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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주가 고공비행 비결은 '카카오뱅크'...한 달새 27%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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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주가 고공비행 비결은 '카카오뱅크'...한 달새 27% 껑충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20.08.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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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대표 김남구) 주가가 이 달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증권사 2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증권주가 전반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계열사를 통해 2대 주주로 있는 카카오뱅크(대표 윤호영)의 호조가 주가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 증권주 실적 기대감+카뱅 효과로 주가 반등 성공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6일 5만7500원으로 마감되며 최근 한 달새 1만2450원(27.6%)이나 올랐다. 같은 기간 KRX 증권업 지수가 516.39 포인트에서 617.21포인트로 100.82포인트(19.5%)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한국금융지주 주가 상승률은 평균치를 훌쩍 상회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한국금융지주의 주가 반등 요인으로 ▲ 카카오뱅크 실적 호조 ▲ 2분기 증권사 실적 기대감 등을 꼽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2분기 순이익 268억 원, 상반기 누적 순이익 453억 원으로 상반기 실적 기준 전년 대비 약 5배 가량 순이익을 늘렸다. 특히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한 고객은 2019년 12월 말 1134만 명에서 지난 6월 말 1254만 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지분 절반을 보유한 최대주주였지만 지난해 7월 카카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카카오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 카카오뱅크 설립시 카카오와 맺은 콜옵션에 따라 2대 주주로 내려갔다. 현재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1주, 손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8.6%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금융지주와 그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이 34%-1주에 달하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호실적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지난 3일 카카오뱅크의 2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적 발표일이었던 지난 3일 종가가 전일 대비 2500원(5.1%) 증가한 5만1200원으로 마감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2영업일 연속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지난 5일 종가 기준 주가가 5만8200원까지 치솟았다. 3영업일 간 무려 9500원(19.5%)이 올랐다. 

지난 6일은 다소 조정을 받으면서 전일 대비 700원(-1.20%) 감소한 5만75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장중 한 때 6만2400원까지 급상승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이었던 지난 3월 초 주가 수준에 근접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밀접하게 연결돼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업무집행책임자 6명 중에서 이형주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와 신희철 정보보호책임자(CISO)는 한국금융지주와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출신이고, 올해 3월에는 김광옥 한국투자파트너스 전무가 카카오뱅크 부대표로 임명됐다. 카카오뱅크 설립때부터 관여한 김주원 전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카카오뱅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 차원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카카오뱅크-한국투자증권 주식연계계좌가 올해도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계좌 건수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순항 중이다.

2분기 증권업계가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에 선반영됐다. 지난 1분기 주요 증권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시황 부진으로 대규모 운용손실이 발생하면서 일부 대형사는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동학개미운동'을 시작으로 주식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수수료 이익이 늘었고 운용손익 증가로 실적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는 2분기 순이익이 304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 키움증권(대표 이현) 등 다른 대형사들도 분기 2000억 원 이상 호실적을 달성했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2000억 원 이상의 분기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 증권사 호실적 이어질지 의문... 향후 주가 방향은?

다만 이 같은 주가 급등이 향후에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주요 증권주 상승은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가 컸는데 이후에도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미래에셋대우는 시장 컨센서스를 초과한 호실적이었지만 정작 이 날 주가는 전일 대비 120원(-1.34%) 하락한 884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지난 3영업일간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이 날은 전일 대비 700원(-1.34%) 하락한 5만7500원에 그쳤다.

특히 이 날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30.75포인트(1.33%) 상승한 2342.61포인트로 시장 자체는 여전히 상승장이었지만 두 증권주는 반대로 주가가 떨어진 셈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까지 증권주의 주가 상승은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른 부분이 커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 6일에는 다소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향후 주가 수준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익규모에 있어서는 올해 2분기가 고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고 향후 카카오뱅크와의 시너지도 기대되고 있다. 당장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카카오게임즈 코스닥 상장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고 장기적으로는 카카오뱅크 IPO가 예정돼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 3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자본 확충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IPO를 위한 실무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혀 2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지분법 평가손익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도 기대되고 있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손실로 인해 올해 연간 손익 추정치는 적은 수준이나 연간 두자릿 수의 ROE를 시현될 수 있는 이익 체력이 회복되었다"면서 "다각화 되어 있는 자회사 포트폴리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 판매 금액이 제한적인 점, 카카오뱅크 보유지분 등을 감안 시 현재 상당한 수준의 디스카운트를 받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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