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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눈치보기에 보험사 '분쟁중 소제기'↓...소비자 소제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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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눈치보기에 보험사 '분쟁중 소제기'↓...소비자 소제기는↑
  • 문지혜 기자 jhmoon@csnews.co.kr
  • 승인 2020.02.19 0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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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험사들이 분쟁 중 소비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보험사뿐 아니라 전체 금융사를 대상으로 ‘소비자 보호’를 주문하면서 소송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사와 소비자 간 보험금을 두고 다투는 ‘분쟁’ 자체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 중 소제기 건수는 174건으로 전년 220건에 비해 20.9% 감소했다.

전체 분쟁 중 소제기 건수는 24개 생보사에서 34건에 불과한 반면 16개 손보사의 경우 140건으로 4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자동차 보험’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보험사가 소비자를 상대로 소제기를 한 경우는 85건으로 전년 154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지난해 생보사들의 소제기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반면 소비자가 보험사에 소제기를 한 경우는 89건으로 전년 66건 대비 34.8% 증가했다. 

 
보험사와 소비자 간에 생긴 갈등은 단순 민원과 분쟁으로 나뉜다. 단순히 상품에 대해 문의하거나 불친절과 같은 서비스 문제는 민원으로, 보험금 청구 및 불만 등 금전적인 민원은 분쟁으로 분류된다.

분쟁은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이해당사자들에게 합의를 권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처리되지만 소비자와 보험사 어느 한 쪽에서 소송을 제기하면 분쟁조정이 중단된다. 때문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보험사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 분쟁조정을 중단하고 소송을 제기하는 꼼수로 활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보험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분쟁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보험사들이 눈치를 보고 소송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다”며 "손해보험은 생명보험보다 소액 보험이 많아 민원 수 자체가 많은데다가 자동차보험의 경우 사고 당사자 및 사고 상대방, 공업사 등 민원인이 여러 명이기 때문에 분쟁건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 생보사가 제기한 소송 ‘0’...손보 소송 줄었으나 분쟁 급증

전체 분쟁건수는 생보사가  1만754건으로 전년 1만2494건에 비해 13.9% 감소한 반면 손보사는 2만5307건으로 전년 2만1946건 대비 15.1%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소제기 건수 및 보험사 측 소제기 건수는 모두 줄었다.
 
생명보험사중에서는  보험사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송건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2018년 DGB생명(3건) KDB생명(2건), 삼성생명(2건), 푸본현대생명(2건) 등 4개 업체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총 9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나 2019년에는 '0'건을 기록했다. 

24개 생보사 가운데 전체 분쟁 중 소제기 비율이 높은 곳은 KDB생명으로 3.4%에 달했다. 2018년 0.5%에 비해 2.9%포인트 올랐다. 분쟁신청 322건 가운데 11건의 소송이 제기됐는데, 모두 소비자가 보험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것이다. 

나머지 생보사는 분쟁 중 소제기 비율이 1% 이하였다. 흥국생명이 소제기 3건으로 0.7%를 기록했으며 삼성생명은 0.4%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생명 0.4%, 미래에셋생명 0.4%, 라이나생명 0.4%, 푸르덴셜생명 0.3%, 교보생명 0.1% 순이었다.

ABL생명, 푸본현대생명, DGB생명, 동양생명은 2018년 1~3건에 달했던 소송 제기 건수가 지난해 0건으로 줄었다.
 


16개 손보사의 2019년 한해 전체 소제기 건수(140건)도 전년도(192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또한 보험사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를 제기한 건수 역시 85건으로 전년 145건 대비 41.4% 줄었다. 

소제기 건수 자체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화재였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소송건수는 25건으로, 전년 36건 대비 30.5% 감소했다. 이어 현대해상과 AXA손보가 10건, 한화손보 8건 순이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소송 제기 가이드를 까다롭게 설정하면서 민원인을 상대로 하는 소제기 건수가 크게 줄었다"고 답했다.

손보사 대부분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송건수를 줄였지만 16곳 가운데 5곳은 증가했다. 흥국화재는 2018년 0건이었던 소비자 대상 소송건수가 4건으로 늘었으며, 에이스손보 2건, 농협손보 1건으로 늘었다. 

MG손보는 5건으로 전년 대비 2건 증가했으며, DB손보 역시 6건으로 전년 대비 1건 늘었다. 

전체 분쟁 건수 대비 소송 제기 비율은 서울보증보험이 5.9%로 가장 높았다. 서울보증보험은 일반 보험사와 달리 ‘보증’을 위한 곳이기 때문에 구상 절차로 인해 사법절차를 밟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이어 AXA손보가 2.7%로 2위를 차지했다. 분쟁신청 559건 가운데 소송 제기 건수 15건에 달했다. 에이스손보는 소송제기 2건으로 소제기비율 1%를 기록했으며 삼성화재 0.9%, 한화손보 0.7%, MG손보 0.7%, 더케이손보 0.7% 순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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