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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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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11.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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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부부 관계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정말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남자가 원하는 것을 알면 부부 관계는 더욱 깊어질 수 있습니다. 여성들이여 수컷들의 본능, 속마음을 알 수 있다면 당신은 ‘결혼 생활의 여왕’이 될 수 있습니다.



멜 깁슨이 주연한 ‘왓 위민 원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여자가 원하는 것을 남자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들어줄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남자들에게 늘 충고하는 것이 있습니다. 여자를 처음 만나 환심을 사고 싶거나 데이트 초기에 여자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고 싶다면, 반드시 여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라는 것입니다. 이야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거나 함께 토론을 벌이지 않더라도, 여자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로도 여자는 남자에게 큰 신뢰를 갖게 됩니다.

자, 여자가 원하는 것에 대해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럼 여자는 남자가 원하는 것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남자 역시 여자에게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대에게 이해받고 존중받고 싶은 것은 남녀 모두 똑같겠죠. 하지만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남자와 여자의 차이만큼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바라는 것도 조금씩 다릅니다.

1. 남자에게도 감정이 있다.

얼마 전 제가 연재하는 다른 칼럼에서 ‘남자는 왜 눈물을 흘리지 않는가’에 대해 쓴 적이 있습니다. 그 주제를 의뢰받았을 때 ‘2년 전쯤에도 썼던 이야기인데?’라며 다른 주제를 찾아보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편집부에서 ‘그것은 여자들이 늘 궁금해하는 것이니 한 번 더 짚어줘도 좋을 것 같다’며 역시 그 주제를 다뤄달라고 하더군요. 그뿐 아니죠. 주변의 여자들로부터도 남자는 왜 울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러니 여자들은 확실히 남자의 눈물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 텔레비전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눈물을 흘리는 남자’를 자주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달라진 남성성이나 남자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분석하는 글들도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슬플 때 마음껏 울고 즐거울 때 마음껏 웃는 것이 좋은 일임은 분명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훨씬 좋겠죠. 개인적으로는 남자들도 울고 싶을 때 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남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제 친구가 결혼을 앞둔 여자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답니다. “자기 속을 알 수가 없어. 날 정말 사랑하기는 하는 거야? 자기가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자기가 정말 나를 사랑하는 것으로 믿고 그때 결혼하겠어.” 친구는 여자를 정말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저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저는 별달리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여자들은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며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장벽이 없는 것이 진정 사랑의 표현인 것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남자는 눈물과 감정 표현에서 그와 다릅니다. 이렇게 다른 점을 인정하지 못하면 결국 두 남녀의 관계는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지요.

먼저 남자가 눈물을 보이지 않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남자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아야 진정한 대장부라는 교육을 받고 자랍니다. 남자라고 자신의 감정을 보이고 싶지 않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 것이고, 이제 와서 어린 시절의 철저한 교육을 부정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않는 겁니다. 이런 남자에게 그 감정을 드러내라고 종주먹을 들이대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렇다고 남자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자들도 슬플 때가 있고 즐거울 때가 있으며 아플 때도 있습니다. 다만 표현에 서툰 것이죠. 그런 남자의 감정을 잘 읽고 헤아릴 줄 아는 여자를 만나면 남자는 그 여자에게 올인하게 됩니다. ‘드라마 속 남자는 저렇게 울면서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내 남자는 왜 그렇지 않은가’라고 비교하는 것은 피해야 할 생각입니다.

2. 집안일에만 얽매이는 것은 싫다.

