 요금(㎾h당 104.8원)보다 평균 1.0원 높았다.  

주택용보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비싸진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대량으로 공급하는 데다 심야 전력을 많이 쓰기 때문에 원가가 훨씬 낮음에도 한전이 실적개선을 위해 주택용 전기료를 낮추고, 산업용 전기료만 올려온 결과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 경만해도 산업용 전기요금은 주택용 전기요금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올랐다. 2010년에도 kWh당 76.6원으로, 주택용(119.9원)의 63.9%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2016년 기준 주택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 53.6%, 프랑스 55.9%, 독일 43.7%, 영국 62.5%, 일본 69.3% 등인 데 비해 한국은 87.1%로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아졌다. 100%를 넘긴 지금은 세계 최고로 가격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한전은 적자 보전을 위해 추가적으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6년 만에 적자를 낸대다 한전공대 설립비용과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까지 떠안으면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전은 올 상반기 중 전기요금 체계개편안을 수립,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합리적인 안을 만들어 정부와 협의를 거쳐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철강, 전자, 정유 등 전기료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계의 분노도 커지고 있다. 탈원전 등으로 인한 적자를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메꾸려고 하는데 주택용은 못건드리고 만만한 산업용만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제조업 원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에서 가장 전기를 많이 쓰는 업종은 철강이다. 전기로를 이용해 고철을 녹인 뒤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철강재 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이다.

전방위 수요산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료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크게 고전하고 있는 철강업계는 산업용 전기료 상승으로 더욱 어려운 처지라고 설명한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조8689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0.2% 줄었고, 현대제철은 3313억 원의 영업이익에 그치며 전년보다  67.7%나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과 국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전기료의 지속적인 인상으로 원가부담이 커져 기업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화학업계도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적으로 정유·화학업계는 에너지다소비 업종으로 분류된다. 제품을 생산하는 원가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전기료 인상은 곧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폴리염화비닐(PVC)을 생산하기 위해 바닷물을 전기분해해서 사용하는데, 전기요금이 원가의 60~70%에 달한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시 원가 상승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유, 석유화학 업체들 역시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어서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를 인상하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자칫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며 "전기료 인상에 앞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철강 산업에 비해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지만 전기료 인상으로 제품 원가가 올라가는 등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여기에 각종 전기차 충전료 할인혜택을 한전이 폐지하면서 전기차 판매 악화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산업용 전기료 인상으로 제조업 생산 단가가 올라가면 결국 자동차 가격에 반영시킬 수 밖에 없어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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