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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발 안서는 금감원...금융사들 '키코 배상안' 등 분조위 결정 줄줄이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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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발 안서는 금감원...금융사들 '키코 배상안' 등 분조위 결정 줄줄이 반기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7.30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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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 조정안에 대해 금융회사들이 줄줄이 판단 연기 요청을 하거나 승복하지 않고 민사 소송으로 진행하면서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분조위의 조정안은 권고의 성격이지만 조정안을 당사자가 수락하는 경우 금융위원회 설치법상 '재판상 화해'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효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이 무조건적인 수용보다는 법적 판단에 의해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형태로 바뀌면서 분조위 조정안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무조건 수용에서 '선별적' 수용으로 바뀐 금융회사

과거에는 금융사들이 주요 분쟁조정안을 대부분 수용해왔다.  분조위 조정안이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을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가 컸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2~3년 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분조위 결정을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선별적 수용'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즉시연금 관련 분쟁조정안을 거부한 채  불수용 의견서를 제출하고 직접 소송전에 나선 점이 대표적이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과소지급액을 주도록 한 분쟁조정안을 모든 계약자로 확대 적용하라는 권고를 거부했고 한화생명은 과소지급액을 지급하라는 분쟁조정 결과 자체를 거부한 바 있다. 현재 해당사안은 재판 진행중에 있다.

지난해 12월 금감원 분조위가 발표한 키코(KIKO) 분쟁조정안에 대해서도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 은행이 현재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당시 분조위는 키코 계약 당시 해당 은행들이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 등을 위반해 고객보호를 다하지 않아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 기업별로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조정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우리은행을 제외한 신한은행, 산업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 씨티은행 등은 분조위 결정을 최종적으로 거부한 상황이다.

지난 1일 발표한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관련 100% 배상 조정안에 대해서도 분쟁조정 요구가 있었던 4개사(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모두 결정 시한(27일)을 넘기고 반환여부 결정을 미뤄달라고 금융당국에 요청했다.

반면 지난해 대형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파생결합펀드(DLF)에서 불완전 판매 및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DLF 사태'에 대해서는 주요 은행들이 전향적 자세로 금감원 분조위의 40~80% 배상안을 적극 수용했다. 해당 은행들은 분조위 결과 발표 전부터 '조정안을 100%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혔고 실제로 분쟁조정안 발표 이후 조정안을 근거로 소비자들과 배상을 논의 중이다. 이 중 상당수가 조정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금감원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와의 공모관계가 있었음을 밝혀냈고 사상 최초로 100% 배상 판결에대한 법리적 검토를 충분히 마쳤다고  밝혔던 점에서 추후 일부 금융회사들이 수용 의사를 밝힐 가능성도 남아있다.

분조위 조정안 거부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해 금융회사들은 공식적으로 수용 여부를 이사회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배임 문제를 비롯해 법적 리스크에 대한 이사회의 판단이 보수적이라는 점에서 숙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 금소법에 '편면적 구속력' 반영해야...분조위 실효성 제고

이처럼 분조위 조정안에 금융회사들의 불수용 사례가 많아지면서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분쟁 조정안을 수락하면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생기지만 금융회사들이 수용하지 않을 때 마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회사들이 불수용 근거로 내세우는 '배임죄 성립' 여부도 여전히 논란이다. 라임 사태 당시 금감원은 배임 관련해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처벌하지 않겠다는 비조치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지만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펀드 자금 회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선보상 시 배임죄가 성립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학자들은 분조위의 위상이 올라가고 결정이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추후 금융소비자보호법의 분쟁조정에 대해 '편면적 구속력'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편면적 구속력이 부여될 경우 분조위 조정안에 대해 소비자가 수락하면 금융기관은 반드시 조정안을 수락해야 하는 강제성이 생긴다.

금감원 역시 분쟁조정 결정의 편면적 구속력 부여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에 발표한 금융감독혁신 과제에 따르면 소비자 사후구제 기능 제고  일환으로 2000만 원 이하 소액분쟁에 대해 분조위 결정을 금융회사가 수용토록 의무화하는 분쟁조정 결정의 편면적 구속력 부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마찬가지로 사후구제 내실화 안으로 제시됐던 '소비자 증명책임 전환'의 경우 지난 3월 제정된 금소법에서 '설명의무'에 한해서만 도입되는 등 일부 개선이 이뤄졌지만 추후 금소법 개정을 통해 좀 더 명확하고 강력한 사후구제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맹수석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분조위 편면적 구속력 문제가 나올 때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됐다는 점이 부각되는데 꼭 재판을 거치지 않더라도 분쟁 해결을 할 수 있는 대체적 분쟁해결제도(ADR) 등이 선진 금융시장에서 운영되고 있다"면서 "소비자 피해구제 차원에서도 분쟁조정 결정에 대한 편면적 구속력 부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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