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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기업, 기업을 위한 사회②] 대기업 사회적 가치 실천에 전문성·투명성 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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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를 위한 기업, 기업을 위한 사회②] 대기업 사회적 가치 실천에 전문성·투명성 더해져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20.07.20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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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의 노력이나 정부 정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은 위기가 우리 사회에 일상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사태 등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의 주요 일원인 기업의 경쟁력과 역할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는 추세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생산과 고용이라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사회적 일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심도 있는 연구와 노력을 펼치는 중이다. '기업은 사회를 위해 일하고, 사회는 기업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는'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현재 어떤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어떤 과제가 남아 있는 지를 심층 보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학생들의 온라인 교육을 지원하고, 원격수업 접근성을 높일 수 있도록 태블릿 등 교육 장비를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지원했다. 코로나19로 언텍트 비대면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자 IT기기 전문회사의 입지를 살린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으로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일블링 피플(Enabling People)'을 정립하고, 국내외에서 청소년들이 교육의 기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각 지역의 환경과 니즈를 반영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사회 공헌 캠페인 '2020 롱기스트 런'을 최근 개시했다. 참가자가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로드한 뒤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으로 환경 보호를 위한 숲 조성 프로젝트에 기부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이다. 유료 참가자에게는 친환경 레이스 패키지인 플라스틱 재활용 섬유 코오롱 스포츠 티셔츠, 우드 메달, 친환경 소재 레이스 번호표 등으로 구성한 기념품도 제공한다. 유료 참가자들이 낸 참가비 전액은 현대트랜시스로부터 제공받은 자동차 시트 폐자재 재활용을 통해 서울시 공공시설 내 어린이용 러닝 트랙 제작에 기부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해비타트 희망의 집 고치기’ 사회공헌 활동을 2018년부터 해오고 있다. 해비타트 서울지회와 함께 주택보수와 시설물 설치 등 어려운 이웃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오고 있다. 주로 주택 노후로 거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직접 보수할 수 없는 가정을 방문해 도배, 장판·싱크대 교체, 단열작업 등을 해주고 있다. 건설회사의 특성을 살려 소외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는 나눔활동이다.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본격화된 건 2000년대다.

하지만 과거의 사회 공헌 활동과 최근의 사회 공헌 양상은 다소 다르다. 해를 거듭할수록 돈이나 물품을 기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가치' 실현에 초점을 두고 체계화되고 있어서다. 업의 특성을 살려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사회공헌 활동은 이전에 비해 투명성이 대폭 확대됐다.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도 철저한 현지 조사를 통해 해당국가의 니즈를 파악해 내고 기업 비즈니스와 접목시키는 형태로 바뀌었다. 각 기업들은 과거 대기업 본사에만 있을까 말까 했던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각 계열사까지 확대 신설하며 사회공헌활동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본연의 업(業)을 살린다"...전문성을 살려 사회문제 적극 해결

각 기업들이 영위하는 ‘고유 업(業)’의 특성을 살려 색깔있는 사회공헌을 하는 ‘기업 사회공헌 개성시대’가 열린 가운데 사회문제를 적극 해결하려는 노력이 돋보이는 추세다.

기업 사회공헌 방향이 종전의 노력봉사 위주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기업의 핵심가치나 특성과 연관성이 높은 분야에서 기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바뀌고 있다. 나아가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도록 적극 개입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변화다. 대상 · 분야 · 지역별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소속 그룹 및 자사 사회공헌 브랜드의 연속성을 고려한 프로그램들이 신규 론칭되고 있다.

삼성은 전국민의 골치거리 중 하나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올해 1월 종합기술원 내에 '미세먼지연구소'를 세웠다. 미세먼지 문제가 국민건강과 직결된 것인 만큼 선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혁신적인 연구 역량을 투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수십년동안 에어컨을 만들며 미세먼지를 고려해 냉방·청정 성능을 지속 강화해 온 '미세먼지 전문가다'로 자신의 역량을 십분 발휘해 미세먼지 해결에 발 벗고 나선 대표적 사례다.

포스코는 올해 5월 인공어초인 트리톤 100기와 트리톤 블록 750개를 울릉도 앞바다 수중에 설치해 약 0.4ha 규모의 바다숲을 조성했다. 트리톤은 포스코의 철강슬래그로 만든 인공어초 브랜드 이름이다. 포스코는 2000년에 그룹 산하 연구기관인 RIST와 함께 철강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철강슬래그를 재료로 한 인공어초 트리톤을 개발했으며, 바다숲을 조성하는 데 적극 활용했다. 

효성은 정부와 지자체, 스타트업과 함께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가방'을 만들고 있다. 제주도개발공사가 제주도에서 버려지는 페트병을 수거해 국내 최초로 친환경 폴리에스터 리사이클 섬유 '리젠(regen)'을 개발한 효성티앤씨에 넘겨 이를 재활용한 섬유인 '리젠제주'를 만든다. 이 섬유를 소재로 친환경 가방 제조 스타트업인 플리츠마마가 완제품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오랫동안 크래오라, 탄성 등 친환경 제품을 개발해온 역량을 십분 살리고 있다.

