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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연체율 '최저'...코로나19 효과 미칠 하반기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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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연체율 '최저'...코로나19 효과 미칠 하반기 촉각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7.30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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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은행의 대출 만기연장 등에 따른 효과로 하반기 이후부터는 연체율이 다시 상승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6대 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대출 연체율은 국민은행 0.21%, 신한은행, 0.30%, 하나은행 0.28%. 우리은행 0.31%, 농협은행 0.43%, 기업은행 0.44% 등으로 나타났다.

6대 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 1분기 대비 모두 떨어졌으며 작년 말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당초 금융권 일각에서는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대출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1분기 이후 은행 연체율의 상승이 예상됐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들어 은행권의 신규대출은 대폭 늘었다. 6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28조9000억 원으로 5월 말보다 8조1000억 원 증가했다. 매년 6월 증가 규모만 놓고 보면 2004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 증가다. 올해 3월에도 전달 대비 9조6000억 원 증가한 바 있다.

기업대출 잔액 역시 6월 말에 946조7000억 원을 기록하며 5월 말보다 1조5000억 원 증가했다.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의 6월 대출 증가 규모도 전달 대비 각각 4조9000억 원, 3조7000억 원 증가하며 2004년 집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연체율은 아직까지는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되레 하락세를 보여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모습이다.

은행권에서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과 금융권의 ‘대출 원금상환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이 대출 연체율 상승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규 대출 증가와 함께 기존 대출에서도 부실화가 일어나지 않아 연체율 하락을 유도한 셈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달 24일 신한·KB·하나·우리·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 회장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9월 대출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원금상환 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해 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소상공인은 오는 9월 30일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기업대출에 대해 최소 6개월 이상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유동성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우려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시적으로 시간이 늦춰졌을 뿐 본격적인 대출 연체 발생 시점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가 될 경우 은행 건전성 악화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상환 능력이 없음에도 만기 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으로 연명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의 경우 향후 부실여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향후 부실여신 관리와 대출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여신 성장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기환 부사장(CFO)은 “올해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이 1년 목표 성장률을 초과할 정도로 증가해 하반기에는 수익성과 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면서 보수적인 여신 정책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은행권은 자산건전성 관리를 위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보수적 충당금 적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경우 2분기에 4322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상반기 누적 대손충당금이 525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적립금 2472억 원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하나금융은 올 하반기에 1600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다.

신한금융 역시 코로나19 장기화 및 금융투자상품 이슈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을 고려해 2분기에 약 185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제적 리스크 관리 정책을 추진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위기 확산 추이와 실물 경기 둔화에 따른 자산 건전성 악화 수준 등을 감안해 체계적인 리스크 정책을 지속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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