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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⑭]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 1인 지배 완성...3세 지분 0.01%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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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식품산업⑭]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 1인 지배 완성...3세 지분 0.01% 불과
  • 나수완 기자 nsw@csnews.co.kr
  • 승인 2020.07.2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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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 3대 유제품업체인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은 지주사 매일홀딩스(대표 김정완)를 지배회사로 두고 있다.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등 상장사 2곳의 시가총액은 약 7170억 원이며 이 가운데 오너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치는 6월 9일 종가기준 약 1485억 원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1969년 민간주주 고(故) 김복용 선대회장이 50%, 정부가 50% 출자해 설립한 ‘한국낙농가공주식회사’를 기반으로 한다. 고 김 회장이 1971년 한국낙농가공 사장으로 경영권을 확보한 뒤 1973년 ‘매일’ 브랜드의 시초인 ‘매일우유’를, 1974년에는 ‘매일분유’를 잇달아 출시하며 유제품 사업에 진출했다. 1980년에 현 사명인 매일유업으로 변경한 이래 우유‧발효유‧육아식품‧커피‧주스‧ 두유‧음료‧치즈‧와인‧유아복 등 종합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1997년 고 김복용 회장의 장남인 김정완 사장이 취임하면서 2세 경영체제가 확립됐고, 1999년에 농수산물유통공사가 가진 35.7%의 지분을 대주주 김복용 회장 등 민간주주 25명에게 넘겨 민영화하면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06년 김복용 회장 사후 김정완 사장이 가업을 이어 2010년 상하를 합병했고, 2013년 폴바셋 사업부문을 분할해 엠즈씨드를 세웠다. 2017년 유제품가공부문이 ‘매일유업’이란 명칭으로 분사됐고 구 법인은 지주사로 전환 후 ‘매일홀딩스’가 됐다.

◆매일홀딩스, 제로투세븐 지분 전량 매각 계열분리 마무리...‘1인 오너쉽’ 체체 완성

매일유업은 지주사인 매일홀딩스가 상장사 매일유업을 비롯, 비상장 12개사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지주사인 매일홀딩스는 매일유업(31.06%), 엠즈푸드시스템(100%), 엠즈씨드(93%), 엠즈베버리지(85%), 레뱅드매일(80%), 상하농어촌테마공원(100%), 코리아후드써비스(20%) 등 주요 계열사에 직접적인 지배력을 미치고 있다. 제로투세븐에 대한 지분은 지난해 6월 28일자로 공정거래법 상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매일홀딩스의 지배구조를 짚어보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탄탄함을 알 수 있다.

우선 창업2세인 김정완 회장이 38.27%의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김 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6월 9일 종가기준 약 477억7203만 원으로 산출된다. 김정완 회장은 홀딩스 외에도 상장기업 매일유업 0.38%, 제로투세븐 2.05%의 개인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김 회장의 모친인 김인순 명예회장이 14.23%로 2대주주다. 이어 오너 2세인 김정석 매일유업 전 부회장,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김진희 평택물류 대표가 각각 1.77%, 3.17%, 1.2%씩 가지고 있다.

여기에 김 회장 배우자 정희승 씨가 0.02%, 아들 김오영 씨가 0.01%를 가지고 있고 복원 1.59%, 사회복지법인진암사회복지재단 4.62%, 매일유업사내근로복지기금 1%를 더하고 있는 구조다.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65.93%에 달한다.

매일유업은 2017년을 지주사 전환을 시점으로 지배구조가 대폭 개선됐다.

김정완 회장은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됐지만 2016년 말까지도 매일유업 지분율은 15.93%에 그쳤다. 지주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김정완 회장은 보유 중인 매일유업 주식을 매일홀딩스에 넘기는 대신 매일홀딩스 신주를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지주사 매일홀딩스 지분율을 38.27%까지 끌어올리며 오너쉽을 강화했다.

같은 기간 고 김복용 회장의 3남인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의 지분율은 6.78%에서 3.17%로 줄었다. 차남 김정석 전 부회장 역시 4.17%에서 1.77%로 감소했다. 외동딸 김진희 팽택물류 대표의 지분율도 2.57%에서 1.2%로 줄었다.

김정완 회장의 1인 오너십 체제가 완성된 셈이다.