연애할 때는 이런저런 일들을 함께 즐기던 커플이 결혼을 하고 난 뒤에는 겉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이것을 여자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죠. 이런 문제가 화제에 오르면 여자도 할 말이 아주 많을 겁니다. ‘휴일이면 종일 텔레비전만 끼고 앉아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으려는 남자한테 뭘 바라겠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아내와 함께 외출을 해도 기껏 가는 곳은 백화점이고 거기서 관심도 없는 그릇이나 식기, 침구 그리고 여자 옷만 보아야 한다면 휴일에 함께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겠습니까? 남자가 늘 회사에서 있었던 일들만 이야기하고 직장 생활의 문제만 푸념으로 늘어놓는다면 여자는 결국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아내가 집안일과 자녀 이야기만 계속 늘어놓는다면 남자 또한 그 이야기에 진력을 내게 될 겁니다. 여자들은 그것과 그것은 경우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집안일이나 자녀에 관계된 일은 부부가 공통으로 책임져야 하는 일이고, 회사 일은 남자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쉽죠. 하지만 남자가 밖에서 겪는 일 역시 가장으로서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맞딱뜨려야 하는 것들이므로 결코 남자만의 일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부부의 각기 다른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점은 어디에 있을까요? 각자의 문제들은 잠시 접어두고 두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관심사를 찾는 겁니다.

주변에서 다들 너무 사이가 좋다고 부러워하는 친구 부부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러 가기도 하고 등산을 하러 가기도 하며,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면 둘이서 맛있는 집들을 찾아 다니기도 합니다. 같이 영어를 배우러 다니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과 영어책 읽기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이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결혼 생활이 10년 가까이 되어가도 두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은 정말이지 무궁무진하구나 감탄하게 됩니다. 물론 이들이라고 가끔 싸우는 일이 없고 서로에게 속상한 일이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늘 연애하는 기분으로 다정하게 살고 있는 것은 이처럼 두 사람만의 활동을 끝없이 찾아 그것을 기꺼이 즐기는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부가 같은 취미 활동을 즐긴다고 해서 반드시 많은 돈이 들거나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등산이 그리 많은 돈이 드는 스포츠는 아니지 않습니까. 하지만 제가 감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가능하면 몸을 많이 움직이고 활발한 활동이 따르며 약간의 도전이 필요한 일을 함께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은 어쩌면 여성들이 좋아할 일보다는 남자들이 좋아할 일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사이클링이나 마라톤에 도전하는 일 같은 것 말이죠. 너무 쉽게 해낼 수 있는 활동에는 이야깃거리가 별로 없습니다. 함께 도전하며 서로를 독려하고, 서로가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일을 해보세요. 그러면 둘만의 이야깃거리가 생기는 것은 물론 각자의 성취욕을 채울 수 있으므로 그 활동에 더 열심히 매달릴 수 있을 겁니다. 더구나 이런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두 사람의 건강도 더 좋아질 수 있죠.

3.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싶다.

남자와 여자를 떠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존경과 지지를 받고 싶어합니다. 남자의 경우는 이런 마음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여자들은 어떤 문제가 닥치거나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많습니다. 절친한 친구에게, 언니나 여동생에게,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 할지라도 자기 생각과 감정을 솔직히 이야기하며 수다를 떨다 보면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사라집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일에 익숙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남자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털어놓지 못합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남자는 가장 친한 남자친구나 직장 동료라 하더라도 모두 자신의 경쟁 상대로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힘들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입을 다물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남자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꽤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남자가 한 여자에게 매달리는 이유도 어쩌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대상을 찾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사소한 문제가 아닌, 인생의 큰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문제와 마주했을 때 남자는 더욱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매달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남자가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의 능력이 그보다 더 낫고 다른 것에 도전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에서 그 직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시다. 여자가 ‘당신은 정말 그 이상의 능력을 갖고 있어. 한번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해봐. 다른 것은 걱정하지 말고. 나는 정말 당신을 믿어’라고 말한다면 남자는 그녀가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라 여기게 됩니다. 물론 남자들 중에는 영원히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그릇을 모른 채 무모한 꿈을 꾸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말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고, 그를 정말 잘 알고 있고 믿는다면 남자에게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이란 ‘무조건적인 내 편’을 두는 것입니다. 남녀 모두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남자는 그 ‘내 편’의 의미가 좀더 큰 일들, 인생의 근간을 이루는 일들에서 이뤄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정말 큰 문제에서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무조건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는 아내나 여자친구가 있다면 남자에게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보다 더 든든하고 행복한 일이 됩니다.

