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식음료부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소비자 민원은 이물과 변질이다. 소비자민원평가대상이 제정된 이래 3년 연속 전체 민원 유형 중 60%를 웃돌며 기업들의 숙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꾸준히 지적돼 온 과대포장 문제는 올해 처음 5% 미만으로 떨어진 반면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15%를 웃돌며 새로운 민원 유형으로 떠올랐다.
2019년 별도 매출 기준 상위 24개 식음료업체를 대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민원을 집계한 결과 실적 대비 민원점유율이 가장 낮은 곳은 대상이었다.
대상의 지난해 매출은 2조4571억 원으로 식음료기업 가운데 4위를 차지했지만 민원 점유율은 1.8%로 19위를 기록했다. 대상은 매출 규모에 비해 민원 발생이 적고 해결률이 높아 '2020 소비자 민원평가 대상'에서 식음료 부문 민원관리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주류시장 라이벌인 하이트진로와 OB맥주도 민원점유율은 각각 2.0%(7위), 1.6%(3위)로 1조5000억 원이 넘는 실적에 비해서는 민원 발생이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야쿠르트, 빙그레, 동서식품, 롯데칠성음료, 풀무원식품, CJ제일제당, KT&G, 서울우유, 해태제과도 민원관리가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됐다.
한국야쿠르트와 빙그레는 매출은 24개 기업 중 중간을 차지하지만 민원점유율은 각각 1.4%, 1.2%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동서식품과 서울우유는 매출과 민원이 비슷한 수준을 달렸다.
롯데칠성음료도 2조3000억 원대의 매출로 실적으로는 4위지만 민원 점유율(3.9%)은 12위로 낮았다.
풀무원식품(1.8%)과 해태제과(1.6%)도 실적은 1조 원에 육박하나 민원발생은 1%대로 미미해 민원 관리가 우수한 편에 속했다.
CJ제일제당은 유일하게 민원 점유율이 10%를 넘었지만 매출 대비해서는 선방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5조8825억 원의 매출로 전체 실적의 15%를 점유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실적에 비해서는 민원 발생이 낮은 편으로 민원관리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3조 원에 육박하는 매출규모를 자랑하는 KT&G도 민원 점유율은 6.1%에 불과했다.
매출 대비 민원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삼양식품었다. 삼양식품 매출은 5350억 원으로 업계 23위를 차지했지만 민원 점유율은 4.1%(14위)로 민원 관리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라운제과도 민원점유율은 2%에 불과하지만 실적점유율은 이보다 더 적은 1% 수준이라 민원 관리가 양호하지 못했다.
사조대림과 롯데푸드, 농심, 오뚜기, 오리온, 매일유업, 롯데제과, SPC삼립, 남양유업, 동원F&B등 매출 중위권 업체들의 평가도 엇갈렸다.
오뚜기와 농심, 롯데푸드, 동원F&B는 매출 대비 민원 점유율이 다소 높았고 오리온과 매일유업, 롯데제과, SPC삼립, 남양유업은 매출과 민원 점유율이 비례하는 수준이었다.
◆ 이물질·변질 불만 여전...품질불량 새롭게 대두
식음료 기업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이물과 변질에 66.0%가 집중됐다. 지난해(63.7%)보다 다소 높아졌다.
이물의 종류도 벌레에서부터 비닐, 나무, 쇳조각, 고무, 플라스틱 등 다양하다. 개봉 전이나 갓 포장을 뜯은 후 이물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조리 후 발견하는 경우도 상당 부분 차지했다. 이런 경우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보니 소비자 불만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과대포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올해 처음으로 2%대로 떨어지며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품 불량 문제가 15.6%로 이물변질 다음으로 많았다.
업체별 민원 유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 업체가 '이물과 변질'에 민원이 집중됐다.
한국야쿠르트, 빙그레는 발효유 등 쉽게 변질되는 제품을 주로 취급하다 보니 소비자 민원 100%가 이물·변질에 관한 것이었다. 하이트진로와 사조대림도 이물·변질에 소비자 민원이 90%나 쏠렸다. 사조대림의 경우 참치캔이나 어묵에서 이물이 나왔다는 소비자 제보가 많았던 탓으로 풀이된다.
동서식품도 전체 민원 중 이물변질에 쏟아진 소비자 불만이 80%를 웃돌았다.
롯데칠성음료와 서울우유, 남양유업 등도 음료를 주로 취급하다 보니 이물과 변질에 민원의 70% 이상이 집중됐다.
지난해 이물과 변질에 대한 소비자 민원이 80%에 달할 정도로 많았던 오뚜기와 농심 등 라면 제품 생산 업체는 관련 불만이 70%대를 유지하며 다소 낮아진 모양새다. 다만 스프가 찢어져 있다거 하는 제품 불량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과 동원F&B도 대표 제품의 변질, 이물 민원이 많았다.
CJ제일제당은 여전히 햇반의 변질에 대한 민원이 상당부분 차지했고 동원F&B는 참치캔에서 발견된 가시 등 이물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발생했다.
KT&G의 경우 전자담배의 품질이나 AS에 대한 불만이 많아 타사에 비해 서비스 부문의 민원이 53.4%로 집중됐다.
제과업체들은 과대포장 이슈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태제과 전체 민원 중 12.5%가 과대포장에서 발생했고 크라운제과 10%, 오리온 7.7%, 롯데제과 3%로 나타났다.
삼양식품과 OB맥주는 제품불량에 대한 민원 발생 비중이 각각 30.5%, 37.5%로 큰 편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라면 스프 봉투가 제대로 밀봉되지 않았다거나 하는 문제였고 OB맥주는 병뚜껑이 날카롭다는 민원이 다수 제기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