특히 지난해 6월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과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의 계열분리가 마무리되면서 ‘형제간 독립 경영 체제’까지 완성했다. 매일홀딩스가 유아동 의류‧화장품 기업 제로투세븐 지분(427만 주‧21.3%) 전량을 매각하며 그룹사 계열분리가 마무리된 것이다.

계열분리 시도는 2018년 11월 제로투세븐과 씨케이팩키지의 합병으로 본격화됐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자회사 외의 국내 계열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매일홀딩스는 제로투세븐이 합병으로 자회사를 탈퇴한 2018년 11월부터 1년 이내 보유 주식을 처분해야 했다.

제로투세븐이 씨케이팩키지를 흡수합병하면서, 씨케이팩키지 모회사인 씨케이코퍼레이션즈가 제로투세븐의 최대주주(39.82%)가 됐다. 씨케이코퍼레이션즈 최대주주는 김정민 회장이다. 김 회장은 개인 보유 지분 및 씨케이코퍼레이션즈(46.67%)를 통해 실질적으로 지배구조 최정점에 섰다.

당시 2대주주 매일홀딩스가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그룹사 계열분리가 마무리됐다는 평가다.

◆오너 3세 ‘김오영’ 지주사‧계열사 개인 지분 보유...경영 승계 방법 점쳐져

매일유업 3세 경영을 이끌 인물로는 김정완 회장의 장남 김오영(34) 씨가 거론되지만 지주사 전환 당시부터 현재까지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매일유업에 대한 지분이 전무했던 김오영 씨는 지주사 체제 전인 2016년 매일유업 주식 1524주를 획득하며 처음으로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지주사 전환 이후 매일홀딩스 현물출자 유상증자에는 참여하지 않아 김오영 씨가 보유한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지분율은 각각 0.01%에 불과하다.

김오영 씨는 매일홀딩스와 매일유업 외에도 계열사 제로투세븐 지분 6.56%를 보유하고 있다. 제로투세븐 최대주주 씨케이코퍼레이션즈(39.82%),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6.94%)에 이은 3대주주다.

김오영 씨가 어떻게 경영권을 승계할 것인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지난해 제로투세븐이 매일홀딩스와 계열분리가 완성됨에 따라 김정민 회장이 가지고 있는 매일홀딩스 지분과 김오영 씨가 보유한 제로투세븐 지분을 맞교환 방법이 거론된다. 지분 맞교환시 김정민 회장은 제로투세븐에 대한 지배력을 더 견고히 할 수 있고 김오영 씨는 지주사인 매일홀딩스 지분율을 올릴 수 있다.

더불어 김정완 회장의 향후 증여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주사 전환 이후 김정완 회장의 지분율은 40%에 육박한다. 여기에 김인순 명예회장이 보유한 지분율(14.23%)의 상당수가 김오영 씨에게로 증여된다고 가정하면 3세 경영권 승계는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다.

다만 경영승계 및 지분증여에 따라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가 걸림돌로 꼽힌다. 김정완 회장과 김인순 명예회장이 보유한 홀딩스 지분은 총 52.5%로 6월 9일 종가기준 주식가치는 약 655억 원으로 집계된다.

만약 50%가 넘는 매일홀딩스 지분을 김오영 씨에게 증여할 경우 적잖은 증여세를 내야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증여재산이 상장주식이면 증여일 이전·이후 각각 2개월(총 4개월)의 최종시세 평균으로 매겨진다.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이면 증여재산이 20% 할증평가 된다. 여기서 산출된 과세표준이 30억 원을 넘으면 50%의 세율이 붙는다.

6월 9일 종가기준으로 환산한 증여지분 가치는 총 655억 원이며 과세표준은 주식가치의 60%인 393억 원, 여기에 세율 50%를 적용하면 산출세액은 대략 196억 원으로 추산된다. 누진공제 및 신고세액공제(산출세액의 3%)를 받을 수 있지만 금액은 그리 많지 않다. 김오영 씨가 부모의 주식을 물려 받으려면 200억 원 가까운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오너 3세 승계와 더불어 지분증여를 위한 재원확보 과정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주목되는 가운데 매일유업 측은 승계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현재 김정완 회장이 승계 관련 의사를 표현하시거나 대외적으로 밝힌 바 없다”며 “김 회장을 더불어 회사 측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 이후 좋은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나수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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