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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승기 잡았지만 경영권 다툼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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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 회장 승기 잡았지만 경영권 다툼 장기화 전망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20.03.25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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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반도건설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일부 제한함에 따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오는 27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KCGI, 반도연합 '3자 주주연합'을 상대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하지만 3자 연합이 법원 판결 직후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등 공세를 지속하고 있어 주총 이후에도 경영권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4일 반도건설이 보유 지분 중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 8.2%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도건설이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한 것이 자본시장법상 허위 공시라는 점을 인정해 5% 초과 지분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한 것이다.

3자 연합이 확보한 의결권이 있는 우호 지분은 조현아 전 부사장 6.49%, KCGI 17.29%, 반도건설 8.20% 등 총 31.98%였으나 의결권 3.2%를 놓치면서 28.78%로 내려갔다. 조원태 회장 측이 확보한 의결권은 37.49%다. 이로써 조원태 회장이 주총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 아주 유력해졌다. 

하지만 조원태 회장에 대한 3자 연합의 견제는 주총 이후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3자 연합이 추가적으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는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3자 연합은 법원 판결이 내려진 직후 한진칼 지분 2.01%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KCGI의 지분율은 18.74%, 반도건설은 16.90%로 올라갔다. 조현아 전 부사장(6.49%)의 지분까지 더하면 총 지분율은 42.13%다. 조원태 회장 측이 확보한 지분은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 등을 모두 포함해 42.85%다. 근소한 격차다.

이번 지분 매입은 한진칼 정기 주총 이후의 장기전에 대비한 계획으로 풀이된다. 설사 주총에서 지더라도, 40% 이상의 지분을 이용해 임시 주총을 요구해 ‘조원태 회장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3% 이상 지분이 있을 경우 임시주총을 회사에 요구할 수 있다.

양 측 모두 불안한 요소가 남아 있다. 우선 3자 연합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존재감이 작아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지분율을 늘리고 있는 반도연합, KCGI에 비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분율은 수개월째 6.49%에 머물고 있다. 2014년 ‘땅콩 회항’ 사건 이후 5년 넘게 무직이기도 하다. 자금력이 없어 앞으로도 지분 비중은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자연합의 ‘얼굴’이지만 발언권이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조현아 전 부사장의 친정인 한진그룹 쪽이 조원태 회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데다 3자 연합에서도 주주들의 경영참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라 향후 경영에 참가하기도 어렵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한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가 뒤늦게 조원태 회장지지 의사를 밝히며 자진해서 사퇴한 것도 타격이 크다. 3자 연합에 우호적인 후보를 냈음에도 잘못된 추천이 된 셈이기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 역시 에어버스 항공기 리베이트 의혹을 풀어야 한다.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프랑스 검찰을 인용, 에어버스가 1996~2000년까지 대한항공과 A330 항공기 10대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직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약 188억 원) 지급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면서 경영진(조원태 조현아 포함)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2010~2013년까지 3차에 걸쳐 이미 174억 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대한항공 측과 조현아 측 모두 불법적 의사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항변하고 있지만 만약 조원태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 3자 연합의 경영권 퇴진 공세 명분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한진그룹 측은 “코로나19라는 심각한 위기 속에서 항공산업에 대해 무지한 비 전문경영인들이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의 경영을 맡게 된다면 6개월도 견디지 못해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은 자명하다”면서 “30년 이상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토대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는 한진그룹 현 경영진을 믿어주길 주주들에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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