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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내이사 4명 재선임에 노동계 반발...열쇠는 국민연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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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사내이사 4명 재선임에 노동계 반발...열쇠는 국민연금에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3.25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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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로 임기가 끝나는 포스코(대표 최정우) 사내이사 4명이 전원 재추천됐지만 노동계에서 반대를 표하면서 27일 주주총회 결과가 주목된다.

포스코는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난 21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현재 사내이사로 재직 중인 장인화 철강부문장,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 김학동 생산기술본부장, 정탁 마케팅본부장 등 4명을 모두 재추천했다. 이들은 오는 3월 27일 주총일까지가 임기다.

포스코는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회와 이사회에서 자격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사내이사 후보를 확정했지만 이들의 재선임에 대해 노동계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사회 사흘 전인 지난 18일에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 포스코지회, 광주전남지부 포스코하내하청지회, 공적연금강화공동행동 등은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관리공단 기금운영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들이 최고 경영진으로서 최 회장 체제 포스코의 기업가치 추락에 공동책임이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재선임 안건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2018년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취임한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라며 국민연금공단이 대주주로서 포스코 경영의 정상화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기 위해 주어진 권한을 적극적으로 책임 있게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도 성명을 내고 포스코의 각종 불법행위와 부실경영으로 인한 회사 손실은 결국 기금수익 악화로 이어져 국민연금 가입자의 피해를 불러오고 나아가 포스코 기업의 각종 위법행위와 부실경영에 대해 현 경영진의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포스코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익 5576억 원을 기록하며 10분기 만에 1조 원 밑으로 떨어졌다. 작년 영업이익은 3조8689억 원으로 전년보다 30.2%나 감소했다. 포스코 주가는 최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 27일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8월 1일 시가총액은 29조 1639억 9600만 원, 종가는 33만 4500원이었으나 현재 시가총액 12조 1626억 원, 주가는 13만 대까지 하락했다.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내이사 4명의 재선임 가능성은 높게 점쳐진다.

현재 포스코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이 11.7%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이고, 이어 씨티은행(CITIBANK.N.A)이 10.57%를 가지고 있다. 씨티은행은 포스코의 DR(주식예탁증서) 예탁기관으로, 의결권은 각각의 DR 소유주가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5.57%는 소액주주들이다. 결국 열쇠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쥐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재벌기업에 날을 세우는 것과 달리, 공기업 성격이 강한 한국전력이나 포스코에 대해선 특별히 반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에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있어 포스코 사내이사 4인에 대한 재선임 건도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포스코는 사내이사 4인에 대한 재선임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와 같은 사내이사진을 꾸려 글로벌 철강시황 악화에 대비해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사내이사들이 재선임 이후에 풀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적 개선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업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이들 지역의 철강 수요 둔화까지 진행되며 2분기 실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포스코는 올해 초 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전사적인 철강가격 인상을 통해 실적개선을 꿈꿨지만 사실상 가격인상을 얘기할 상황이 조성되지 않고 있다.

떨어진 주가도 회복시켜야 한다. 역사상 최저점을 나날이 경신하며 소액주주들의 분노가 큰 상황이다. 높은 배당금 정책으로도 현재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피하기란 역부족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과 사내이사 4인을 포함한 포스코 임원 51명이 23일까지 총 126억 원 규모 1만6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최정우 회장이 취임 100일 당시 선포한 100대 개혁과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100대 개혁과제 주요 내용은 '프리미엄 철강제품 판매체계 강화와 원가경쟁력 제고', '그룹사별 고유역량 중심의 사업 재배치와 수익 모델 정립', '에너지 소재 사업의 성장기반 구축', '기업시민 경영이념 정립', '공정·투명·윤리에 기반한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 '신뢰와 상생 기반의 포스코 기업문화 구축' 등 이다.

포스코는 100대 개혁과제 발표 뒤 매월 현안을 점검하고 분기별 점검회의를 열어 해결방안을 발굴하고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100대 개혁과제를 통해 1조2400억 원의 재무성과를 낸 것으로 자체추정한다.

사내이사 전원 재추천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전세계 철강시황 악화에 대비하고 지속적인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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