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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①] 주식부호 1위 오뚜기 함영준...하이트 박문덕 '테라돌풍'에 순위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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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①] 주식부호 1위 오뚜기 함영준...하이트 박문덕 '테라돌풍'에 순위 급등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20.06.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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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식품산업 5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1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어나며 꾸준히 외형을 키웠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식음료 50대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에서 2020년 6월 현재 1.3%로 높아졌다.

올해 6월 9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50대 기업 시가총액은 총 23조2857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말(22조438억 원)에 비해 5.6% 증가했다. 코로나19사태로 올해 들어 주가가 약세를 보인 와중에도 식품기업들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시총도 증가했다.
 


다만 국내 식품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는 있으나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글로벌 식품산업 시장 규모는 6조 달러(약 7300조원)에 달한다. IT나 자동차보다도 규모가 큰 거대 산업군이지만 국내 식품시장 규모는 200조 원대로 세계 시장의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50대 식음료 기업의 전체 시총은 23조2857억 원으로 글로벌 1위 식품기업 네슬레(약 380조 원)의 6% 수준에 불과하다.

식음료 50대 기업 중 시가 총액이 1조를 넘는 기업은 오리온(5조1590억 원), 하이트진로(2조6120억 원), 오뚜기(2조1130억 원), 농심(1조9250억 원), 동서(1조6900억 원) 등 5개사에 불과하다. 50대 기업 가운데 시총이 1000억 원도 되지 않는 기업이 22개나 된다.

국내 식품기업 상당수는 동네 빵집, 양계사업 등 작은 사업체를 기업으로 일군 자수성가형 오너들이 이끌고 있다. 그러다보니 2세, 3세로 대물림되는 경향이 짙고 이 과정에서 편법 승계로 사회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B2C사업이 대부분이다 보니 오너 리스크가 발생하면 불매 운동 등으로 쉽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약점도 도사리고 있다.

식음료 50대 상장사 오너 일가 보유 주식 7조1409억 원...1000억 원 이상 15명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식음료기업 시가총액 50대 기업의 주식부호를 조사한 결과 최대주주 직계 일가는 362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상장 주식의 가치는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7조1409억 원이다.

지난 2018년 말 7조6158억 원에 비해 6.3% 감소했다. 다만 올해 코로나19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9년 말(7조219억 원)에 비해서는 1.7% 증가했다.

식음료는 내수산업이 주를 이루다 보니 식품, 가정간편식 등 소비가 증가하며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는 사드보복 여파가 계속된 데다 일본 불매운동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등의 악재가 겹쳐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조사대상 362명 중 49.1%가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주식가치가 2018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작년 말과 비교해 주식가치가 감소한 사람은 55.1%로 늘었다.

주식가치가 1000억 원 이상인 오너 일가는 15명이다. 2018년에는 19명에서 지난해 14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1명 더 늘었다.

식음료기업 최대 주식부호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보유한 회사 주식의 가치가 5834억 원에 달했다. 함 회장은 오뚜기 지분 27.31%, 조흥 지분 6.98%를 보유하고 있다.

함 회장의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2018년 말 7204억 원에 비하면 19% 감소했지만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5.7% 늘었다.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 만년 3위에 머물다 진라면의 꾸준한 인기와 참깨라면 등 호조로 2위로 올라서더니 지난 2015년 10월 출시한 진짬뽕이 돌풍을 일으키며 점유율 20% 고지를 탈환했다. 당시 40만 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100만 원을 넘어섰다.

이후 진짬뽕 열기가 식으면서 주가도 나란히 하락했지만 2017년 7월 '착한 기업'이라는 이유로 청와대 기업인 간담회에 중견기업으로 유일하게 초대받으며 '갓뚜기' 시대를 열고 다시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는 함영준 회장의 성실한 상속세 납부와 높은 정규직 비율 등으로 초청됐다고 밝혔다.