▲ 효성의 친환경 가방 1개를 제작하는데 500㎖ 페트병 16개가 사용된다.
▲ 효성의 친환경 가방 1개를 제작하는데 500㎖ 페트병 16개가 사용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저소득층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임직원이 참여하여 건설업 직업체험 교육을 실시하는 ‘주니어 건설아카데미’를 운영하고, SK는 임직원들이 사회적기업·소셜벤처 등에 회계, 마케팅, 계약 검토 등 경영을 자문하는‘프로보노 봉사단’을 운영 중이다. 한화건설은 미래 건설 분야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임직원과 대학생 봉사단을 2:1로 매칭해 중학생 대상 진로교육을 실시한다. 포스코ICT는 직업적 경제활동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을 통해 장애 청소년들의 잠재력을 발굴한다는 취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밖에도, 한국 타이어의 ‘H-Safety 드라이빙 스쿨’, 아시아나의 ‘색동나래 교실’, CJ 푸드빌의 ‘꿈★은 이루어진다’등이 업연계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자신이 보유한 시설이나 자산을 활용하여 대중에게 다가가는 기업들도 있다. 어린이들의 교통사고 발생 비율을 줄이기 위해 체험 중심의 교통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현대자동차의 키즈오토파크, 7세~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의 원리를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LG 사이언스홀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롯데·GS 등 홈쇼핑 기업들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연계하여 중소기업제품의 홈쇼핑 무료방송을 지원하고 있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는 기업이 연고, 친분에 따라 단순기부하다가 최근엔 좀 더 체계적으로 사회공헌에 기업의 핵심역량을 담으면서 사업의 전문성 또한 중시하고 있으며 사회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사회공헌 활동 투명성 대폭 확대...계획 수립단계부터 외부인사 참여

사회공헌 활동의 투명성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점도 트랜드 중의 하나다. 지난 2016년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각종 기부 등의 사회공헌 활동의 진정성이 훼손되면서 기업 사회적 활동의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대폭 강화됐다. 이에 기업들은 외부인으로 구성된 사회공헌 활동 주요 계획을 심의하는 기구를 만들어 운영하는가 하면, 사회적 활동을 낱낱이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5년부터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었고 다른 계열사들도 잇달아 동참 중이다. 기아차는 2016년에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2017년에, 현대제철과 현대건설은 2018년에 도입했다. 현대차그룹 투명경영위원회는 모두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외부 감시자들의 눈으로 깐깐하게 사회공헌 활동을 감시한다. 투명경영위원회는 매년 초 사회공헌활동 주요 계획을 심의한다.

삼성전자는 2017년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CSR 기금) 운영의 투명성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10억원 이상의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 지출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그 내용을 외부에 공시하는 것으로 제도를 바꿨다. 결정된 사항은 공시에 투명하게 공개된다. 두산그룹은 활동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CSR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KT는 사회공헌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기부 투명성을 높였다.
KT는 사회공헌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적용해 기부 투명성을 높였다.

KT는 지난해 기부 투명성을 높이겠다며 사회공헌 플랫폼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2018년 사회공헌활동의 전문성, 투명성,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사회공헌기관과 함께 '현대건설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했다. 미래에셋 대우도 금융소비자 보호와 사회공헌활동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적책임위원회'를 2018년 발족했다. 서부발전은 사회공헌활동 투명성 강화를 위해 올해부터 사회공헌위원회를 개최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과거보다 대폭 개선돼 비교적 상세하게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확인할 수 있어졌다. 기업들은 2003년부터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해 왔는데 초기에는 정작 공개된 정보의 양과 질은 국제 수준에 한참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현재 발간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기업들의 경제·사회·환경 성과와 사회적가치 창출 활동들이 과거에 비해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은수 울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관련 사업의 목적이나 방법 기재가 충실해지고 여러 감시기구들이 생겨나면서 공헌사업 자체의 투명도가 높아진 점이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 트랜드중 하나"라고 말했다.

◆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의 진화...국가별 상황에 맞춰 현지화 전략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은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전자의 해외 매출 비중은 90%를 돌파했고 LG전자도 전체 매출의 85%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했으며,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도 60%가 넘는다. 값싼 노동력, 풍부한 자원을 찾는 기업들의 발길이 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집중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도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은 쭉 있어왔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해외에서 재난이 발생하면 성금을 보내거나 각종 물품을 보내는 정도에 그쳤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최근 해외 사회공헌 활동의 트랜드 변화로는 현장 조사·사전지원을 통해 해당 국가의 니즈를 찾아내 이를 적극 지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노하우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비즈니스에 접목되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해외 청소년 교육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삼성의 IT기기에 친숙하게 만들고 브랜드 가치와 친화성을 높여나가는 한편, 무료 교육으로 봉사도 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세계적 교육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 중·남미, 중동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요 국가에 디지털 원격 학습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외 곳곳에 컴퓨터와 태블릿PC를 기부하고, 홈스쿨링과 디지털 학습을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주요 테마를 '청소년 교육'으로 정하고, 이 같은 비전과 스토리를 전 세계에 공유하기 올해 5월 삼성전자는 최근 글로벌 사회공헌 웹사이트를 새롭게 개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사회공헌 비전과 국내외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는 글로벌 웹사이트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5월 사회공헌 비전과 국내외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는 글로벌 웹사이트를 열었다.