4. 망상이라면 남자도 알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무조건적인 지지에서 남자는 무모한 꿈이나 환상 같은 것을 갖는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중년이 된 남자들과 술자리를 하다 보면 그들의 입에서는 지나가버린 청춘의 꿈에 대한 푸념이 흘러나옵니다. ‘지금은 비록 은행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화가가 되고 싶었다,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아 미대를 가지 못했지만 후회가 남는다, 언젠가는 이 일을 그만두고 그림을 그릴 것이다’ 등 권투선수부터 가수, 화가, 시인까지 남자들의 꿈은 정말이지 다양하기도 하며, 그 꿈을 이루지 못한 이유도 제각각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정말 그 꿈을 현실적인 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은 아닙니다. 이런 푸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일수록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충실하고 더욱 현실적인 사람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남자는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그 꿈이 그저 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다는 말입니다. 자신의 능력과 소질에 대한 좌절 때문이든 보다 현실적인 것에 대한 바람 때문이든, 그는 그 꿈을 접은 것에 대해 큰 후회를 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왜 입버릇처럼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가 하면, 그것은 현실에 대한 작은 도피가 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실적인 모습밖에 갖고 있지 않은 남자라면 낭만적이지도 특별하지도 않은 듯이 보일 것입니다.

남자친구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가 초등학생일 때 리틀 야구단 4번 타자였던 것 알아? 홈런을 얼마나 많이 쳤는지 아마 놀랄걸. 중학생일 때 키가 안 커서 엄마가 야구를 그만하라고 말리지 않았다면 어쩌면 이승엽은 저리 가라 하는 야구선수가 됐을지도 몰라.’ 자,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이 떠오르세요? ‘오호 그러셔? 그래서 지금 그 키가 초등학교 때 다 자란 거야? 그만두라고 다들 말릴 만하네’라고 말할 것 같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래. 자기는 운동 신경이 끝내주잖아.

야구를 했어도 정말 잘했을 거야. 그리고 나는 운동선수도 머리가 좋아야 운동을 잘한다고 생각해. 자기는 정말 훌륭한 선수가 됐을 텐데. 그렇지만 그랬다가는 나를 못 만났을지도 모르잖아.’ 이런 대답은 어떨까요? 닭살 돋는다고요? 하지만 남자를 조금 치켜세운다고 손해볼 것 있나요. 어느 정도 뻥이며, 남자도 그저 꿈인 것을 잘 알고 있는 이상 그런 자신의 허풍에 여자가 즐거워하고 그런 일까지 전적으로 지지한다면 그가 여자를 대하는 태도부터 달라질 겁니다.

5. 남자도 똑똑한 여자를 바란다.

백치미라는 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로 백치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를 저는 지금껏 본 적이 없습니다. 남자들을 만나 그들의 연애담을 들어보면, 남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로 가장 많이 꼽는 유형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여자’입니다. 두세 번 데이트를 하고 그것으로 끝낸 남자들은 이런 말을 많이 합니다. ‘예쁘긴 한데 도대체 대화가 돼야지.’ 그리고 이처럼 대화가 잘 통하고 남자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여자를 찾는 것은 단순한 데이트 상대가 아닌 배우자감을 찾을 경우에 정도가 더 심해집니다. 여자들 사이에서는 ‘결국은 예쁜 여자를 찾아가더라’는 말을 하지만, 저는 단언컨대 그런 생각은 남자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몇 개 국어를 구사하고 어떤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여자를 찾는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세상을 볼 줄 아는 눈과 건강한 상식을 갖고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앞서도 말했듯이 남자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쳤을 때 그 문제를 터놓고 의논할 상대를 찾기 힘듭니다. 아내에게 혹은 여자친구에게 그런 문제를 털어놓았을 때, 남자의 편에 서되 그 문제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진지하게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남자는 그녀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며 감사히 여기게 됩니다.

