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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⑩]삼양식품 전인장 회장 일가 지배력 공고...3세 승계는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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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⑩]삼양식품 전인장 회장 일가 지배력 공고...3세 승계는 '첩첩산중'
  • 나수완 기자 nsw@csnews.co.kr
  • 승인 2020.07.13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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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올해 창립 59주년은 맞은 삼양식품그룹은 상장사인 삼양식품(대표 정태운‧진종기)와 9개의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 상장 계열사 시가총액은 약 9831억 원으로 그중 오너일가 보유주식가치는 약 8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전인장 회장 부부가 횡령죄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정태운·진종기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됐다. 오너 2세 경영이 불가피한 가운데 오너 3세 승계 과정에서의 행보가 주목된다.

삼양식품은 1961년 고 전중윤 전 회장이 설립한 ‘삼양제유주식회사’를 기반으로 한다. 같은 해 10월 ‘삼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한 후 전후 혼란기에 굶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일본 묘조(明星)식품에서 라면 제조 기술 원조를 받아 1963년 국내 최초 인스턴트면인 삼양라면을 출시했다. 1990년에 상호를 삼양식품으로 고치고 라면을 주력으로 하는 식품회사로 거듭났다.

올 들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라면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 73%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배구조 최정점 ‘삼양내츄럴스’...오너일가가 100% 지배 

전인장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삼양내츄럴스를 통해 삼양식품을 지배하고 있다.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는 2019년 말 기준 전인장 회장과 김정수 전 사장이 각각 지분 21%와 42.2%를 보유 중이다. 또 두 사람의 장남 전병우 해외사업본부 부장이 에스와이캠퍼스를 통해 26.9%를 보유, 여기에 삼양내츄럴스 자기지분(9.9%)을 포함하면 오너일가가 100%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비글스에서 사명을 변경한 에스와이캠퍼스는 전병우 씨 개인회사다.

오너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양내츄럴스는 상장사인 삼양식품 지분 33.26%을 가진 최대주주다. 여기에 전인장 회장과 배우자인 김정수 전 사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지분과 삼양이건장학재단(1.68%), 에스와이캠버스(1.66%) 등이 보유한 지분 등을 더하면 삼양식품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46.64%로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비상장사 삼양로지스틱스(72.31%), 삼양푸르웰(79.87%), 삼양티에이치에스(100%), 삼양목장(48.49%), 삼양베이커탱크터미널(50%), 삼양제분(100%), 삼양제팬(90%) 등 주요 계열사에 직접적인 지배력을 갖고 있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양내츄럴스 지분을 42.2%나 갖고 있는 김정수 전 사장은 삼양식품 지분도 4.33%(32만5850주)를 보유하며 지배구조의 정점에 놓여 있다. 창업 2세인 전인장 회장은 삼양식품 지분 3.13%(23만6000주)를 갖고 있다.

전인장 회장의 장남 전병우 삼양식품 경영관리담당 이사는 지난해 말(0.56%) 대비 0.03% 포인트 상승한 0.59%(4만4750주)를 보유했다. 이는 모친인 김정수 전 사장(4.33%), 부친 전인장 회장(3.13%), 작은 아버지인 전인성 씨(0.93%)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인장 회장 쌍둥이 동생 전인성 씨는 지난해 말 대비 1.06%포인트 하락한 0.93%(7만 주)를 가지고 있다.

전인성 씨는 올해 1월부터 꾸준히 보유주식을 매도하고 있는데, 올해 초 기준 15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전인성 씨는 현재까지 보유주식의 절반 이상을 처분해 보유 지분은 0.93%로 떨어졌다.

장남 전병우 씨의 사촌 전병주 씨도 보유주식 1만주 전량을 매도해 지분이 0%가 됐다. 이에 삼양식품 특수관계자의 지분율은 2018년 말 기준 47.22%에서 46.11%로 1.11%포인트 줄어들었다.

전인장 회장의 차녀 전하영 씨도 올 3월 삼양식품 주식 4000주를 사들였다. 전하영 씨의 삼양식품 지분 매입은 처음이다.

◆장남 전병우 지분율 늘어...‘3세 경영’ 체제 포석 다지나?

전인장 회장과 배우자 김정수 전 사장 부부는 지난 2018년 4월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후 올해 1월 대법원으로부터 유죄를 확정받았다. 전인장 회장은 오는 2022년 1월 경 형기가 만료되며 김정수 전 사장은 구속은 면했지만 법무부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업제한 통지를 받으면서 경영일선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삼양식품은 지난달 8일 정태운 대표와 진종기 대표를 선임해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인장 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이사가 회사 지분을 늘리고 있어 3세 승계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올해로 27살인 전병우 경영관리담당 이사는 지난해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했다. 지난 3월에는 삼양식품 최대주주인 삼양내츄럴스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리면서 지분 매집도 이어가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전병우 이사는 삼양식품 0.56%(4만2400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6월 9일 기준 지분율이 0.59%(4만4750주)로 0.03%포인트 늘어났다. 전병우 이사는 올 3월 이틀에 걸쳐 삼양식품 2350주를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9일 종가기준(12만 원) 전병우 이사가 추가 매수한 주식가치는 약 2억8200만 원 수준이다.

다만, 지주사 격인 삼양내츄럴스의 지분 증여는 현재까지 전무한 가운데 아직 승계를 논하기 이르다는 해석도 일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했어도 이들 부부가 행사하는 지배력은 여전히 크다.

향방은 60%가 넘는 이들 부부의 지분이 장남 전병우 이사에게 어떻게 증여될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승계 및 지분증여에 따라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도 거론된다. 

김정수 전 사장과 전인장 회장이 보유한 삼양내츄럴스 주식가치는 자본총계를 기준으로 약 89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만약 이들 부부가 60%가 넘는 삼양내츄럴스 지분을 전병우 이사에게 증여할 경우 적잖은 증여세를 내야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법)상 증여재산이 상장주식이면 증여일 이전·이후 각각 2개월(총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으로 매겨진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이면 증여재산이 20% 할증평가된다. 여기서 산출된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넘으면 50%의 세율이 붙는다.

증여지분 가치는 총 893억 원이며 과세표준은 주식가치의 60%인 536억 원, 여기에 세율 5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대략 268억 원으로 추산된다.

누진공제 및 신고세액공제(산출세액의 3%)를 받을 수 있지만 크지 않은 금액이다. 오너부부가 장남에게 지분을 증여할 시 대략 268억 원의 증여세를 짊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경영승계와 더불어 지분증여를 위한 재원확보 과정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병우 이사의 주식 매입 건은 지분을 늘리기 위한 것이 아닌 코로나 19사태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오히려 주주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매입한 것일 뿐”이라며 “전 이사의 ‘경영승계’라기 보다 회사 경영에 대해 배우는 단계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는 주주총회의 결의를 통해 선임되고 선임된 이사들이 이사회를 구성한다”며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가 결정되니 정태운, 진종기 대표가 향후 계속할 수도 있고 누군가로 또 바뀔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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