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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까지 가세한 KB금융 노조추천 사외이사 '갑론을박'...이번엔 성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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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까지 가세한 KB금융 노조추천 사외이사 '갑론을박'...이번엔 성사될까?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20.09.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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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전문가 2명을 사외이사 후보에 추천한 데 대해 노동계가 지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열릴 KB금융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조추천 사외이사' 문제가 금융권의 뜨거운 감자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KB금융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전 금융노조 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됐고,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섰던 박주민 의원이 노동이사제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노조추천 사외이사가 선임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금융권에서는 국책은행도 도입하지 않은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를 사기업에 먼저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대입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금융노조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KB금융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

금융노조는 이 성명서에서 “그동안 KB금융 노동자들은 2012년부터 소소주주권을 활용한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을 시도해 왔다”면서 “만일 KB금융지주가 이번 우리사주조합 추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이사회 차원의 반대의견 공시나 안건 부결을 위한 IR을 한다면 이는 그 어떻게든 자신들이 파놓은 참호를 허물지 않겠다는 아집을 드러내는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순진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와 류영재 써스틴베스트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류제강 조합장은 이번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의 배경에 대해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예비 후보 추천 제도’가 법으로 보장된 소수주주권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사외이사를 취사선택하는 부작용이 확인돼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하다”며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설된 ‘ESG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과 ESG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책임 이행 노력을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의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단 1주의 주식만을 보유해도 사외이사 예비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조합은 이번 사외이사 추천에 대해 전문성 강화 강조하며 그간 일부 은행 노조에서 추진돼 온 노조추천이사제와는 다르다고 강조한다. 다만 금융권에선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외이사의 그룹 경영 참여 요구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노조와 함께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세 차례 사외이사를 추천한 바 있지만 부결, 자진철회 등으로 모두 불발됐다.

하지만 올해는 KB금융 노조위원장 출신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이 여당 최고위원으로 임명돼 있고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나갔던 박주민 의원이 노동이사제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황에서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위기다.

또한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사외이사에 추천 후보 선임을 위해 최근 지분도 늘렸다. 우리사주 지분은 지난해 3월 0.6%에서 올해 6월 말 1.2%로 2배 확대됐다.

때문에 금융권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의 선임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선임으로 이어질 경우 다른 금융사로 확산될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이미 기업은행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노조 등은 사외이사 추천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에서도 도입하지 않은 노조추천 이사제를 사기업에서 적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에 노조의 과도한 경영개입이 이뤄질 경우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노조가 최근 윤종규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던 것도 결국은 노조추천 이사제 관철을 위한 밑작업에 불과하다”면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에서도 도입하지 않고 있는 노조추천 이사제를 사기업인 KB금융에서 먼저 도입한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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