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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조직개편으로 '혁신 드라이브'...실적개선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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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석 우리은행장 조직개편으로 '혁신 드라이브'...실적개선 이어질까?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7.14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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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은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최근 증권운용부를 6년 만에 부활시키고 글로벌IB심사부를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투자은행(IB)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향후 투자 역량과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1년 임기의 권 행장이 남은 기간 조직 안정화에 이어 실적 개선까지 성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달 3일 우리은행은 사업역량 및 수익성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춘 하반기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권광석 행장 취임 후 두 번째 조직개편 단행이다.

이번 조직개편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 조직개편 때와는 다소 성격이 다르다. 권광석 행장이 취임 당시 내건 목표는 ▲고객신뢰 회복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 등이다. 자연스럽게 이전 조직개편에서는 안정화에 방점을 뒀다.

임기의 4분의1을 소화한 권 행장은 어느 정도 단기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남은 기간 실적개선에 힘을 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직개편은 권 행장이 취임 당시 공언한 ‘제로베이스 혁신’의 밑그림 다지기로 해석된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것은 ‘증권운용부’의 6년 만의 부활이다. 증권운용부는 은행이 자기자본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부서로 우리은행 증권운용부는 2014년 이광구 전 행장 시절 중복 업무를 줄이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과정에서 트레이딩부와 통합되며 이후 자산운용팀으로 축소된 바 있다.

증권운용부가 부활한 이유는 하반기 실적 저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수익성을 높여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권광석 행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자본시장에서 굵직한 경력을 남긴 권 행장이 유가증권 부문 경쟁력을 끌어올려 은행의 수익성 악화 해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권 행장은 워싱턴 영업본부장, IB(투자은행)그룹장을 거쳐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역임했으며 이후 새마을금고 신용공제 대표를 맡아 50조원이 넘는 자산 운용을 총괄한 경험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저금리 시대를 이겨내기 위한 사업역량 강화도 추진한다”며 “자기 자본을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증권운용부’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증권 운용과 관련한 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운영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예대마진 의존도를 점차 낮춰 가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글로벌과 IB 비즈니스 확대를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IB심사부를 신설한다. 현재 싱가폴에 소재한 아시아심사센터와 대기업심사부의 글로벌IB심사팀을 통합해 글로벌여신과 IB여신을 전담하게 할 예정이다. 글로벌과 IB대출 심사 분야의 특수한 성격과 전문성을 고려해 조직을 신설하고 이와 관련한 금융 지원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제로베이스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은행 전체가 활력을 되찾아 새롭게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사업역량 강화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최근 우리금융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단계적인 내부등급법 승인을 얻으면서 향후 우리은행이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물꼬를 텄다.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을 적용받으면 BIS비율이 종전보다 1.2%포인트, 바젤Ⅲ까지 적용되면 추가적으로 0.9%포인트가량 개선되며 출자여력이 확대된다. 일각에서 우리은행이 하반기 아주캐피탈 M&A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밖에 디지털 사업 분야에 대한 변화도 눈에 띈다. 대개 은행권 하반기 인사는 소규모 인력 이동에 그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대적으로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우리은행은 박완식 개인그룹장 상무가 디지털금융그룹장을 겸하도록 했다. 박 상무는 우리은행 채널지원부장과 광진성동영업본부장, 강남2영업본부장, 중소기업그룹장 등을 지낸바 있다.

이러한 겸직은 두 그룹의 협업 체계를 강화해 디지털 전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개인그룹은 은행 전 영업점의 예금·대출 영업을 총괄하는 은행의 핵심 조직이다. 개인그룹장의 진두지휘 아래 영업점의 디지털화를 통한 영업 활성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비대면 고객 관리 체계 강화를 위해 개인그룹의 고객센터를 디지털금융그룹으로 소속 변경해 스마트고객부와 동일 그룹 내에 편제했다. 이를 통해 인/아웃바운드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대고객 서비스와 프로세스를 혁신할 예정이다.

기존에 디지털그룹장을 이끌었던 황원철 상무는 디지털금융그룹 산하에 신설된 DT(Digital Transformation)추진단장을 맡는다. DT추진단에는 디지털전략부, 빅데이터사업부, AI사업부, 디지털사업부, 스마트앱개발부를 배치해 은행의 전체적인 디지털 전략과 신기술 적용 분야 확대 및 디지털 마케팅과 채널을 총괄하는 미션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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