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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가입 대상 확대되고 주식 품었지만 금융사들 여전히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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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가입 대상 확대되고 주식 품었지만 금융사들 여전히 '시큰둥'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3.31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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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발표한 민생경제안정대책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가입 대상을 확대하고 투자대상에 '주식'을 포함하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부진에 빠진 ISA가 부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가입자 확대 측면에서는 유효한 정책이지만 세제 혜택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이 추가되지 않는 한 반짝 흥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민생경제안정대책에 따르면 ISA 가입 대상과 투자 대상 일부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소득이 있는 근로자 또는 개인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었지만 개선안에는 주부, 국내 거주 외국인 등 국내 주소지가 있는 거주자로 확대돼 가입 가능 대상자만 약 2000만 명 이상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과거 손실 가능성이 커 배제했던 주식을 투자 대상에 포함시킨 점도 큰 변화 중 하나다. 현재 ISA 계좌에는 예·적금 상품처럼 원금보장형 안전자산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일부 금융투자상품만 포함됐다.

우선 가입자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국민의 재산증식'이라는 목적과 달리 ISA는 그동안 소득이 있는 근로자만 가입할 수 있고 노인, 주부 등은 제외돼 반쪽짜리 계좌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 ISA 누적 투자금액 및 가입자 현황
▲ ISA 누적 투자금액 및 가입자 현황

실제로 지난 2016년 3월 출시된 ISA는 출시 초반 금융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세제 혜택이 적고 5년 간 장기 거치라는 부담으로 인해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SA 투자금액은 6조2777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가입자 수는 207만7072명으로 감소 추세다. 신규 가입이 아닌 기존 고객들의 지속 투자로 금액만 늘고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 ISA 가입 가능 고객층이 사실상 국내 거주 성인이면 누구나 가능하도록 넓어지면서 상품 확장성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입 대상이 확대된 점은 ISA의 향후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 중요하고 획기적인 조치라고 본다"면서 "다만 현재 위기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금융회사 차원에서도 시스템 구축 이슈가 있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과는 별개로 ISA를 판매하는 금융회사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가입 대상이 확대됐지만 ISA 계좌에 주식을 담기 위해서는 현 시스템 상 불가능해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한데 정작 ISA는 내년 말까지만 가입 가능한 '일몰 상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ISA 편입자산 비중에서 예·적금 상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가격 변동성이 높은 주식을 편입자산으로 포함하는 것이 ISA 흥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에 대한 의구심도 남아있다.

올해 1월 말 평가금액 기준 ISA 편입자산 비중은 예적금이 4조7744억 원으로 71.8%를 차지했고 ELS/DLS(8.4%), 국내 채권형펀드(5.2%), 해외주식형펀드(2.3%) 순이다.

특히 이번 ISA 가입대상 확대 및 주식 자산 편입 방안이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시장 기반을 확대하는 성격이 강해 이번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세제혜택 확대와 같이 가입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제적인 대안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주식매매는 이미 과세를 하지 않아 세제혜택이 핵심인 ISA 상품과의 조합이 이목을 끌기 쉽지 않은 점도 흥행에 물음표를 더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입 대상이 국내 거주자로 늘어난다는 건 활성화에 긍정적이지만 주식 편입을 위해선 시스템 구축과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ISA가 일몰 상품이라는 점에서 시스템 구축의 실효성이 있을 지는 의문"이라면서 "더욱이 ISA는 세제 혜택에 메리트가 있는 상품인데 이미 세제 혜택이 있는 주식 편입으로 인한 편익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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