오리온 창업 2세인 이화경 부회장은 5019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의 배우자인 담철곤 회장은 2823억 원으로 6위에 랭크됐다. 이화경 부회장은 2018년 말에 비해 주식가치가 7.6% 감소했고, 담철곤 회장은 14.8% 줄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 오리온 주식 0.5%, 오리온홀딩스 28.73%를 갖고 있다. 이화경 부회장은 오리온(4.08%)과 오리온홀딩스(32.63%) 외에 쇼박스 주식 0.003%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 주식은 지난 2018년 말 12만 원에서 13만500원으로 8.8% 증가했다. 오리온홀딩스는 1만7100원에서 1만4250원으로 16.7% 떨어졌다. 쇼박스는 지난 2018년 말 3010원에서 2910원으로 3.3% 떨어졌다.

남승우 풀무원 의장이 3297억 원으로 3위, 동서식품의 김석수 회장이 3218억 원으로 4위에 올랐다.

남승우 의장은 지난 2018년 1월 오너 일가가 아닌 이효율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기며 풀무원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풀무원은 지난해 초 7000원대까지 주가가 떨어졌지만 지난 3월 말 출시한 '풀무원 얇은 피 만두', 일명 얄피만두가 히트하며 1만 원 선으로 회복했고 최근에는 1만5000원대까지 돌파했다. 얄피만두 효과로 남승우 의장의 주식가치 순위도 2018년 말 10위에서 7계단이나 뛰어 올랐다.

김상헌 동서 전 고문은 주식가치가 2018년 말에 비해 10.3% 감소했지만 3000억 원에 육박하며 5위에 올랐고 김호연 빙그레 회장이 2422억 원으로 7위를 차지했다.

동서 김상헌 전 고문의 아들인 김종희 전무는 회사 지분을 11.6%에서 12.59%로 늘리면서 주식가치 2127억 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홍국 하림 회장과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이 10위 권에 포함됐다.

◆ '테라 돌풍' 하이트진로 박문덕, '기생충 효과' 농심 신춘호 일가 주식가치 '껑충'  

식음료업계 30대 주식부호 가운데 지난 2018년말보다 주식가치가 가장 많이 오른 사람은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으로 증가율이 143.4%에 달했다. 지난해 연말과 비교해도 33%나 늘었다. 박문덕 회장은 2018년까지만 해도 20위 권밖에 머물렀으나 순위가 급등하며 10위권 안으로 올라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 신제품 '테라'와 소주 '진로이즈백'이 주류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두 신제품의 히트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신제품 인기에 주식시장도 반등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시총 2조 원대 재진입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7년만에 맥주사업에서 흑자를 내기도 했다.

신제품의 판매 호조로 부양 중인 하이트진로 주가는 2018년 말 1만6600원에서 약 1년 반만에 3만7250원으로 124.4% 증가했다.

풀무원 남승우 의장도 2018년말에 비해 주식가치가 90%나 늘면서 박문덕 회장 다음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28위인 샘표식품 박진선 사장도 지분(샘표 34.05%, 샘표식품 0.2%)은 동일하나 주가가 상승하며 주식가치가 2018년 말에 비해서는 85.4%, 지난해 말보다는 52.2%나 늘었다.

농심 오너일가도 신제품 출시와 영화 '기생충' 효과에 힘입어 주식가치가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

농심 신춘호 회장의 지분은 전년과 변함이 없지만 지분가치는 2018년말과 비교해 20.5% 늘었다. 지난해말까지는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서만 21.6%나 증가했다. 신춘호 회장의 아들 신동원 부회장의 주식가치는 2018년말보다는 10.3%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1.3% 줄었다. 신동원 부회장의 동생인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도 주식가치도 늘었다.

신춘호 회장 부자의 지분 가치 증가율 각기 다른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신춘호 회장은 농심 상장사 중 농심과 율촌화학 지분을 각각 5.75%, 13.5%씩 보유하고 있다. 신동원 부회장은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만 42.92%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은 율촌화학, 농심홀딩스 주식을 갖고 있다.

3개 종목 중 농심의 주가는 지난 6월9일 종가 기준으로 31만6500원으로 2018년 말(25만4500원) 보다 31.6% 상승했다. 농심홀딩스는 6만9900원에서 7만7100원으로 10.3%,  율촌화학도 1만2900원에서 1만4500원으로 12.4% 올랐다.

신춘호 회장은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농심과 율촌화학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주식가치도 가장 크게 늘었다.