또 남자는 아내가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무신경하거나 무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남들이 다 시키니까 나도 시킨다는 식으로 어린 자녀를 학원으로 내몰거나 자신과 집안을 치장하는 일에만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 아내를 본다면, 남자는 그 사람과 아무런 할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하고 입을 다물어버릴 겁니다. 행간을 파악하며 신문을 읽고, 문제 의식을 갖고 뉴스를 보며, 교양 서적을 읽는 것은 자기 자신의 성장에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닙니다. 부부 관계를 보다 깊고 값진 것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밑거름도 될 수 있습니다.

6.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고 싶다.

세상이 슈퍼 우먼을 원하고 있고 그로 인해 여자들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일하는 아내의 경우, 바깥일과 집안일 모두 다 잘해내기 위해 보다 더 힘들게 사는 것은 사실입니다. 남편에게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서, 잔소리를 해보아야 남편이 집안일을 거들지 않을 것이 뻔하므로, 이런 생각으로 무엇이든 자기 손으로 다 해 버리는 여자가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남자는 그런 여자의 모습에 감사해 할까요? 물론 처음에는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 지나고 나면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저 여자는 내가 없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지 않을까? 나는 저 여자에게 과연 무슨 존재일까?’

물론 여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런 남자의 모습이 이기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그럼 말하기 전에 알아서 집안일을 돕고 나를 도와주었으면 좀 좋아?’ 이것은 어디까지나 여자의 생각입니다. 자신이 나서서 누군가를 돕는 것은 남자에게 친숙한 일이 아닙니다. 남자는 주인이고자 하며 영웅이고자 합니다. 누군가가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고 그 일을 잘 해결했을 때 남자의 영웅심이 채워집니다.

형광등을 갈아야 할 때 ‘나는 이런 것을 제대로 못하겠어. 당신은 잘하지?’라고 말해보세요. 그 다음 남자가 ‘좀 있다가 할게’라고 미루면 그냥 잠시 두고 보세요. ‘남자가 이런 것도 재깍재깍 안 해주고, 도대체 집에서 하는 일이 뭐야!’라고 짜증을 내며 손수 가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하나라도 남자가 해주면 그 일에 아주 감탄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세요. ‘역시 당신 없으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겁니다. 남자가 우쭐하여 자기 자랑을 늘어놓더라도 그냥 애교로 봐주세요. ‘아이고, 다른 남자들 다 하는 일 하나 해놓고 무슨 잘났다고 자랑이 늘어났어’라고 핀잔을 주는 것은 금물입니다. 이처럼 남자에게 그가 정말 필요한 존재이고 그의 도움이 너무나 큰 힘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일은 남자가 무의식 중에 여자에게 바라는 점입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바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나니, [레이디 경향]의 여성 독자들이 ‘그럼 여자는 남자를 위해 베풀기만 해야 하는 것인가’ 하고 제게 반문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남자에게 무조건 맞추라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부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바라는 것이 있듯 남자도 여자에게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만약 상대의 바람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점이 있다면 그것은 남자와 여자가 그만큼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 다른 점에 대해서는 상대의 바람에 맞추어주는 것이 두 사람의 관계가 보다 원활해질 수 있는 바탕입니다. 서로 다른 것을 생각하는데 내 주장만 내세우고 왜 이해하지 못하느냐고 말해보아야 평행선만 달릴 뿐입니다. 베풀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점을 인정하고 그에 맞춰간다는 생각을 갖는다면 그 실천이 한결 편안해질 겁니다.

요니동profile

요니동은 연애와 섹스에 대한 글을 오랫동안 써온 칼럼니스트다. 야후! 전문가 칼럼 ‘야후!로 본 세상’에 ‘요니동의 러브 클리닉’이라는 연애 상담 칼럼을 연재한 바 있으며, 여러 잡지에 섹스와 남녀 관계에 관한 글을 연재했다. 섹스와 연애에 관한 글들은 대부분 흥미 위주인 것이 불만스럽다는 그는 남자지만 남성 위주의 섹스가 아닌 남녀가 동등하게 즐길 수 있는 섹스에 대해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글을 쓰려고 애쓰고 있다.

<이 글은 독자가 본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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