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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외부 출신 대표 1년 만에 교체...3세 경영체제 위한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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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 외부 출신 대표 1년 만에 교체...3세 경영체제 위한 포석?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3.20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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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이 조정열 대표를 임기 1년 만에 교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주로 기용되던 영업이나 R&D출신이 아닌 '인사통'으로 꼽히는 백진기 대표가 선임되면서 창업 3세가 임원으로 함께 승진해 경영승계를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독은 지난 19일 주주총회를 열고 백진기 인사 담당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1984년 한독에 입사해 36년간 인사, 조직, 교육 및 노무관리를 이끌었고 우수한 기업문화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독이 내부인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또 연구개발이나 영업·마케팅 경력자가 대표이사를 맡아오던 관행을 깨고 인사 담당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게 된 것도 다소 이례적이다.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대목이 오너인 김영진 회장의 아들인 김동한 씨가  경영조정실 상무보로 승진한 점이다. 

공교롭게도 김 상무보의 승진에 맞춰 조정열 전 대표가 임기 1년 만에 갑작스레 퇴임하고, 조직관리에 능한 백진기 대표가 선임된 것을 두고 3세 체제 구축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한독 CEO에 내부 인사가 선임된 것은 12년 만의 일이다. 1973년에 입사해 30년 넘게 영업전문가로 근무한 뒤 2005년 11월 CEO에 선임된 고양명 전 대표 이후 두 번째다. 고 전 대표는 2009년 3월 퇴임했다.

이후 한독은 10년 넘게 외부 인사가 오너인 김영진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왔다. 2018년까지 10여 년 동안 의사 출신인 김철준 전 부회장이 연구개발(R&D) 경력을 살려 대표를 맡아왔고, 마케팅 전문가인 조정열 전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조 전 대표의 경우 임기가 2021년 3월까지로 1년 남았지만 올해 주총을 앞두고 사임했다.

특히 조 전 대표는 재임기간 중 한독 수익성을 높이는 등 경영성과를 냈음에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조 전 대표 취임 전 20112년~2017년 한독의 영업이익률은 1~2% 수준이었지만, 2018년~2019년에는 5% 안팎으로 크게 개선됐다.

한독 측은 “본인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사의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독 백진기 대표
한독 백진기 대표

이번 대표이사 교체를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외부에서 영입된 영업·마케팅 전문가보다는 내부에서 조직을 관리하던 인물이 경영승계에 더욱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약은 업종 특성상 연구나, 마케팅, 영업에 정통한 인사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후계 승계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내부 분위기를 다독이고 조직 결속을 이끌기 위해 내부 출신의 관리 전문가가 더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승계와 관련한 질의에 한독 관계자는 “백 대표는 오랜 기간 근무하며 관리영역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회사에 대한 이해가 깊고, 애정이 많은 것을 높게 평가받아 선임됐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오너 2세 김영진 회장은 1996년 40세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후계자로 지목되는 3세 김동한 상무보는 1984년생으로 37세다.

김 상무보는 2018년 한독 경영조정실 팀장에서 실장으로 승진한 뒤 2019년 이사로 승진했다. 1년 만에 상무보가 되며 고속 승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배구조상 김 상무보로의 지배력 승계는 이미 상당부분 진행된 상태다.

한독은 오너일가→비상장사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한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김 상무보는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 지분 31.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독은 와이앤에스인터내셔날이 17.69%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했고, 김영진 회장이 13.65%로 2대 주주다. 김 상무보는 0.02% 지분을 보유해 추후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선 한독 주식을 늘려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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