농심은 지난해 초 선보인 '신라면건면'이 출시 250일만에 5000만 봉이 팔리는 등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아카데미에서 4관왕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에서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조합한 '짜파구리'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이 집중되며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홀딩스 지현욱 대표도 이지홀딩스와 이지바이오를 분할 상장하며 주식 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이지홀딩스 주가는 7270원으로 최근 2년여 간 20~30% 상승했고 이지바이오도 지난 6월5일 1만1700원에 상장후 지난 9일 종가는 2만5650원으로 119%나 상승했다.

이지홀딩스와 이지바이오의 지분을 각 17.39% 보유한 지현욱 대표의 주식가치도 592억 원에서 813억 원으로 36% 늘었다.

◆ 무학 최재호, 하림 김흥국, 남양유업 홍원식 주식가치 '폭락' 

반면 최재호 무학 회장은 2018년말에 비해 주식가치가 54%나 줄어 30대 주식부호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도 주식가치가 50% 가까이 줄었다.

10위권 이내에서는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의 주식가치가 가장 많이 줄었다. 김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2018년 말에 비해 32.9%나 감소했다. 닭고기 가격 하락, 육가공업체들의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도 타격을 받으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림 매출은 8000억 원으로 전년(8200억 원)보다 2.7% 감소했고 434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하림 주가는 최근 1년새 장중 한때 4585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2000원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3000원 대에서 머물고 있다.

하림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경우, 팜스코 등에서 김홍국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를 반영할 경우 김 회장의 주식가치는 100억 원 가량이 추가된다.

SPC그룹 오너 일가도 상장사 주식가치가 크게 감소했다.

SPC삼립은 코로나 19로 영향으로 외식사업과 휴게소 유동인구 감소로 인한 타격이 주가에도 영양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PC삼립 주가는 2018년보다 44.9% 하락한 7만300원에 그쳤고 지난해말 (8만7200원)에 비해서도 19.4%나 떨어졌다.

특히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주식부호 30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4월 8일 장남 허진수 부사장에게 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 보통주 40만 주(종가기준 약 265억 원)를 증여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허 회장의 SPC삼립 지분율은 9.27%에서 4.64%로 낮아졌고 허 부사장의 지분율은 11.68%에서 16.31%로 높아졌다. SPC삼립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허진수 부사장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879억 원에서 990억 원으로 12.6% 늘며 20위 권에 입성했다. 

차남인 허희수 전 부사장의 지분은 11.94%로 변동이 없고 지분가치는 725억 원으로 23위에 머물렀다.

SPC그룹의 허영인 회장과 허진수, 허희수 부자는 상장사로만 지분가치를 따지만 순위가 낮은 편이지만 비상장사인 파리크라상 지분을 포함하면 단번에 1위로 올라선다.

SPC그룹의 지배정점에 있는 파리크라상 주주는 허영인 회장(63.5%), 허진수(20.2%), 허희수(12.7%), 이미향(3.6%)로 구성돼있다.

파리크라상 지분을 자산가치로 따질 경우 허영인 회장의 몫은 6697억 원으로 추산된다. 허진수, 허희수 형제가 보유한 지분가치도 각각 2130억 원, 1340억 원에 달한다.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도 주식가치가 2018년말에 비해 49.8%나 줄었다. 남양유업은 2013년 밀어내기 갑질 이후 갑질 근절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쇄신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에게 갑질 대명사로 각인되며 불매 운동 리스트에 오르는 등 실적이나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분율이 가장 크게 변동이 있는 인물은 사조산업의 주진우 회장이다. 주진우 회장은 지난해 사조대림과 사조해표 합병에 따라 사조대림의 보유 지분이 0.71에서 2.96%로 2.25%포인트 올랐으나 지난 4월8일 모두 처분했다.

오너 일가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90대에서는 삼양사 김원 부회장의 아버지인 김상하 그룹회장의 주식가치가 52억2500만 원으로 가장 크다.

80대는 신춘호 농심 회장(1593억 원), 70대는 동서 김상헌 전 고문(2972억 원), 60대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 50대는 제로투세븐 김정민 회장(498억 원), 40대는 동서 김종희 전무(2127억 원), 30대는 닭가슴살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푸드나무 김영문 대표(800억 원) 등이 상장 주식가치가 가장 높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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