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노조추천 이사제 논의...국책은행 활발, 민간 금융사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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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노조추천 이사제 논의...국책은행 활발, 민간 금융사 잠잠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2.2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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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히 불발로 그쳤던 금융권 노조추천이사제가 올해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 IBK기업은행(행장 윤종원) 등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반면, 민간 금융사의 경우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KB금융지주 노동조합협의회가 후보 추천을 철회하면서 올해도 사실상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우선 KDB산업은행은 오는 3월 최방길 사외이사를 시작으로 5월 양채열 이사 등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노조 측이 집행부 교체를 계기로 노조추천이사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최근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이 무산된 한국수출입은행 노조 역시 관련 논의와 시도는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수출입은행 노조는 지난해 말 방문규 신임 행장과의 합의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했지만 최종 선임은 불발됐다.

현재 금융권에서 노조추천이사제 논의가 가장 뜨거운 곳은 IBK기업은행이다. 윤종원 은행장은 지난달 29일 취임에 앞서 향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검토하는 내용과 관련해 노조와 합의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노조추천이사제는 누구를 임명해서 어떤 역할을 맡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노조추천이사제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면 타은행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김정훈·이승재·신충식·김세직 사외이사 등 총 4명의 사외이사가 임기를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김정훈 이사와 이승재 이사의 임기가 내년 2월과 3월에 종료되며 나머지 2명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 측은 노조추천이사제를 통해 내년 초 임기 만료 대상 사외이사의 후임 선정 과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히 높다는 평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당행 노사 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노조추천이사제는 노동이사제와는 달리 별도의 정관이나 법률 개정이 필요 없어 상대적으로 도입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일전에 노사 간에 진행한 합의 내용이 반드시 노조추천이사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보기는 어렵다”며 “은행 경영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사외이사 추천 건을 배척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반면, 민간금융사의 경우 KB노협이 지난 14일 사외이사 후보 추천 입장을 철회하면서 논의 자체가 사실상 중단됐다.

당초 KB노협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를 KB금융 이사회 사무국에 추천하고 다음 달 27일 예정된 KB금융 정기주주총회에 주주제안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KB노협은 자신들이 추천하려던 인사가 사외이사 후보를 고사하면서 추진 계획 자체를 취소하게 됐다.

KB노협의 사외이사 추천 시도는 이번이 4번째로 지난 2017년과 2018년 주총에서 주주제안 방식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바 있지만 찬성표가 적어 부결됐다.

지난해 역시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으나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백 변호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지향에서 KB금융 계열사인 KB손해보험으로부터 법률자문·소송을 수임한 이력이 발견되면서 후보 결격 시비가 벌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KB를 제외한 신한이나 우리, 하나금융 등은 제대로 된 논의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경우에는 국책은행과는 달리 주주가 개인과 기관 등으로 이뤄진 민간기업의 특성이 있다”면서 “당행 역시 우리사주조합이 있긴 하지만 현재 노조추천이사제를 강력하게 추진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추진하려는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면서 “더불어 우리사주지분 위임 등 노조추천이사제와 관련해 법적인 근거가 마련돼지 않은 측면도 있고 최근에는 내부적으로 현안이 많아 노조 역시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논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최근에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는 없었다”며 “시중은행의 경우에는 개별 은행들이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하기 보다는 연합회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지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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