과거 해외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하던 업체들도 해외 사회공헌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해외 수주가 잦은 건설업계가 해외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의 해외 매출비중은 2000년 20% 수준에서 2010년 30%로 늘더니 2020년에는 40% 수준으로 높아졌다. 건설업계가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친 시기는 2010년대 부터로 파악된다. 과거에는 비정기적인 해외 봉사활동, 성금 및 보급품 지급 등에 그쳤으나 최근 들어서는 체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추세다.

현대건설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기업으로 '사랑·희망·문화' 나눔을 주제로 주거환경개선, 교육지원, 문화교류 등 크게 3가지 분야에서 사회공헌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은 16개 국가에서 총 33개 사회공헌활동을 펼쳤다. 현대건설은 외국 환아들에 대한 수술지원, 학교건립, 학교시설 개보수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도서관 건립, 도서 기증 등 주로 교육에 초점을 맞춰 베트남, 태국, 이라크, 알제리 등에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SK건설은 몽골, 케냐, 필리핀 등에 수술비를 지원하는 등 의료비를 중심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도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모색하며,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양새다. 지난 10년간 금융권은 국내시장 확대에 애를 쏟아왔지만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최근 수년간 국경을 넘어 아세안 지역으로 진출이 활발한 상태다. 금융업게에 따르면 해외 사회공헌 활동은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단순한 해외 기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주로 장학금 지원, 도서관 및 유치원 건립, 일일 교사활동 등 교육 부문과 현지 병원에서 자원 의료봉사, 의료품 지원, 수술비 지원 등 의료 부문에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다. 많은 금융사들이 자발적인 임직원들로 구성된 해외 봉사단을 꾸리고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 "글로벌 진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국내 금융업체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현지에서의 사회공헌 활동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해외법인 진출 국가에서 사회적 공헌을 함으로써 현지 사회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리고 현지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지속적으로 사업을 해나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 전담조직 신설로 사회공헌 활동 체계화

기업들이 사회공헌 전담 조직을 만들면서 활동내역을 꼼꼼히 관리하고 체계화된 사회공헌을 추구한다는 점도 변화된 흐름이다.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만든 것은 지난 1990년 대 삼성전자가 최초지만 체계적인 활동을 기대하긴 어려웠으며 많은 기업들로 확산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사회공헌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전담 사회공헌 조직을 새로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에는 본사에만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뒀다면 지금은 각 계열사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포스코는 올해 그룹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케미칼, 포스코ICT 등에도 기업시민사무국을 신설했다. 나머지 계열사는 팀 단위의 전담 조직을 설치했다. 기업시민 활동과 관련해 올해부터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SK는 지난해 초 SK텔레콤·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등 16개 계열사마다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는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규모가 비교적 큰 계열사는 최대 30명, 작은 계열사는 5명 정도가 이 조직에 배치됐다.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으로 사회적 문제 해결에 나서라는 주문에 따라 이 조직들은 SK그룹 내 계열사들 및 이해관계자들과 환경문제, 취약계측 보호 등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사회공헌단을 새로 만들었다. 국내와 해외로 분리된 사회공헌 조직을 합쳐 전담 조직으로 재편한 것이다. 인사팀장이 사회공헌 단장을 맡아 사회공헌 전략을 수립하고 대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도 인사팀장이 사회공헌단을 맡도록 했다.

호반그룹은 올 초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호반그룹은 올 초 사회공헌위원회를 발족시켰다.

호반그룹은 올해 초 사회공헌위원회를 출범했다. 보다 체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 운영하기 위해서다. 사회공헌위원회는 새로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호반호텔&리조트와 스타트업 창업지원법인인 플랜H벤처스 등 호반그룹의 자원과 연계해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방침이다.

사회공헌 활동을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적 가치 못지않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최근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사회공헌 등의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성과를 CEO 평가에 포함시켰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적극적인 의지 아래 계열사 KPI에 50%를 반영하는 한편 계열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해 재무제표를 발표하듯이 공개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기업시민 활동 평가체계를 구축해 계열사 경영평가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200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사회공헌 전담조직은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었지만 2010년 대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전담조직을 두는 기업들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라며 "다만 사회공헌 전담 조직이 있는 그룹에서도 담당 임원이 자주 바뀌는 등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점은 보완할 점"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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