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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미흡...장형진의 (주)영풍 '최하위', 최창걸의 고려아연 '평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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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 미흡...장형진의 (주)영풍 '최하위', 최창걸의 고려아연 '평타'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20.06.30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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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그룹 대표기업인 (주)영풍과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이 극명히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창걸 명예회장 일가가 경영하고 있는 고려아연은 30대 그룹 평균 수준인 9개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를 준수했다. 하지만 장형진 영풍 고문 일가가 지배하고 있는 (주)영풍은 핵심지표 15건 중 5건만 준수했다.

(주)영풍의 핵심지표 준수건수는 지난해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30대 그룹 계열사 100개 중 아시아나항공(대표 한창수)과 함께 가장 적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그룹의 국내 계열사 24개 중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는 곳은 (주)영풍과 고려아연 2곳이다.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과 관련한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가지 항목에 대한 준수 여부를 체크한 보고서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일 경우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다만 기업들이 지배구조 핵심지표를 준수해야 하는지 여부는 권장사항이다.

지난해 (주)영풍은 핵심지표 15개 중 5개를 준수했다. 고려아연은 9개를 지켰다. 두 곳의 평균 준수 건수는 7건으로 30대 그룹 평균인 9.6개보다 크게 낮다. 가장 많은 지표를 준수한 KT·KT&G(13개)와는 6개나 차이난다.

영풍그룹보다 핵심지표 준수 건수가 낮은 곳은 금호아시아나와 KCC 두 곳이 전부다.

특히 (주)영풍은 30대 그룹 중 보고서를 공시한 100개 기업 중 준수 건수가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가장 적다.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장형진 영풍 고문(왼쪽),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지난해 (주)영풍과 고려아연은 4주전 주총 소집 공고, 집중일 이외 날에 개최,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운영,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의 지표를 나란히 지키지 않았다.

(주)영풍은 주주 지표 4개를 모두 준수하지 않았고, 이사회 지표도 6개 중 1개만 지켰다. 감사기구 지표는 5개 중 4개를 준수했다.

(주)영풍은 이강인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고려아연 역시 최창근 회장이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함께 맡고 있다. 최 회장은 최창걸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오너 일가다.

(주)영풍 신정수 사외이사는 영풍그룹 계열사에서 10년 동안 사외이사로 재임 중이다. (주)영풍에서만 5년째다.

고려아연은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있다.

영풍 측은 “상법에 따라 주총 2주 전 소집공고를 실시하고 있고, 결산 등의 일정으로 부득이하게 주총집중일에 개최했다”며 “배당정책은 홈페이지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영풍은 리스크관리정책, 준법경영정책, 집중투표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 도입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거치고 이사회에서 재의결을 거친 후보자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하고 있다”며 “향후 체계화된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영풍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은 30대 그룹에서 꼴찌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그나마 개선됐다.

2018년에는 15개 지표 중 1건(내부감사기구에 회계 전문가 존재 여부)만 지켰다. 당시에도 (주)영풍은 준수 건수가 가장 적었다. 고려아연도 4건에서 9건으로 늘었다. 2018년 영풍그룹의 핵심지표 평균 준수 건수는 2.5건에 그쳤다.

한편 영풍은 횡령·배임 등 굵직한 오너 리스크는 없지만 책임경영, 투명성 부문에 있어서는 잡음이 있다.

장형진 고문이 2013년 등기임원 보수 공개 의무화 이후 1년여 뒤 (주)영풍 등 6개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사퇴해 고액의 보수 공개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시선을 받았다.

또 영풍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영풍문화재단을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재단은 2018년 영풍문고로부터 지분 10%를 증여받았다. 재단이 기업 지배 지분을 받을 경우 오너 일가는 증여세를 아끼면서도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영풍그룹은 고 장병희·최기호 회장이 아연제련업을 영위하는 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 2세 경영체제로 이어오면서도 영풍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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